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오 회장 잃은 '성지건설' 향배는(상보)

박용오 회장 잃은 '성지건설' 향배는(상보)

장시복 기자
2009.11.04 17:49

장남 박경원 부회장 승계 전망··자금난 해소 선결과제

고(故) 박용오 전 두산그룹 회장이 성지건설을 인수한지 2년도 채 안 돼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이 회사의 경영 향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고 박 회장이 성지건설에 미치는 영향력이 절대적 이어서다. 이 때문에 회사는 현재 충격에 휩싸인 모습이다.

◇성지건설은 어떤 회사=지난 2008년 2월 말. 성지건설은 최대주주인 김홍식 명예회장 등이 보유한 지분 24.4%와 경영권을 고 박 회장에 730억여원에 양도하는 계약을 맺었다. 주당 인수가는 5만원.

지난 1969년 설립된 이 건설사는 당시 시공순위 55위로 인천문학경기장, 마포대교 교량확장, 인천송도 성지 리벨루스 아파트 등을 공사했다. 중견건설사로서 자체 공사 비중이 높아 이익률이 높고 토목 부문이 강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부채 급증, 어음만기 도래로 '고민'=고 박 회장은 인수 작업을 마무리한 뒤 국내 10대 건설사 진입을 목표로 내부 혁신을 추진했지만 생각만큼 사업은 만만치 않았다. 지난해 글로벌 경기침체로 건설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주택사업은 전무 했다. 토목공사 수주도 올 들어 4건에 불과했다.

그사이 시평순위도 60위권으로 떨어졌다. 순차입금은 올 상반기 1244억원으로 총자산 규모(5172억원)에 비해 과도하다는 지적이다. 설상가상으로 부사장이던 차남 박중원씨가 검찰 수사를 받게 되면서 사내 분위기도 뒤숭숭해졌다. 이런 결과 최근 주가는 4000원 대로 인수 당시 대비 90% 가까이 하락했다.

실제 이날 자택에서 발견된 A4용지 7매 분량의 유서에는 "회사 부채가 너무 많아 경영이 어렵다. 채권·채무 관계를 잘 정리해 달라"고 당부하는 내용이 담기기도 했다. 특히 최근 어음 만기가 도래하고 있는 가운데 자금조달이 쉽지 않아 큰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기업과 차별화된 실용적 가치로 건설업계의 블루오션을 개척하겠다"며 의욕을 보였던 박 회장은 결국 재기의 꿈을 마저 이루지 못한 채 생을 마감했다.

◇앞으로의 행보는=현재로선 고 박 회장의 장남이자 성지건설 부회장인 박경원씨가 경영권을 물려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 예상이다.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6월 30일 현재 박용오 회장은 지분율이 24.35%로 최대주주에 해당하며 박경원 부회장은 6만210주를 보유해 지분율이 1%다.

성지건설 인수 당시 재계에서는 박 회장을 비롯해 두 아들 모두 두산건설 임원(상무) 출신으로 건설업에 대해 잘 알고 있고 인맥도 풍부하기 때문에 이들 일가가 건설업체를 택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었다.

박 회장은 그동안 "공격적인 투자와 경영으로 사회간접자본(SOC)·민간투자사업(BTL)·턴키 사업을 활성화하고 주택사업 부문에서도 '포린(ForIn)'이라는 브랜드로 틈새시장 위주의 다양한 사업을 벌여나겠다"는 경영방침을 밝혀왔다. 업계에선 박 부회장이 이번 악재를 딛고 자금 문제를 해소하며 후계자로서 제 역할을 해 나갈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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