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속 가능한 강팀을 만들고 싶다."
한화 이글스 제15대 사령탑 류지현(55) 감독의 취임 일성이다. '만년 꼴찌팀'이라는 수식어보다 지난해 2위팀으로서 기대감이 더 높아진 만큼 팬들의 기대치를 충족시키겠다는 각오를 나타냈다.
한화는 16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한화 이글스 제15대 류지현 감독 취임식 및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한화는 류 감독과 지난 13일 3년 총액 20억원에 계약을 마쳤다. 김경문(68) 감독과 손혁 단장(53)과 계약 기간 만료 후 자연스레 작별하면서 석장현(52) 단장을 구단 최초 내부 승격시키는 동시에 류 감독을 선임했다.
박종태 대표이사, 석장현 단장이 함께 참석한 가운데 유니폼 수여식, 꽃다발 전달식이 이어졌다. 다음으로는 주장 채은성과 대표 선수 류현진이 꽃다발을 전달하며 함께 악수를 나누고 기념촬영을 했다.

류지현 감독은 "설레는 마음으로 대전에 내려왔다. 관심 있던 구단이다. 명문 구단에서 보낸 제안에 감사한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 감독으로 책임감 다하기 위해 최선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화는 지난 10일 최종전을 치르자마자 계약 기간이 만료된 김경문 감독, 손혁 단장과 작별을 고했다. 이어 13일 류지현 감독과 함께 석장현 단장을 동시 선임했다. 일찌감치 감독 교체를 준비하고 있었다고 볼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그렇다면 언제 어떻게 한화와 접촉하게 된 것일까.
류 감독은 "첫 연락은 아시안게임이 끝난 뒤 돌아와서 그 다음날(9월 29일)이었다 그땐 전체적인 의사 정도를 묻는 등 여러 얘기를 나눴다"며 "두 번째는 한화의 페넌트레이스 마지막 경기(10일) 이후에 만났을 때 구체적인 얘기 나눴고 13일 계약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아시안게임을 마친 뒤 충분한 휴식을 치르기도 전에 새로운 팀의 지휘봉을 맡게 됐다. 결정을 내릴 수 있었던 건 이미 한화 사령탑에 대한 마음을 한 켠에 품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류 감독은 "저와 궁합이 잘 맞을 것 같다는 생각을 (제안) 이전부터 하고 있었다. 저는 대표팀 감독을 하면서 관중석 가장 중앙에서 경기를 많이 봤다. 선수들의 움직임을 전체적으로 살필 수 있었고 열광적인 한화 팬들의 응원도 느낄 수 있었다. 자연스럽게 '만약에 한화에서 기회를 준다면 이 선수들과 호흡 맞춰 좋은 야구를 할 수 있겠다'는 나름의 기대감을 갖고 있었다. 기회가 왔을 때 결정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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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한국시리즈에 진출했지만 9위로 시즌을 마친 현재 한화를 강팀이라고 보는 시선은 그리 많지 않다. 2007년 이후 11년 만에 가을야구에 진출했지만 다시 6년 동안 가을엔 웃지 못했다. 그럼에도 팬들의 눈높이는 가을야구, 그 이상을 바라보는 게 사실.
류 감독은 재임 기간 목표로 "최근 KBO 우승팀들보면 늘 상위권을 3~5년간 지킨다. 이런 부분이 굉장히 중요하다. 지속가능한 강팀을 만들고 싶다"며 "솔직히 빈틈도 꽤 보이지만 차근차근 하나하나 채워나가면 강팀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상위권에서 지속적으로 우승 문을 두드리다보면 좋은 시기가 올 것이라고 본다"고 전했다.
1994년 데뷔해 LG 트윈스 원클럽맨으로 활약했고 대표팀을 제외하면 지도자 생활도 LG에서만 했다. 류 감독에겐 LG가 아닌 새로운 팀을 맡는 것이 새로운 도전이기도 하다.
그는 "(LG에서 보낸) 29년이라는 시간이 짧은 시간은 아니었다. 나왔을 때 힘든 부분도 있었다. KBS에서 해설하며 시야가 넓어졌다. 고맙게도 KBO에서 감독으로 선임해줘서 국내리그나 NPB, MLB까지 다양하게 가서 선진야구를 공부할 시간도 주어졌다"며 "소중한 시간이었고 앞으로 지도자 생활하면서 큰 경험이 될 것이다. 이런 부분을 잘 준비해 한화에 접목시키면 훌륭한 팀을 만들 수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히 올해 대표팀에선 성과도 만들어냈다. 13년 만에 한국 야구를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2라운드에 진출시켰고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선 우승을 이끌었다. 류 감독은 "(대표팀은) 큰 도전이었고 기회였다. 어려움도 있었지만 결과를 만들어냈다는 건 10개 구단에 감사한 부분이다. 선수단에도 고맙다"며 "개인적으로도 굉장히 큰 도움이 됐고 단기전, 한 경기 승부에 대해 나름대로 정립된 게 크다. 한화에서 감독하면서 많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기대를 한다"고 전했다.
내부 승격이라고는 해도 새로운 자리가 익숙지 않을 석장현 단장과도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사흘이라는 시간이 길지는 않았다. 우선적으로 결정해야 하는 부분을 오늘까지도 계속 말했다. 선수들의 훈련 스케줄도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시즌이 끝났다. 시스템 야구를 하려는 생각은 일치한다"며 "감독 선임 후 사장님과도 구단의 방향성을 말했을 때 일치하는 게 많았다 . 감독하는 기간 동안 잘 만들어내야 한다는 책임감이 크다. 하나하나 해나가려고 한다. 명문 구단으로가려면 감독 개인 역량에 팀이 흔들리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구단 방향성이 분명히 있어야 하고 감독이 같이 협업해서 방향성을 정확히 정해야 한다. 그게 경기력에서도 나온다. 시작할 때 가장 생각하는 부분 중 하나가 그 시스템"이라고 강조했다.
보완해 나가야 할 게 많다. 류 감독은 "생각대로만 된다면 (목표로) 뭐든 말씀드리겠지만 야구가 변수도 많고 뜻대로 되지 않는 스포츠라고 생각한다"며 "수비 얘기는 안했는데 올해 지표를 봣을 때 약점이라고 나와 있다. 좀 더 개선할 필요가 있고 중점을 둬서 캠프 내내 선수들과 많은 시간을 가질 것"이라고 전했다.
기대감이 남다른 팬들에 대한 메시지도 남겼다. 그는 "관중석에서 경기를 보면서 팬들의 열정적인 모습을 느낄 수 있었다고 했는데 특히 경기 후반에 '최강한화'를 외치는 모습은 저에게도 큰 기쁨이었다"며 "이기거나 지거나 한결 같은 마음으로 응원해주시는 것에 굉장히 감격을 받는다. '최강한화'를 외칠 때 자부심을 느끼는 부분을 많이 만들어야겠다는 생각했다. 집에 돌아갈 때 행복한 마음으로 돌아갈 수 있게 최선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