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는 인공물의 공간이다. 사람들이 만든 건물과 도로로 가득찬 도시는 답답하다. 그래서 사람들은 공원을 만들고 자연을 도시로 가져오기 위해 노력한다. 어느 나라나 성장이 일단락되면 거주환경을 챙기게 되고 쾌적함을 원한다. 우리나라도 비슷하다. 1990년대 중반부터 공장이 떠나고 난 지역과 거대한 아스팔트 공간들이 공원이 되었다. 작은 땅이 있으면 나무를 심었다. 30년의 세월이 지나자 가냘파 보이던 나무들은 굵은 둥치의 나무가 되었고 도시 이곳저곳은 숲으로 우거지기 시작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자연과 하천을 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계단, 엘리베이터 등이 여기저기 만들어졌다. 녹색의 공간들이 많이 생겼고 사람들은 그 속에서 여가시간을 보내며 즐거워한다.
문제는 이런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세심하고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최근 서울 시내 주요 도로들을 다니다보면 과도하게 자란 나무들이 종종 눈에 띈다. 교통 표지판을 가리는 것은 물론이고 콘크리트 구조물에 영향을 주지 않을까 싶은 위험한 곳에 자리잡은 나무들도 점점 많아진다. 여의교를 건너 노들길로 들어가는 진입로에는 콘크리트 구조물 사이로 여러 그루의 나무들이 점점 무성하게 자라고 있다. 척박한 곳에 뿌리를 내리고 어떻게든 살아가려는 생명력의 상징이라고 감성적으로 바라보기에는 위험해 보인다. 적절한 관리가 필요하지만 도로관리기관에서 이런 것 까지 신경 쓸 여력은 없어 보인다.
이용 편의를 위해 만든 시설들도 방치되는 곳이 많아진다. 예상보다 이용객이 적으면 풀들은 어김없이 자라고 무성해진다. 목조 데크와 철제 난간들은 부식되어가고 있다. 시설물을 만드는 것은 간단하다. 하지만 그것을 제대로 관리하는 것은 어렵다. 무엇인가를 새로 만들어 사람들에게 변화를 체감하도록 만들고 감탄을 자아내는 것은 모든 지자체의 꿈이고 희망이다. 예산이 투입되고 많은 시설들이 만들어진다. 하지만 그만큼의 관리 인력과 예산이 따라오지는 않는다. 현상 유지를 위한 노력은 지겹고 돋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관리되지 않는 시설은 이용자들도 외면하고 거칠게 사용하면서 더욱 빠르게 노후화된다.
이런 문제를 모두 공공부문에서 감당하는 것은 점점 힘들어진다. 사람을 더 채용하기도 어렵고, 늘어나는 복지수요는 감당하기 어려워진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시민들의 참여와 도움이 필요하다. 공공부문이 서비스를 제공하고 이용자는 편익을 누린다는 이분법적인 사고에서 벗어나 서로가 도움을 주고받는 관계로의 전환이 요구된다. 개인의 민원제기와 대처라는 일회성 관계에서 벗어나 생활하고 이용하는 영역을 어떻게 잘 관리해 나갈 것인지를 논의하는 것이 초고령화시대를 맞이하고 있는 우리 대도시의 과제가 되어야 한다. 미국 뉴욕의 거대한 센트럴파크는 오랫동안 시 예산이 아닌 자발적 기부와 시민들의 참여로 관리되어 왔다. 많은 예산과 인력을 투입해서 모든 것을 새로 만들고 반짝거리도록 할 수 있던 시대는 지나갔다. 인구가 감소하고 예산과 인력이 부족해지는 상황속에서 도시를 어떻게 관리해나갈 것인지를 진지하게 고민할 때가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