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개발업계 "저점 지났다. 지금이 살 때"

자원개발업계 "저점 지났다. 지금이 살 때"

김창익 최석환 김지산 기자
2009.04.15 08:05

[해외자원개발, 지금이 기회다]

- 유망 광구 가격, 정점 대비 10분의 1수준

-"정부 금융지원 등 실질적 지원 필요"

"자원개발업계 입장에선 지금이 기회입니다. 최고점을 기준으로 보면 지난 연말부터 10분의 1 가격에도 매물이 나오고 있습니다."

국내 최대 자원개발업체인 SK에너지의 유정준 사장은 최근 한 간담회에서 기자와 만나 이같이 말하고 "올 1분기 이후면 전세계적으로 자원개발 업계의 구조조정이 본격화 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발(發) 금융위기로 인해 전세계가 경기침체를 겪고 있는 지금이 자원개발 업계에겐 오히려 호기가 되고 있다.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유망 유전과 광구 또는 관련 기업들이 저가 매물로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한 때 배럴당 150달러에 달했던 국제 유가는 최근 50달러 선으로 정점에 비하면 3분의 1 수준이다. 연산 600만톤 규모의 캐나다 모 유연탄 광산의 경우 최고 가격이 10억불에 달했으나 지금은 1억불에 매물로 나와 있다.

물론 최근엔 원자재 가격이 바닥을 다지고 올라오면서 최저점은 지났다는 견해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하지만 당분간은 원자재 가격과 관련 기업 주가가 상승세를 탈 것이란 견해가 우세하다. 매순간 바로 지금이 매수 타이밍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지난 외환위기 때 유망 광구를 앞다퉈 매각했던 경험이 있는 우리로서는 이 기회를 놓쳐서는 안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광구 값이 최저점일 때 팔았다 비싼 값에 되사야 했던 과오를 또 다시 범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이명박 정부는 지난해 8월 에너지기본계획 발표 후 자원개발 사업을 국가적 아젠다로 설정, 다양한 지원책을 모색하고 있다.

정부의 지원책은 크게 △석유공사와 광물공사 대형화를 통한 해외 업체 인수합병(M&A), 생산광구 매입 등 대형 프로젝트 추진 △투자재원 확충으로 금융애로 해소 지원 △정상외교를 통한 적극적인 에너지자원 협력 전개 △인력 기술 등 해외자원 인프라 확충 등 네 가지다.

이런 가운데 석유공사가 지난 2월 1조2000억원을 들여 페루의 민간 석유회사인 페트로테크사(社) 지분 50%와 경영권을 인수했다. 석유공사가 해외 석유기업의 경영권을 인수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정부는 또 2조원 규모의 자원개발 펀드를 조성, 민간업체의 금융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정부는 지난해 5.7%였던 석유 자주개발률을 올해말까지 7.4%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6대 광물의 경우 자주개발률을 지난해 23.1%에서 올해 25% 이상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발맞춰 자원개발에 대한 민간업체들의 투자도 증가추세다. 해외자원개발협회 자료에 따르면 공사를 포함해 국내 기업의 해외광물자원개발 투자는 07년 6억7300만달러, 08년 18억8500만달러로 급증하고 있다. 올해엔 20억5000만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업체중에선SK에너지(118,200원 ▲2,700 +2.34%)가 가장 활발히 투자를 하고 있다. SK에너지는 자원개발에 꾸준한 투자를 통해 하루 생산량을 5만배럴로 끌어올리고, 2015년까지 보유 원유 매장량을 10억 배럴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SK에너지는 올해도 5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투자할 계획이다.

GS그룹의 경우 지주회사인GS(63,300원 ▲500 +0.8%)와 GS칼텍스를 중심으로 자원개발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03년 캄보디아 블록 A 해상광구의 탐사권 인수를 시작으로 유전개발 사업에 뛰어든 GS칼텍스는 태국 육상 탐사광구, 베트남 해상 광구 등에서 탐사작업을 진행 중이다.

GS칼텍스는 장기적으로 유전개발사업을 통해 하루 정제능력의 10%까지 자체 조달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를 위해 동남아, 중동, CIS 등 유망지역에 대한 추가 진출을 추진하고 국내외 에너지기업과 제휴를 확대할 방침이다.

종합상사들의 약진도 두드러진다.

대우인터내셔널(85,100원 ▲5,600 +7.04%)은 지난해말 미얀마 가스전에서 생산되는 가스를 중국석유천연가스유한공사(CNPC)의 자회사인 'CNUOC'에 2030년까지 판매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대우인터내셔널은 지난 2000년 미얀마 정부와 A-1광구의 생산물분배계약을 체결한 이후 A-3 광구를 추가 취득하는 등 지난 8년간 미얀마 가스전에 투자를 해왔다.

광물 자원 개발에 주력하고 있는SK네트웍스(5,220원 ▼200 -3.69%)는 중국 5대 동광산 가운데 하나인 북방동업을 비롯해 인도네시아, 카자흐스탄 등 전 세계 20여개 광구에서 자원개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SK네트웍스 관계자는 "현재 개발중인 광구에 매장된 광물 자원의 가치는 수조원 규모에 이른다"며 "협의 중인 2~3건의 개발 광구도 성사를 앞두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물산은 미국과 중국 등 총 10개의 생산·탐사 광구에서 자원개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초에 매입한 총 매장량 약 6500만 배럴, 하루 생산량 1만8000배럴에 달하는 멕시코만 해상광구가 대표적이다.

한화그룹도 해외 프로젝트에 지분참여를 하는 형태로 해외 유전과 가스, 광물 등 자원개발 사업을 벌이고 있다. 한화그룹은 호주(유연탄)를 비롯해 카타르, 예멘, 멕시코 등 8개 지역에서 자원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한화 관계자는 "플랜트 사업 등 자원개발을 위한 기반 설비 설치와 해외 도시개발사업과 연계한 패키지형 자원개발 사업을 병행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철강업계에선포스코(347,500원 ▲6,500 +1.91%)가 자원 개발에 가장 적극적이다. 포스코는 원료의 안정적인 공급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에 해외 공급사와 장기계약을 체결해왔다.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해외 원료광산 개발투자에도 손을 뻗었다. 포스코는 현재 투자한 광산으로부터 연간 사용하는 석탄의 22%, 철광석의 15%를 공급 받고 있다.

세계적인 동제련 업체 LS니코동제련도 포스코처럼 자체 수요를 위한 자원개발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LS니코동제련은 페루 마르코나 동광산, 볼리비아 꼬로꼬로 동광산 지분을 각각 15%, 7% 보유하고 있다. 이 회사는 자원개발 사업을 통해 2015년까지 연간 25만톤을 확보, 원재료 자체 공급 비중을 50%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조선업계는 석유시추선, 부유식 원유생산저장장치(FPSO) 등 자원개발 관련한 선박 또는 플랜트를 제작해온 노하우를 살려 해외 자원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현대중공업(375,000원 ▲24,500 +6.99%)은 지난 2006년 12월 '제2의 사우디'로 불리는 중앙아시아 카자흐스탄의 사우스카르포프스키 가스전 개발 사업에 한국석유공사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했다. 이 지역은 2007년 3월 탐사가 시작돼 올 하반기부터는 본격적인 시추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대우조선(128,000원 ▲8,700 +7.29%)은 지난 2월 국토해양부와 남서태평양 심해저광물 자원개발을 위한 협정을 체결해 현지 개발에 뛰어들었다. 지난 2007년에는 자회사 DSME E&R을 설립해 카자흐스탄, 예멘 등에서 자원개발 사업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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