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중후반께..1.5조 브릿지론 상환 목적
더벨|이 기사는 12월17일(14:39) 머니투데이가 만든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현대중공업이 현대오일뱅크 교환사채(EB) 발행을 검토 중이다. EB 발행 대금으로 현대오일뱅크 인수 소요 자금을 충당하기 위해서다. 발행시기는 내년 중후반이 유력하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현대중공업(371,500원 ▼3,500 -0.93%)은 현대오일뱅크 지분 인수를 위한 다양한 인수금융 및 인수구조를 구상 중이다. 이 가운데 EB 발행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 인수에는 모두 2조~2조6000억원(주당 1만5000원) 가량의 자금이 소요된다. 이는 아부다비국영석유투자회사(IPIC)가 보유하고 있는 지분 가운데 일부 또는 전부를 확보할 수 있는 자금이다.
먼저 소요 자금의 절반 이상을 은행 브릿지론을 통해 조달한다. 브릿지론은 신한은행, 국민은행, 우리은행 등과 최종 계약 직전까지 갔으나 IPIC의 국제중재 판결 불복으로 최근 중단됐다.
하지만 은행권 브릿지론은 소송의 가닥이 잡히는 내년 1월 중순께 다시 신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의 경우 상황에 따라 대출 집행이 유동적이지만 신한은행은 1조원 이상의 브릿지론 집행을 사실상 승인한 상태여서 특별한 사정이 발생하지 않는 한 전체 브릿지론 조달에는 무리가 없다는 게 은행권 평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이나 현대오일뱅크 모두 대기업이어서 1조원 이상의 자금 대출에는 큰 무리가 없다"고 말했다.
문제는 소송과 브릿지론을 통해 현대오일뱅크 지분을 IPIC로부터 넘겨받은 이후다. 현대중공업은 브릿지론의 만기가 돌아오는 내년 중후반께 상환 압박을 받을 수 밖에 없다. 향후 자금 사정을 쉽게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이를 미리 대비하자는 것이다. 그유력한 방안이 EB 발행이다.
이번 딜에 정통한 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오일뱅크의 지분을 기초자산으로 EB를 발행해 브릿지론 상환 자금을 만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B는 발행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다른 기업의 주식과 교환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 사채다. 주식으로 바꿀 수 있다는 점에서 전환사채(CB)와 비슷하지만 발행회사의 주식이 아닌 다른 회사의 주식으로 교환하는 차이가 있다.
독자들의 PICK!
현대오일뱅크의 경우 해외에서 전략적 제휴를 원하는 곳이 많아 수요가 있다는 판단이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EB의 경우 비교적 비싼 가격에 팔리곤 했다"며 "지분 희석 영향이나 신주 발행 부담이 없어 검토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일종의 차입매수(LBO) 성격을 띠고 있는 이번 딜 구조에 대한 부정적 의견도 있다. LBO는 M&A 거래에서 종종 활용되는 기법이지만 피인수기업(현대오일뱅크)의 자산을 담보로 인수하는 모양새가 돼 배임죄 등의 논란이 있어 왔다.
M&A업계 관계자는 그러나 "현대오일뱅크 재무나 기업 가치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경우 폭넓게 활용되는 방식이어서 큰 문제는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중공업은 국제중재 판결에 불복한 IPIC에 대응하기 위해 최근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 내용은 '집행문의 부여 청구의 소송'으로 알려졌다. 국제중재 판결은 판결만 나올 뿐 집행 절차를 명시하는 않는 게 보통이다. 따라서 IPIC가 보유한 지분을 강제로 넘기도록 해달라는 '집행문'을 부여해 달라는 취지의 소송이다.
재판부의 판결에 따라 집행문이 부여가 될 경우 현대중공업은 '공탁' 절차를 거쳐 현대오일뱅크 지분 확보를 강제집행할 수 있게 된다. 빠르면 내년 1월께 결과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