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월급 모아 집 가능?"…수습기자들이 본 20대의 고단한 삶

"이 월급 모아 집 가능?"…수습기자들이 본 20대의 고단한 삶

오문영 기자
2026.10.24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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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은 왜 좌절하나]③ 첫 직장 얻어도 고용 불안·주거비 부담에 미래는 불투명

[편집자주]  청년들의 분노가 임계점에 다다르고 있다.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믿음은 취업난과 자산 격차, 주거 불안 속에서 흔들리고 있다. 프랑스 청년들이 거리로 나섰다면, 한국 청년들은 구직과 결혼·출산을 포기하는 방식으로 현실에 저항하고 있다. 분노와 타협, 우울을 반복하는 청년들의 현실을 짚어봤다.
 /삽화=임종철 디자인기자
/삽화=임종철 디자인기자

고단했던 취업준비생 생활을 버텨내 첫 직장을 얻었다. 하지만 미래에 대한 불안은 여전하다. 월급을 모아 내 집을 마련할 수 있을지, 지금의 직장에서 얼마나 오래 일할 수 있을지 확신하기 어렵다. 열심히 노력하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다는 믿음도 흔들린다.

얼마 전까지 취업 전선에 있었던 머니투데이 수습기자들도 비슷한 고민을 안고 있다. 이제 막 사회생활에 첫발을 내디딘 이들이 바라본 현실이 한국 청년들의 현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수습기자들은 사회생활의 첫 관문인 취업부터 쉽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김유빈 수습기자는 "정규직 취업을 위해 계약직을 하고, 계약직을 위해 인턴을 하고, 인턴을 위해 대외활동과 자격증을 준비하는 식"이라며 취업 준비 자체가 하나의 장기 프로젝트가 됐다고 말했다. 고지운 수습기자도 '경력을 위한 경력'을 준비하는 과정이 반복되면서 "취업 장벽이 점점 두터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청년층의 고용 부진은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올해 1~9월 20대(20~29세)의 월평균 고용률은 59.2%로 지난해 같은 기간(60.4%)보다 1.2%포인트(p) 하락했다. 코로나19(COVID-19) 팬데믹 이후 2024년 61.2%까지 반등했지만 이후 2년 연속 감소세다. 같은 기간 15세 이상 전체 고용률은 2024년과 올해 모두 62.8%로 변동이 없었다. 반도체 호황과 수출 증가 등으로 경제지표가 개선되고 있지만 청년층 고용시장에서는 회복세를 체감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취업에 성공하더라도 불안은 계속된다. 고지운 수습기자는 "최근 첫 직장을 구한 친구들을 보면 현재 직장에서 얼마나 오래 일할 수 있을지 고민한다"고 전했다. 취업을 준비할 땐 입사가 목표였지만 막상 직장생활을 시작하고 나면 살아남기 위해 어떤 경력을 쌓아야 할지, 이직이나 제2의 진로를 준비해야 할지 걱정한다는 것이다.

급격한 기술 발전에 따라 미래 예측이 어렵다는 것도 취업후 불안을 키운다. 김완렬 수습기자는 AI(인공지능)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10년 뒤 우리 사회가 어떤 모습일지, 자신이 어떤 환경에 놓이게 될지 예측하기 어렵다고 했다. 각국 정부와 기업이 AI에 투자를 쏟아붓는 상황을 두고 "'AI가 버블이면 어쩌지'하는 불안감도 있는 것 같다"는 말도 나왔다.

주거 문제는 불안을 키운다. 나유영 수습기자는 "보통 월급의 상당 부분이 주거비로 나간다"며 목돈을 모아 서울에 집을 마련하기는 불가능에 가깝다고 했다. 청약 경쟁마저 치열하다 보니 청년들 사이에서는 '내 집 마련이 결국 부모의 경제적 지원 여부에 달려 있다'는 인식이 강하다고도 했다.

노력한 만큼 보상받을 수 있다는 믿음은 약해지고 있다. 신홍규 수습기자는 서울에 집이 있는지, 반도체 기업에 다니는지에 따라 벌어지는 격차를 짚었다. 개인의 노력보다 자산 보유 여부나 특정 산업의 호황에 따라 얻는 보상이 더 크게 느껴지는 현실에서 열심히 일하는 것만으로는 격차를 좁히기 어렵다는 회의감이 커지고 있다는 얘기다.

여기에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또래의 연봉과 자산 수준을 쉽게 접하면서 상대적 박탈감도 커진다. 김유빈 수습기자는 끊임없이 자신과 타인을 비교해야 하는 현실이 청년들의 피로감을 키운다고 봤다.

취업 여부에 따라 청년들의 사회적 관계에도 변화가 나타난다. 나유영 수습기자는 원하는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구직활동을 멈춘 청년들이 사회적 관계에서도 멀어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여승헌 수습기자도 먼저 취업한 친구와 오랫동안 취업을 준비하는 친구 사이에 관계가 소원해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수습기자들이 짚은 청년들의 불안은 다양했지만 바라는 삶의 모습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안정적인 직장에서 일하고, 월급을 모아 집을 마련하며 미래를 계획할 수 있는 삶이다. 그러나 평범해 보이는 삶을 위해 치러야 할 비용과 경쟁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취업이라는 첫 관문을 넘어선 이들에게도 노력하면 더 나은 내일이 올 것이라는 확신은 부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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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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