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밀 감속기·모터 전문기업 에스피지(94,300원 ▲1,600 +1.73%)는 한국기계연구원(이하 기계연)이 개발 중인 한국형 AI(인공지능) 휴머노이드 '카이로스(KAIROS)'의 표준 구동모듈에 정밀감속기 기술을 공급했다고 8일 밝혔다.
기계연은 7일 서울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창립 50주년을 기념하는 '2026 글로벌 기계기술 포럼'을 열고 카이로스 시연을 진행했다. 카이로스는 시각·촉각 센서와 AI로 주변 환경을 인식해 이동·조작·상호작용을 수행하는 로봇으로 가사·돌봄부터 제조 자동화를 목표로 개발되고 있다.
양사의 협력은 지난해 10월 체결된 '한국형 표준 휴머노이드를 위한 액추에이터(구동기) 개발' 업무협약(MOU)에서 시작됐다. 기계연이 표준 플랫폼의 설계 및 검증을 총괄하고, 에스피지가 초정밀 감속기 등 구동계 원천기술을 공급하는 구조다. 협약 1년 만에 실장 적용이라는 가시적 결실을 맺었다.
에스피지의 초정밀 감속기 기술이 적용된 기계연 표준 구동모듈은 카이로스의 허리, 고관절, 발목 관절에 전격 탑재됐다. 해당 부위는 상체 회전과 보행 시 체중을 지탱하고 균형을 유지해야 하는 곳으로, 높은 감속비와 극한의 강성을 동시에 요구해 휴머노이드의 동작 안정성과 내구성을 좌우하는 가장 까다로운 관절로 꼽힌다.
기계연은 '자율성장 AI휴머노이드 전략연구단'을 통해 양산성과 가격 경쟁력을 갖춘 국가 표준 플랫폼 구축을 추진 중이다. 2027년 4월까지 카이로스 '버전 1'을 공식 공개하고, 오는 2030년까지 고도화된 운동성과 정밀 조작성을 갖춘 '버전 2'를 선보일 계획이다.
여영길 에스피지 대표는 "정밀감속기, 모터, 제어기 등 로봇 액추에이터 핵심 부품 기술을 장기간 축적해 온 결과, 모터·감속기·제어기를 모두 국내 순수 기술로 개발한 휴머노이드 표준 플랫폼용 '완전 국산화 액추에이터'를 국내 최초로 선보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계연이 주도하는 국가 휴머노이드 표준 플랫폼 구동모듈에 에스피지의 기술력이 채택된 것은 기술적 완성도를 공인받은 것"이라며 "표준 플랫폼이 국내 산업계 전반으로 확산되면 동일 규격의 핵심 관절 부품을 국내 로봇 완제품 제조사들에 대규모로 공급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1991년 3월 설립된 에스피지는 가전 및 산업용 정밀 제어 모터를 모태로 로봇용 하모닉 감속기(SH감속기), 플래너터리 감속기, SR감속기를 국산화해 양산·공급하는 정밀 구동 부품 전문기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