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 살 딸이 보는 앞에서 아내를 살해하고 시체를 은닉한 5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 선처를 호소했다.
27일 뉴시스에 따르면 광주고법은 이날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50대 남성 A씨의 항소심 첫 공판기일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공소청은 A씨가 범행 전 아내 살해와 시신 은닉 방법 등을 검색했다며 죄질이 불량하고 재범 위험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A씨 측 변호인은 "갈등 상황에서 우발적으로 범행한 것으로 봐야 한다"며 "A씨가 가족을 위해 헌신해 왔고 어린 자녀들에게 유일한 보호자라는 점 등을 고려해 선처해 달라"고 요청했다.
A씨는 최후진술에서 "모든 책임은 자신에게 있다"는 취지로 사죄하며 피해자 유족과 자녀들에게 "앞으로도 용서를 구하며 살겠다"고 했다.
A씨는 지난해 12월 9일 오후 9시 30분쯤 전남광주 보성군 자택에서 말다툼을 벌이다 40대 아내 B씨를 흉기로 수차례 찔러 살해하고, 시신을 인근 축사에 은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네 살 딸이 범행 장면을 목격하게 하는 등 정서적 학대를 한 혐의도 있다.
A씨는 베트남에서 귀화한 B씨가 같은 나라 출신 지인에게 나무 삽목 방법과 정보를 가르쳐줬다는 이유로 불륜을 의심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B씨가 경찰관과 통화하는 내용을 듣고 자신을 경찰에 신고하는 것으로 오인해 폭행한 뒤 흉기를 휘두른 것으로 파악됐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 아동이 보는 앞에서 친모를 살해하고 시체를 은닉하는 등 끔찍한 모습을 어린 자녀에게 목격하게 했다"며 "이전에도 4건의 조사와 처분을 받은 사실이 있는데도 자잘못을 진지하게 반성하지 않고 급기야는 살인 범행까지 나아갔다"고 지적했다.
이어 "살인죄는 생명 자체를 박탈하는 중대한 범죄로 어떠한 방법으로도 그 피해를 회복할 수 없다는 점에서 책임이 대단히 무겁다"며 "일부 사정을 참작하더라도 책임에 상응하는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징역 25년을 선고했다.
A씨 측은 양형부당을 이유로, 공소청은 양형부당과 전자장치 부착 명령의 필요성을 이유로 각각 항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