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화재뉴스의 단골손님은 단연 샌드위치패널이다.
샌드위치패널은 단열재 양면에 철판을 붙여 만든 건축자재인데 주로 공장이나 창고 등에 많이 쓰이며 단열재로는 유기단열재인 스티로폼과 우레탄폼, 무기단열재인 그라스울과 미네랄울이 많이 쓰인다. 그런데 스티로폼이나 우레탄폼과 같은 가연성 유기단열재는 불이 붙으면 급속히 번질 뿐만 아니라 바깥 면이 철판이라 물을 뿌려도 소용이 없다.
이렇다보니 샌드위치패널이 화재에 취약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고 대다수 언론에서도 ‘화재에 취약한 샌드위치패널’이란 문구가 당연한 듯 쓰이고 있다. 최근에는 아예 샌드위치패널로는 건물을 짓지 못하게 해야 한다는 퇴출론 까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샌드위치패널이 모두 화재에 취약한 것은 아니다. 스티로폼이나 우레탄폼과 같은 유기단열재를 사용한 샌드위치패널은 화재에 취약한 반면에 그라스울이나 미네랄울 같은 무기단열재를 사용한 샌드위치패널은 불에 잘 타지 않는다.
지난 11월 16일 안산 반월공단에서도 스티로폼이나 우레탄폼과 같은 가연성 유기심재가 사용된 샌드위치패널로 지어진 공장에 화재가 발생하여 주변공장과 건물에까지 불이 옮겨 붙어 큰 피해를 입었다. 그러나 화재가 발생한 공장과 불과 1m남짓 가까운 거리에 무기단열재인 그라스울을 사용한 샌드위치패널 공장건물에는 불이 옮겨 붙지 않아 그 차이를 확연하게 보여주기도 하였다.
그럼에도 모든 샌드위치패널이 화재에 취약한 것으로 알려지게 된 이유는 무분별하게 많이 사용되고 있는 유기단열재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미국, 유럽, 일본과 같은 선진국과 달리 유기단열재가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샌드위치패널에 쓰이는 단열재에서도 스티로폼이나 우레탄폼과 같은 유기단열재가 대부분 사용된다. 이는 그만큼 화재위험성에 노출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화재 위험성에도 불구하고 유기단열재를 사용한 샌드위치패널이 많이 사용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 번째는 법령의 미비이다. 현행 건축법은 불연자재 사용에 대한 예외 조항이 너무 많고 현재 입법 예고된 건축법시행령에서도 창고에 대한 부분이 새롭게 추가될 예정이긴 하나 적용면적 기준이 너무 넓게 설정되어 있어 그 실효성이 의심되고 있다. 1999년 23명의 생명을 앗아간 씨랜드 청소년 수련원 화재부터 지난해 두 번의 이천창고 화재로 47명의 목숨을 잃은 이후에도 관련자 처벌만 이루어진 채 관련 제도에 대한 근본적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아 악순환이 되풀이 되고 있는 것이다.
두 번째는 안전불감증이다. 계속된 화재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시장에서는 경제적 논리가 우선시되고 있어 가격이 다소 싼 스티로폼과 같은 유기단열재를 사용한 샌드위치패널이 선호되고 있다. 게다가 유기단열재는 난연성능이 육안으로 구분하기 어려운 점을 악용하여 밀도 낮은 저질제품과 난연성능이 없는 가짜 난연제품까지 유통되고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 이는 돈으로 따질 수 없는 생명과 화재시 발생할 수 있는 피해보다는 ‘설마’라는 안전 불감증이 만연해 있기 때문이다.
독자들의 PICK!
최근 샌드위치패널 업계에서는 걱정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계속된 샌드위치패널의 화재로 인해 샌드위치패널 시장전체가 위축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다. 사실 샌드위치패널 만큼 가격이 싸고 시공이 간편할 뿐 아니라 단열성과 차음성이 좋은 건축자재는 찾기 힘들다. 때문에 샌드위치패널 시장 전체가 위축되기보다는 용도와 안전성에 따라 유기재와 무기재 샌드위치패널이 합리적으로 사용되기를 바라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의 건축법규와 무딘 안전의식으로는 샌드위치패널 업계의 제 살 깍아 먹기 식의 구조는 바뀌기가 쉽지 않다. 법규를 교묘히 빠져나갈 수 있고 좀 더 싼 것만을 찾는 건축주나 건축 관계자의 요구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필요하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서는 샌드위치패널에 사용되는 단열재 사용 기준에 대한 관련법규의 대폭적 제?개정과 철저한 관리감독이 시급하다하겠다. 또한 눈앞의 경제논리가 아닌 장기적이고 안전을 중시하는 사회적인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며 그 때가 되어서야 샌드위치패널은 ‘화재에 취약한’이란 꼬리표를 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