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단 첫 월드시리즈 우승까지 이제 단 1승. 밀워키 브루어스가 마지막 승리를 앞둔 가운데 구단 역사상 최초의 월드시리즈 최우수선수(MVP)를 향한 경쟁도 뜨겁다. 무려 118년 전 명예의 전당 레전드 타이 콥을 소환한 '괴물' 잭슨 추리오(22)와 선발 유망주에서 부상과 마이너리그 생활을 거쳐 이제는 밀워키가 가장 믿는 불펜 투수가 된 애런 애쉬비(28)가 그 주인공이다.
밀워키는 28일(한국시간) 오전 9시 미국 플로리다주 세인트피터즈버그 트로피카나필드에서 탬파베이 레이스와 2026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월드시리즈 4차전을 치른다. 시리즈 전적 3승 무패. 이날 승리하면 창단 첫 월드시리즈 우승이 확정된다.
MVP 경쟁에서 3차전을 통해 가장 강하게 치고 올라온 선수는 추리오다. 추리오는 전날(27일) 3차전에서 5타수 4안타 1타점 2득점 1도루로 밀워키의 10-1 대승을 이끌었다. 첫 세 타석에서 모두 안타를 때렸고, 5회에는 밀워키의 8득점 빅이닝을 완성하는 적시 2루타까지 터뜨렸다.
월드시리즈 3경기 성적은 타율 0.571(14타수 8안타), 2타점 4득점 3도루. 22세 229일의 추리오는 1946년 월드시리즈 당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조 가라지올라 이후 80년 만에 월드시리즈 한 경기에서 4안타를 친 가장 어린 선수가 됐다. 당시 가라지올라는 20세 240일의 나이였다.
여기에 도루까지 곁들였다. MLB.com에 따르면 추리오보다 어린 나이에 월드시리즈 한 경기에서 4안타와 도루를 동시에 기록한 타자는 1908년 당시 21세 299일이던 전설의 타이 콥뿐이다.
추리오의 정규시즌 활약을 떠올린다면 낯설진 않다. 그는 올해 정규시즌 타율 0.291(522타수 152안타), 25홈런 75타점 23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838을 기록했다. 왼손 골절로 시즌 첫 두 달을 놓치고도 MLB 역사상 23세가 되기 전에 세 시즌 연속 20홈런-20도루를 달성한 최초의 선수가 됐다.

마운드에서는 애쉬비의 존재감이 만만치 않다. 애쉬비는 올해 포스트시즌 8경기에서 15⅔이닝을 던져 17개의 삼진을 솎아내는 동안 단 한 점도 내주지 않았다. 1승 3세이브에 평균자책점 0.00,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는 0.51이다. 포스트시즌 시작 후 연속 무실점 기록으로는 2016년 앤드루 밀러의 16이닝에 단 ⅓이닝만 남겨두고 있다.
월드시리즈에서도 가장 중요한 순간마다 등장했다. 애쉬비는 1차전에서는 선발 제이콥 미시오로스키에 이어 5개의 아웃카운트를 책임졌다. 하루 뒤 2차전에서도 8회 1사부터 마운드에 올라 1⅔이닝 무실점으로 5-4 한 점 차 승리를 지키며 세이브를 따냈다. 정규 마무리 트레버 메길이 준비하고 있었지만, 팻 머피 밀워키 감독의 선택은 애쉬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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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애쉬비가 걸어온 길을 떠올리면 의미가 크다. 2018년 신인드래프트 4라운드로 밀워키에 입단한 애쉬비는 한때 코빈 번스, 프레디 페랄타, 브랜든 우드러프의 뒤를 이을 선발 유망주로 기대받았다. 그러나 왼쪽 어깨 수술로 2023시즌 전체를 날렸고, 2024년 상당 기간을 트리플A에서 보내며 구속을 되찾아야 했다.
빅리그에 돌아온 뒤 역할도 달라졌다. 2024년 8월 불펜으로 복귀했고 이후 사실상 전문 구원투수가 됐다. 올 정규시즌에는 75경기 중 선발 등판이 단 한 차례뿐이었다. 대신 89⅓이닝을 책임지며 13승 3패 4세이브, 평균자책점 3.12, 116탈삼진을 기록했다. 한때 기대받던 선발 유망주가 마무리도, 선발도 아닌 '멀티이닝 소방수'로 거듭났다. 애쉬비 역시 MLB.com과 인터뷰에서 "오랫동안 이 팀에 기여하지 못했다. 그래서 이곳에 있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 효과적인 방법으로 팀에 기여하는 것이 얼마나 가치 있는지 깨달았다"고 말한 바 있다.
3차전 대승은 애쉬비에게도 호재였다. 밀워키가 일찌감치 10-0으로 달아나면서 애쉬비를 비롯한 필승조를 아예 쓰지 않았다. 4차전에서 우승을 결정할 순간이 찾아온다면 다시 애쉬비에게 공이 건너갈 가능성이 충분하다. 그밖에는 포수 윌리엄 콘트레라스(29)가 월드시리즈에서 공수 양면으로 맹활약하며 강력한 MVP 후보로 꼽힌다. 미국 FOX스포츠는 3차전 종료 후 콘트레라스와 추리오를 가장 앞선 후보로 평가했다.
그러나 22세의 나이에 118년 전 타이 콥을 소환한 추리오와, 선발 유망주에서 어깨 수술을 딛고 포스트시즌 15⅔이닝 무실점의 특급 불펜으로 변신한 애쉬비의 서사가 만만치 않다. 밀워키가 4차전에서 44년의 기다림을 끝낸다면 구단 최초의 월드시리즈 우승과 함께 역사상 첫 월드시리즈 MVP도 탄생한다. 마지막 한 경기에서 MVP 트로피를 들어올릴 주인공은 누가 될지 모두의 관심이 트로피카나필드로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