[MT시평/배정석]중국인 정탐활동, 방첩체계에 대한 경고

[MT시평/배정석]중국인 정탐활동, 방첩체계에 대한 경고

배정석 성균관대 국가전략대학원 겸임교수
2026.08.25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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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정석 성균관대 국가전략대학원 겸임교수
배정석 성균관대 국가전략대학원 겸임교수

최근 적발된 중국인들의 군사기지 정탐 사건은 우리 방첩 체계에 심각한 경고다. 경찰이 지난 11일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중국인 2명이 한미 군사시설을 대상으로 서로 다른 방식의 정보 수집 활동을 벌인 혐의로 구속됐다.

60대 중국인은 올해 4월 한미 공군 전력이 운용되는 군산공항 인근 호텔에 머물며 안테나, 수신기, 노트북을 이용해 전투기와 관제실 간 교신을 불법 도청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올해 1월부터 한미 공군의 훈련 시기에 맞춰 여러 차례 관광비자로 입국했다고 한다. 당국은 2024년부터 관련 교신을 수집한 혐의와 자료의 전달 대상이 누구인지 조사 중이다.

또 다른 40대 중국인은 평택 주한미군기지 주변에서 군용품점을 운영하며 기지 근무 한국인 여성에게 금품을 제공하고 한미 연합훈련, 무기 이동, 미군 지휘부 인사 등 정보를 수집한 혐의다.

전자는 군사시설 주변에서의 신호정보(SIGINT) 활동, 후자는 내부자를 포섭한 인간정보(HUMINT) 활동으로 분류될 수 있다. 얼마 전 부산 해군기지와 수원 비행장에서도 드론과 고해상도 카메라를 활용한 중국인들의 영상정보(IMINT) 활동도 있었다. 중국이 다양한 형태로 우리 군사정보를 수집하는 것이다.

외국에서도 이미 중국의 유사한 정보활동이 있었다. 2023년 스위스 경찰은 마이링겐 군 비행장 옆의 작은 호텔을 매입해 5년 동안 운영하던 중국인 부부를 조사했다. 전투기의 이착륙과 기지 동향을 관찰하고, 관제탑 교신까지 도청할 수 있는 매우 가까운 위치의 호텔이었다. 특히 첨단 스텔스 전투기인 F-35A가 배치될 예정이어서 중국의 정보활동 의혹이 제기됐다. 부부가 조사 직후 중국으로 돌아가 당국이 간첩으로 확정하지는 못했지만, 개연성은 충분했다.

이번 중국인들의 행위는 명백한 간첩에 해당한다. 아쉬운 점은 지난 2월 간첩죄 개정에 따라 '적국'이 아닌 '외국'을 위한 간첩도 처벌할 수 있게 되어, 중국 간첩의 처벌이 가능해졌지만, 발효 시점이 9월 13일이라서 이번 사건에는 적용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최근 미중 패권 경쟁이 격화되며 중국의 미군에 대한 정보활동이 강화되고 있다. 한미 동맹을 기반으로 하는 우리 군에 대한 정보 수집도 마찬가지다. 군사기지를 겨냥한 첩보 수집에 관광객, 유학생 등 자연스럽게 접근할 수 있는 일반인을 동원하는 것도 특징이다. 사진, 무선통신 등 쉽게 수집할 수 있는 자료를 축적하고, 기지 출입 가능자를 통해 작은 첩보들을 모으기도 한다. 개별 정보는 사소해 보여도 훈련 주기, 출격 빈도, 부대 이동, 지휘관 교체 등 단편 첩보를 장기간 모으면 상당한 수준의 전략 정보를 그려낼 수 있다.

우리의 방첩 대응도 달라져야 한다. 초소를 강화하고 출입자를 통제하는 전통적 군사기지 보안은 철조망에서 끝나지만, 방첩의 경계선은 그보다 훨씬 바깥에 있어야 한다. 주변 음식점, 숙박시설, 유흥업소 등에 암약하는 스파이를 색출하고, 인근 건물과 시설에서 첨단 기술을 활용한 첩보 수집의 위험 징후를 탐지하는 국가 차원의 방첩 체계 확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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