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패스트 팔로우어(Fast Follower) 전략이 먹히던 시대는 지났다. "
지난주 진행된 삼성전자, LG전자의 2분기 실적발표를 지켜 본 한 애널리스트의 탄식이다. 패스트 팔로우어란 선도 기업과 기술을 벤치마킹해 빠르게 따라잡는 '신속한 추격자'란 말로, 사실 국내 기업들이 단기간 내 글로벌 전자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 중 대표적인 전략으로 꼽힌다.
그러나 '가전+기기 컨버전스'와 '하드웨어+소프트웨어 융합' 등 급변하는 최근의 시장 상황에서는 '패스트 팔로우어 전략'이 사실상 무용지물이 됐다는 게 그의 지적이다.
LG전자의 2분기 실적이 단적인 예다. 영업이익이 1년만에 10분의 1 토막 수준으로 급락한 것. 대내외 악재가 겹쳤지만 무엇보다 '한박자 느렸던 스마트폰 대응전략'이 결정적인 이유로 지목되고 있다. 지난해부터 스마트폰 시장이 급팽창하게 될 것이란 전망이 줄곧 제기됐지만, '시장이 형성되면 그때 가서 따라 잡겠다'는 안일한 판단이 문제였다.
뒤늦게 스마트폰 시장에 합류했지만, 하루가 다르게 요동치는 스마트폰 시장은 후발사업자들이 따라붙을 만한 시간적 여유조차 주지 않았다. 결국 만 4년만에 휴대폰 사업이 적자 전환되고, 이로 인해 전사적인 위기를 불러왔다.
반대로 같은 기간 사상최대 실적을 기록한 삼성전자도 마찬가지다. 분기 영업이익 5조원을 돌파한 사실상의 이유는 반도체와 LCD 사업 덕분이다. 실제 2분기 반도체와 LCD의 영업이익 합계(3조8200억원)는 전체 분기 영업이익의 76%에 해당한다. 반도체와 LCD는 삼성전자가 오랫동안 시장 패러다임을 주도해왔던 '퍼스트 무버(First Mover)' 사업군이다. 반도체나 LCD 외에 삼성이 4년간 주도권을 쥐고 있는 TV 사업부문만이 그나마 경쟁사들에 비해 선방했다.
반면 휴대폰, 생활가전 등 다른 품목들은 상당한 고전을 겪어야했다. 특히 휴대폰 부문은 영업이익률이 한자릿수로 떨어지는 수모도 당했다.
제품과 가격 경쟁력으로 선두업체를 따라잡던 '패스트 팔로우어' 전략으론 더 이상 경쟁력이 없다는 사실이 이번 양대 전자기업의 2분기 성적표의 교훈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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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가 더 문제다. 휴대폰 시장에서 촉발된 스마트 융합 패러다임은 PC(태블릿PC)로, 또다시 TV로 빠르게 옮겨 붙고 있다. 자칫 한순간 방관했다가는 언제 또다시 위기상황을 불러올 수 있다.
애플과 구글처럼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고 생태계를 주도하는 '퍼스트 무버' 전략이 융합시대의 유일한 생존 전략임을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