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자살한 박용오 전 두산그룹 회장의 동생인 박용성 대한체육회장(전 두산그룹 회장)은 이날 밤 9시45분께 빈소가 차려진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도착, "놀랍고, 착찹하다"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박 전 회장은 이날 오전 성북동 자택에서 목을 맨 채로 발견됐으며 오전 8시께 서울대병원에 이송, 30여 분 간 심폐소생을 했으나 끝내 의식을 찾지 못했다.
박 전 회장은 두산그룹 초대 회장인 고 박두병 회장의 차남으로, 맏형인 박용곤(77) 회장에 이어 1996년부터 2005년까지 두산그룹의 회장을 맡았다. 박용성(69) 대한체육회장, 현재 두산그룹을 이끌고 있는 박용현(66) 두산그룹 회장, 박용만(54) ㈜두산 회장 등이 박 전 회장의 동생들이다.
그러나 두산그룹 회장으로 있던 지난 2005년 동생인 박용성 회장이 그룹 회장으로 추대되자 이에 반발, 형제 간 비리를 폭로하며 소위 '형제의 난'을 촉발시켰다. 이후 일가에서 분가해 2008년 건설업계 도급순위 55위인 성지건설을 인수, 재기를 꾀했다.
경찰은 유족들을 상대로 박 전 회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 주변 관계자들에 따르면 박 회장은 최근 경기침체에 따른 실적 부진과 차남 박중원 성지건설 전 부사장의 구속 등으로 심적 고통에 시달려온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부사장은 지난 2007년 2월 실제로 주식을 인수한 적이 없음에도 자기 자본으로 뉴월코프 주식을 인수하는 것처럼 허위 공시한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돼 지난 7월 1심에서 징역 2년6월의 실형이 선고된 바 있다.
박 전 부사장은 이날 별세한 부친 박 전 회장의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법원에 구속집행정지 신청을 냈고, 법원을 이를 받아들였다.
한편 두산그룹은 고 박 전 회장의 자살 소식이 전해진 이날 오전 긴급 비상회의를 열고 장례절차 등을 논의했다. 두산그룹에 따르면 박용곤 명예회장은 이날 "가족으로서, 두산그룹의 전직 회장으로서의 예우를 갖춰 장례 준비를 하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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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두산그룹은 현재 장례식장이 차려진 서울대병원에서 그룹 주관으로 박 전 회장의 장례를 진행하고 있다.
박 전 회장은 경기고와 미국 뉴욕대 경영학과를 졸업했으며 1965년 두산산업에 입사한 뒤 합동통신(옛 연합뉴스) 이사, 동양맥주 사장, 두산상사 회장을 거쳤다. 두산그룹 회장 당시에는 냉철한 판단력과 강력한 추진력이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 1998년 구단주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를 맡아 2005년까지 한국 프로야구 발전에 기여했다. 외환위기로 모기업이 어려움을 겪던 해태 타이거즈와 쌍방울 레이더스를 각각 기아차와 SK가 인수하도록 처리한 것도 박 전 회장이었다. 전경련 중국위원장, 대한골프협회 고문 등을 지내기도 했다. 조깅과 골프 등 운동을 좋아하는 스포츠 마니아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