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사에서 이 메모지 쓰면 스트레스가 좀 풀릴 것 같아요."
서울 송파구에서 온 장유경씨(37)는 '바람이 불면 부는 대로 즐긴다'는 문구가 적힌 메모지를 바라보며 이같이 말했다.
2일 오전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열린 문구 팝업 '페이지 투 페이지스(Page to Pages)'. 다이어리와 필기구, 공책, 마스킹테이프, 책갈피 등 형형색색의 문구류가 1·2층 약 300평 규모의 공간을 빼곡히 채웠다. 무신사가 운영하는 플랫폼 29CM와 일본 생활잡화 전문점 로프트가 이날부터 6일까지 운영하는 팝업 공간이다.
오전 11시부터 행사장은 문구를 구경하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필기구를 들고 종이에 낙서하거나 지인들과 서로 어울리는 스티커를 골라주는 방문객들이 눈에 띄었다.
패션 브랜드를 소개하던 플랫폼 29CM가 책상 위에 놓이는 작은 문구에서도 소비자의 취향을 읽기 시작했다. '무엇을 입을지'에서 '무엇을 쓰고 기록할지'로 큐레이션 영역을 넓히면서 취향 기반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의 기능을 확장하는 모습이다.
이번 팝업은 '한 줄의 기록이 쌓여 취향이 된다'는 콘셉트로 꾸며져 한국과 일본의 문구 브랜드를 한자리에서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김선영 29CM 커머스전략 매니저는 "문구류가 사무용품을 넘어 취향을 탐색하는 영역으로 확대됐다고 봤다"며 "29CM가 취향을 통해 브랜드와 관점을 소개하는 플랫폼을 지향하는 만큼 이젠 문구도 핵심 분야로 키워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1층에는 로프트가 엄선한 일본 브랜드 29개, 2층에는 29CM가 선정한 국내 브랜드 10개가 자리했다. 일본 브랜드 중 14개는 국내에 온·오프라인 유통망이 없는 브랜드로 29CM가 처음 선보인다.
국내에서 만나기 어려웠던 일본 문구를 경험할 수 있어 방문객들의 관심을 끌었다. '호보니치', '하이나인 노트', '파피어 플라츠', '후루카와 시코' 등의 다이어리와 일본어가 적힌 편지지, 스탬프 등이 진열대마다 빼곡했다. 일본의 대형 문구점을 한국에 옮겨 온 듯한 모습이었다. 팝업 티켓은 판매 시작 3일 만에 일부 시간대가 매진됐으며 현재는 티켓이 모두 팔린 상태다.

"좋은 순간은 지나가도, 그때의 나는 기억에 남는다."
"버려진 섬마다 꽃이 피었다, 책 <칼의 노래>"
2층에서는 책갈피를 만드는 공간도 마련됐다. 방문객들은 원하는 장식과 끈을 조합해 나만의 책갈피를 만들 수 있는데 각자 좋아하는 문장이나 책의 한 구절을 적고 있었다.
방문객들이 적은 문장은 미디어월에 띄워졌다. 책에서 가져온 문장부터 스스로 만든 짧은 문구까지 다양했다. 평범한 글귀도 이곳에서는 취향과 기억을 기록하는 콘텐츠로 만들겠다는 팝업 의도가 엿보인 공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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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구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높아지면서 29CM는 관련 상품을 주요 분야로 키우고 있다. 올해 8월까지 문구·사무용품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48%, 다이어리와 플래너 거래액은 60% 이상 늘었다. 다꾸(다이어리 꾸미기) 열풍도 문구 소비를 키웠다. 같은 기간 스티커 거래액은 45%, 테이프는 10% 이상 증가했다. '텍스트힙' 트렌드도 더해져 책갈피와 북커버 등 액세서리 거래액도 30% 이상 늘었다.
29CM는 이번 팝업을 계기로 문구를 비롯한 패션·라이프스타일 해외 브랜드 발굴에 나선다. 해외 브랜드를 국내에 소개하고 온·오프라인에서 경험하는 접점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29CM 관계자는 "앞으로 국가와 카테고리의 경계를 넓혀 29CM만의 차별화된 셀렉션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