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조선 인수전 STX급부상…관건은 '출자전환'

대한조선 인수전 STX급부상…관건은 '출자전환'

우경희 기자
2010.03.17 16:35

STX(3,530원 0%)그룹이 지난 16일 대한조선 인수전에 본입찰 제안서를 제출하면서 유력한 인수자로 부상하고 있다. 인수에 성공할 경우 적잖은 시너지가 예상되는 가운데 관건은 채무의 출자전환 비율이 될 전망이다.

STX 관계자는 17일 "본입찰 제안서를 제출하면서 채권단에 대한조선의 부채를 출자전환해 줄 것을 요구했다"며 "STX는 출자전환이 선행돼야 재무적 부담 없이 인수할 수 있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번 딜의 관건은 채권단이 STX의 100% 출자전환 요청을 받아들일 것인가에 달려있다.

STX 한 관계자는 "회사의 우선적인 입장은 100% 출자전환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인수가 어렵다는 것"이라며 "현금을 주고 대한조선을 인수하는 조건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과정에서 출자전환 문제를 놓고 STX와 채권단이 이견을 좁히지 못할 경우 딜이 유찰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업계는 양측이 적당한 수준에서 타협점을 찾을 것을 촉구하고 있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대한조선은 도크는 있으나 자체 설계능력이 없으며 STX는 설계능력을 갖고있으나 도크가 모자란 상황이어서 양사의 합병 시너지는 크다"며 "조선시황도 개선되고 있는데다 덩치가 커질 경우 후판 가격 협상에서도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는 만큼 매각 작업에 긍정적인 태도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STX그룹은 지난해 말 약 3조원 가량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장 전액 가용한 것은 아니지만 M&A를 시도하기에는 충분한 조건이다.

STX가 대한조선 인수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는 것은 진해 조선소 부지 협소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최적의 매물이기 때문이다.

대한조선은 현재 해남 조선소에 케이프 사이즈 이상의 초대형 선박을 건조할 수 있는 도크를 보유하고 있다. 2~3기 도크 부지도 이미 확보했다. 모기업인 대주그룹이 배후단지를 조성하기 위해 사둔 인근 부지를 합하면 개발 허가가 난 땅만 67만 평이다.

수주잔량이 260여 척에 달하는 STX로서는 대한조선의 부지와 도크가 탐날 수밖에 없다. STX는 중국에 대규모 조선소를 보유하고 있으나 중국 정부가 건조 선박의 크기를 제한하고 있어 대형선박의 건조를 늘리기가 사실상 어려운 처지다.

대한조선 해남조선소의 입지가 대규모 확장공사를 하지 않고도 안벽(선박 접안시설)을 조성할 수 있는 천혜의 조건이라는 점도 인수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 현대중공업 창업주인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이 부지를 탐냈던 것은 유명한 일화다.

한편 대한조선이 향후 대형 조선소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적잖은 자금이 단계적으로 투자돼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공사가 중단된 2~3도크 작업이 끝나야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며 "공장 등 설비를 완료하기 위해 상당한 자금이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 STX 측은 인수가 성사된다 하더라도 당분간 1도크만을 활용하고 추가 투자는 추후 업황이 가시화될때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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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경희 기자

머니투데이 정치부 the300 국회팀장 우경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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