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잘할 때와 못할 때의 차이가 너무도 큰 선수. 데뷔 이후 늘 이의리(24·KIA 타이거즈)를 따라다니던 평가다. 준플레이오프(준PO)에서도 단 한 타자만 상대했던 이유지만 삼성 라이온즈를 상대로는 더 이의리가 필요하다.
KIA는 26일 오후 6시 30분부터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삼성과 2026 신한 SOL KBO 포스트시즌 준PO(5전 3선승제) 1차전을 치른다.
25일 펼쳐질 예정이었던 경기가 비로 취소되며 이날 첫 경기가 열린다. 2년 전 한국시리즈에서도 비로 인해 미소 지었던 KIA였다. 이번에도 경기가 하루 밀리며 불펜진의 휴식일이 하루 더 늘었다는 점에서 준PO를 거치고 올라온 KIA가 더 미소 짓고 있다.
이의리도 출격을 준비한다. 2021년 1차 지명으로 KIA에서 데뷔한 이의리는 신인왕에 올랐고 이후 2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따내지만 이듬해 팔꿈치 부상으로 수술대에 올랐고 2025년 5월 복귀했으나 제구 난조 문제를 겪으며 아쉬움을 남겼다.
올 시즌엔 새로운 역할에 적응해야 했다. 선발로 시작했으나 극심한 부진을 겪었고 결국 지난 6월 일본 유학까지 다녀오며 제구 안정에 힘을 썼다.
불펜이라는 낯선 자리에 빠르게 적응했고 8월엔 마무리 자리까지 맡아 8경기에서 0승 1패 4세이브, 평균자책점(ERA) 3.86으로 활약했다. 7이닝 동안 볼넷은 2개에 불과했다.

그러나 9월 다시 제구가 흔들리며 2패 2세이브, ERA 4.50을 기록했다. 10이닝 동안 15개의 삼진을 잡아냈지만 볼넷도 15개에 달했다. 10월 4경기에서 실점이 1승 1홀드를 올렸지만 제구는 여전히 고민거리였다.
준PO 3차전 팀이 10-1로 크게 앞선 2사 만루. 이의리가 좌타자 박해민을 상대하기 위해 가을야구 첫 마운드에 올랐다. 공격적인 투구로 유리한 볼카운트를 만든 이의리는 9구 승부 끝에 몸쪽 깊숙한 슬라이더를 뿌려 1루수 땅볼을 유도해 팀의 승기를 굳혔다.
25일 1차전이 우천 취소된 뒤 취재진과 만난 이의리는 준PO를 돌아보며 "재밌었고 준비를 잘 해서 그런지 긴장도 많이 안 되고 재밌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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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팽팽하게 흘러가던 1,2차전 이의리는 등판하지 못했다. 냉정한 현실이다. 한 번의 실수가 패배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에서 믿고 맡기기엔 부족한 점이 있는 게 사실이었다. 팬들 사이에서나 야구계에서도 쓴소리가 끊이지 않는 이유다.
이의리도 이를 잘 알고 있다. 그는 "저는 언제나 좋은 먹잇감이라고 생각한다. 빠른 공과 좀 부족한 제구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저 좋은 공을 갖고 왜 이렇게 어렵게 던지냐'는 말이 늘 뒤따라다니는데 이에 대해 자조 섞인 반응을 보인 것이다.
결국 이의리가 생존하기 위해선 이겨내야 할 과제다. 일본 유학 후 7,8월엔 분명한 성과를 보여주기도 했었다.
올 시즌을 돌아본 이의리는 "잘 던지기도 했고 못 던지기도 했다. 크게 신경을 안 쓰고 그만큼 아직은 제 것이 없다고 생각을 한다. 그 부분에 있어서 저도 좀 명확해지면 그런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내년 이야기가 아니다. 당장 PO에서 이의리가 해내야 하는 부분이다. 특히 삼성은 타격왕 구자욱을 비롯해 최형우, 르윈 디아즈, 김지찬까지 리그 정상급 선수들이 하나 같이 왼쪽 타석에 몰려 있다. 이의리는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이 0.221에 불과하다. 우타자(0.290)를 상대할 때와는 큰 차이를 보인다.
특히 홈런이 많이 나오는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이기에 힘으로 상대 타자들을 찍어누를 수 있는 투수가 필요하고 이의리가 바로 이에 가장 잘 맞는 투수다. 삼성전 5경기에서 8⅓이닝을 소화했고 1패 1세이브 2홀드, ERA 3.24로 시즌 기록에 비해 상당히 빼어난 성적을 거둔 것도 기대감을 키우는 부분이다.
곽도규가 좌완 불펜 중 1옵션이긴 하지만 좌타자가 즐비한 만큼 이의리 또한 언제든 투입될 준비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 삼성의 좌타자들을 봉쇄하지 못하면 더 높은 곳을 바라볼 수 없는 KIA다.
올 시즌 초반만 해도 불펜으로 가을야구에 나서는 걸 상상할 수 없었다. 이의리는 "일단은 팀에 도움이 되자고 생각했다. 너무 제가 까먹은 게 많았다"며 "마무리도 하게 됐지만 포스트시즌까지는 생각 안 했다. 깊게 생각 안 하고 그냥 지금 있는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자고 생각하다 보니까 여기까지 오게 됐다"고 전했다.
선발로도 나섰고 시즌 도중 일본 유학까지 다녀왔다. 많은 변화를 시도하기도 했고 불펜 전환까지 이르렀다. 이의리에겐 "올해 너무 너무나도 많은, 좋은 경험을 했다고 생각하고 이런 경험들을 함으로써 더 성장을 많이 한 것 같아서 뿌듯하다"며 "플레이오프에서도 어떻게 보면 나중에도 불펜으로 팀에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에 PO를 시작으로 좋은 모습을 많이 보여드리고 싶다"는 각오를 나타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