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태국 한솔LCD "수요증가에 눈코뜰 새 없어요"

[르포]태국 한솔LCD "수요증가에 눈코뜰 새 없어요"

촌부리(태국)=오동희 기자
2010.06.29 18:00

올해 수량 70% 늘어 월산 200만개로 체제로..3750㎡ 규모 공장 증설 진행

↑태국의 수도 방콕에서 1시간 거리에 위치한 촌부리군(郡) 반븡읍(邑)에 위치한 한솔LCD 태국법인 전경. 이 공장에선 840명의 종업원들이 LCD에 공급되는 부품을 생산하고 있다.
↑태국의 수도 방콕에서 1시간 거리에 위치한 촌부리군(郡) 반븡읍(邑)에 위치한 한솔LCD 태국법인 전경. 이 공장에선 840명의 종업원들이 LCD에 공급되는 부품을 생산하고 있다.

"LED LCD TV의 급성장으로 지난해에 비해 올해 물량이 70% 가량 늘 것으로 예상돼 생산량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황금의 땅'이라는 의미의 수완나품 국제공항(태국 방콕)에서 95km(약 1시간 거리) 떨어진 촌부리(Chonburi)군 반븡(Banbung)읍에 위치한한솔LCD(4,750원 ▲170 +3.71%)태국법인에서 지난 28일 만난 강기현 법인장(상무)은 최근 늘어나는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진땀을 흘리고 있다고 말했다.

촌부리는 우리나라로 치면 수원 정도에 위치해 있다. 북으로 1시간 정도 가면 방콕 수완나품 공항이 있고, 남서쪽으로 40분거리(40Km)에는 램차방(Laem chabang) 항구가 있어 전체 생산품의 90%를 수출하는 한솔LCD 입장에서는 좋은 물류 인프라를 갖춘 곳이다.

방콕 시내 위타유 고가도로 등과 일부 건물에는 최근 소요사태로 인한 화재의 그어름이 남아있지만 방콕 시내에서 촌부리로 가는 길은 조용했다. 6월말 '붉은 셔츠'의 탁신 지지자들이 다시 대대적인 시위를 준비한다는 소식도 들리지만 생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한솔LCD 공장근로자들에게는 남의 일이다.

거대한 사탕수수밭으로 둘러쌓인 촌부리 한솔LCD 공장은 6만 4000㎡의 대지에 1만㎡(3300평)의 공장이 들어서 있다. 오는 8월에는 기존 공장의 바로 옆에 3750㎡(1300평)를 증축해 늘어나는 LED 부품수요에 대응할 예정이다.

↑한솔LCD 태국법인의 생산라인 직원들이 LCD 백라이트 유닛에 전원을 공급하는 LCD 인버터 기판을 검사하고 있다.
↑한솔LCD 태국법인의 생산라인 직원들이 LCD 백라이트 유닛에 전원을 공급하는 LCD 인버터 기판을 검사하고 있다.

현지법인에서 구매와 생산을 책임지는 김병기 부장은 "LCD TV의 백라이트유닛(BLU)에 전원을 공급하는 SIP(Super Integrated Power: LCD용 인버터와 파워), 냉음극형광램프(CCFL)에 고압의 전압을 만들어주는 인버터, 그리고 LED에 전원을 공급하는 파워디바이스(PD) 등 3가지 부품을 주력으로 생산하고 있다"고 현황을 설명했다.

오는 8월에는 신공장 증설에 따라 생산능력도 3개 품목 합해 월 150만개에서 200만개로 늘어난다. 올해 매출목표는 지난해(1300억원)보다 15% 가량 늘어난 1500억원으로 잡고 있다. 수량 증가에 비해 매출 증가세가 다소 둔한 것은 부품 가격 하락이 원인이다.

임직원 840명 중 강 법인장을 포함해 관리, 구매, 영업생산 등 4명의 한국인을 제외하면 모두가 현지인이다. LCD 부품 공장은 2조 맞교대로 매일 20시간 가동된다. 김재열 관리부장은 "1일 8시간 근무에 잔업 2시간을 포함해 20시간 공장이 풀가동하지만 잔업이 1시간씩 추가돼 22시간 가동될 정도로 바쁘다"고 말했다. 야간에는 250명이 근무한다고 한다.

