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통사고로 숨진 아들 사망 합의금을 여동생에게 빌려줬다가 29년째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는 한 남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여동생은 돈을 갚아달라는 오빠의 호소에도 어려운 형편을 내세우며 사과조차 하지 않았다고 한다.
JTBC '사건반장'은 22일 여동생이 빌려 간 아들의 사망 합의금을 돌려받고 싶다는 남성 A씨의 사연을 소개했다.
A씨는 과거 형편이 어려워 갈 곳이 없던 여동생을 집으로 불러들여 함께 살았다. 여동생은 얼마 뒤 결혼을 생각하는 남성이 생겼다며 독립을 선언했다. A씨는 만난 지 얼마 안 된 사람과 함께 사는 것을 걱정했지만, 동생이 뜻을 굽히지 않자 잘 살기를 바라며 보내줬다.
이후 A씨는 10살 아들을 교통사고로 잃었다. 사고 합의금으로 수천만원을 받았지만, 어린 아들을 떠나보내고 받은 돈이라 차마 쓰지 못했다.
그러던 중 여동생이 얼굴에 상처를 입은 채 찾아왔다. 함께 살던 남성에게 폭행당하고 유산까지 했다며 눈물로 호소했다. 당장 지낼 곳도 없다며 집을 구할 돈을 빌려달라고 사정했다.
A씨 부부는 여동생 처지를 딱하게 여겨 아들의 사망 합의금 전액을 빌려줬다. 반드시 갚겠다는 약속을 받고 차용증도 썼다. 다만 여동생은 100만원 정도만 갚은 뒤 연락을 끊었다.
A씨는 언젠가는 갚을 것이라는 믿음으로 동생을 기다렸다. 아내가 언제까지 기다릴 것이냐며 답답해해도 여동생을 믿어보자며 맞섰다. 이 일로 부부는 수십 년간 다툼을 반복했고, 세월은 어느덧 29년이나 흘렀다.
A씨는 최근 가족과 대화하던 중 돈을 빌려준 일을 후회하며 눈물을 쏟았다. 그간 고모와 돈 문제가 있다는 것만 알던 딸도 이때 처음 그 돈이 남동생의 사망 합의금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딸의 설득으로 A씨는 함께 여동생을 찾아갔다. 카페에서 만난 여동생은 외제차를 타고 나타났지만, 자신도 평생 고생했다며 어려운 형편을 강조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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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그 돈이 도대체 어떤 돈인데. 내 아들 잃고 얻은 돈이지 않냐"며 오열했다. 여동생은 "오빠만 힘든 줄 아냐"라며 형편이 나아지고 마음이 생기면 찾아가겠다는 취지로 답했다. 함께 있던 딸이 돈을 못 갚겠다면 아버지에게 사과라도 하라고 요구했지만, 여동생은 그대로 카페를 떠났다.
사과만이라도 바랐던 A씨는 동생과 관계마저 잃은 것 같아 큰 허탈감을 느꼈다고 한다. 그럼에도 친여동생을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서는 것은 망설이고 있다.
딸은 부모가 더 나이 들기 전에 문제를 해결하고 싶지만, 아버지의 마음을 생각하면 무작정 밀어붙이기도 어렵다고 토로했다.
방송에 출연한 변호사는 돈을 빌려준 지 29년이 지난 데다 차용증도 분실한 상태여서 소멸시효와 채권 입증 문제로 법적으로 돈을 돌려받는 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