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현대차, 외국선 국민기업인데…

[기자수첩]현대차, 외국선 국민기업인데…

박종진 기자
2010.10.05 08:27

"일본 자동차회사와 다르네요. 벽돌공장에 지붕만 얹는 식이 아니라 제대로 된 최신 공장입니다."

지난달 21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현대차 공장 준공식에서 러시아정부 관계자가 감탄하며 이렇게 말했다. 첨단 자동화설비를 갖춘 현대차 공장을 둘러본 러시아 측 인사들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여느 신흥국과 마찬가지로 러시아는 자국 자동차산업 육성에 애를 쓰는 중이다. 러시아 현지에서 생산된 차량에만 각종 정부 지원을 집중하고 수입차는 바짝 경계하고 있다. 한 러시아 측 인사는 "현대차는 이곳에서 이익만 빼내가겠다는 자세가 아니라 진짜 투자하려는 진정성을 보였다"고 귀띔했다. 현대차는 현지 공장 준공을 계기로 '러시아 국민기업'으로 변신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러시아에서 확인한현대차(531,000원 ▼25,000 -4.5%)의 브랜드 인지도는 대단했다. 택시기사도, 아이스크림가게 점원도 현대차를 모르는 경우가 없었다. 기자가 시험삼아 일본인이라고 소개했는데도 주저없이 현대차의 품질이 최고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는 이도 있었다.

'글로벌 현대차'의 면모는 미국에서도 확인된다. 현대차는 미국 공장에서 생산된 '신형 쏘나타' 14만대 가까이를 전량 리콜조치했다. 조향장치 연결부분에 일부 부품이 변형돼 방향 조정에 문제가 일어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더구나 이번 리콜의 단초가 된 건 단 2건의 소비자 신고였다. 현대차는 조립 과정에서 특정 부품에 이상이 생겼고 문제된 차량 외에 다른 차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즉 부품교환이 아니라 안전한지 확인해주기 위해 즉각 자발적 리콜을 단행했다. 매우 적극적인 대응이다.

정작 현대차의 이런 위상은 국내의 인식과 다소 거리감이 있어 보인다. 리콜을 예로 든다면 국내에서 2건의 신고에 신속한 대응이 나오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미국과 한국의 절차가 다를 수 있겠지만 웬만큼 목소리를 내지 않고서는 '무상수리'조차 받기 어렵다고 지적하는 소비자가 적잖다. 현대차가 안방에서 더욱 사랑받는다면 글로벌기업으로 도약도 한결 쉬워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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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진 기자

재계를 맡고 있습니다. 개인이 잘되고 기업이 잘되고 그래서 나라가 부강해지는 내일을 위해 밀알이 되는 기사를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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