기판에 칩을 탑재하는 표면실장장비(SMT)와 납땜을 경화하는 고온의 리플로어(Reflow) 장비 등으로 생산현장의 열기는 뜨거웠다. SMT로 탑재할 수 있는 부품 외에 큰 부품들은 일일이 종업원들이 수작업해야 하기 때문에 손놀림은 바쁘게 돌아갔다.

강 법인장은 "여기서 생산된 제품의 90% 이상은 해외로 수출해 슬로바키아에 위치한 한솔LCD 백라이트 조립공장이나 한국 내와 해외의 삼성전자, LG전자 등에 공급한다"고 말했다.

한솔LCD 공장은 태국현지에서 우수한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 40분 거리에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 태국생산법인으로부터 지난해에 LCD 부품 부문 '최우수협력사상'도 받았다. 우수한 품질로 인해 올해도 '무검사 입고 품목'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공장 벽면에는 태국어로 "불량품은 받지도, 만들지도, 주지도 맙시다"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현지인 간부인 분용(Boon Yong) 제조부문 차장은 4년전 소니 모바일(자동차 카오디오 업체)에서 한솔LCD로 옮겨왔다. 그는 "태국 내에는 흔치 않은 하이테크놀러지를 배우고 싶은 마음에 한솔LCD로 옮겨왔다"며 "한국이 세계적인 전자회사가 많고 복지환경이 좋아 만족스럽게 일하고 있으며 여기서 더 많이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강기현 한솔LCD태국법인장(상무, 사진 왼쪽)이 LCD 부품 생산라인에서 현장 직원과 생산된 인버터 기판을 보며 생산과 관련된 논의를 하고 있다.
↑강기현 한솔LCD태국법인장(상무, 사진 왼쪽)이 LCD 부품 생산라인에서 현장 직원과 생산된 인버터 기판을 보며 생산과 관련된 논의를 하고 있다.

한솔LCD에서 일하는 현지인(대졸 2년차 기준)의 임금은 월 80만~85만원 정도로 타사의 평균임금 70만원보다 높다. 또 주택지원과 교통비, 점심지원, 보험지원 등으로 복리 증진에도 힘쓰고 있다.

한솔LCD는 지난 2008년에는 촌부리에서 선정한 '가장 일하고 싶은 회사'에 꼽히기도 했다. 2007년에는 조동길 한솔 회장이 현지법인을 방문해 촌부리 적십자에 기부도 하는 등 현지 사회공헌에도 나서고 있다.

가장 힘든 때가 언제였느냐는 질문에 강 법인장은 "지금이다"라는 의외의 답을 내놨다. 물량은 늘어나는데 이를 충족시킬 수 있는 환경 마련이 쉽지 않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최근 태국에 진출하는 일본 자동차 관련 기업들이 기존 정부 가이드라인을 상회하는 임금으로 좋은 인재들을 뽑아가면서 인력난을 겪고 있다고 한다. 일본 기업들이 지난 6개월 새 100여명의 종업원이 빼내갔다고 한다. 금세 다시 충원했지만 아직도 신공장에 필요한 인력 300명이 필요한 상태로 조만간 채용을 할 예정이라고 한다.

지난 1989년 마벨전자로 출발해 1995년 한솔에 인수돼 한솔전자로 재출발했던 한솔LCD는 태국 내 성공한 외자기업으로 통한다. 한솔LCD의 신화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주목된다.

↑최근 급증하고 있는 LED TV에 들어가는 파워디스플레이(PD) 부품을 생산하고 있는 한솔LCD 태국현지법인의 생산라인. 생산라인 양쪽에는 삼성테크윈이 최근 공급한  칩마운트 장비가 설치돼 생산에 적극 활용되고 있다.
↑최근 급증하고 있는 LED TV에 들어가는 파워디스플레이(PD) 부품을 생산하고 있는 한솔LCD 태국현지법인의 생산라인. 생산라인 양쪽에는 삼성테크윈이 최근 공급한 칩마운트 장비가 설치돼 생산에 적극 활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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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희 산업1부 선임기자

'기자의 생명은 현장에 있다' 머니투데이 산업1부 선임기자(국장대우)입니다. 추천도서 John Rawls의 'A Theory of Just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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