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저렴하게 파실 영맨(자동차 영업사원)을 찾습니다."
자동차 사이트나 자동차 동호회카페 등에 빈번히 올라오는 글 중 하나는 '차를 싸게 파는 영업사원'을 찾는 것이다. 준중형차는 최하 50만원, 중형차는 100만원은 할인을 받아야 한다는 '주문'을 읽다보면 제값 주고 산 사람은 바보가 된 느낌까지 들 정도다.
얼마 전 국내 완성차업체의 판매대리점 영업소장이 고객에게 받은 자동차 구매대금 수십 억원을 횡령하고 잠적한 사건이 발생했다. 제대로 된 계약서를 작성하고 정식계좌에 돈을 입금했다면 영업사원이 사고를 내도 차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이번에 피해를 본 고객 명의로 된 공식 계약서가 없었고, 구매대금 역시 회사통장에 입금된 적이 없다고 한다. 회사 입장에서 보면 피해자들은 '유령고객'인 셈이다.
잠적한 영업소장은 "특별할인을 해주겠다"며 고객들을 유인했다고 한다. 그는 정상가격보다 낮게 차를 사려면 다른 거래방식을 택해야 한다면서 공식계좌 대신 개인계좌로 대금을 받았다. 피해고객들은 개인계좌 입금을 꺼리면서도 수백 만원이나 싸게 차를 살 수 있다는 유혹에 넘어가 뭉칫돈을 입금했다.
자동차 영업현장에선 가격비교만으로 차를 사려는 사람이 많을수록 이런 유형의 사고가 계속나올 것이라고 지적한다.
완성차업체의 한 영업소장은 "전화상담을 거쳐 팩스로 계약서를 주고받은 후 신차를 탁송으로 인도하면 영업사원이 고객 얼굴을 전혀 보지 않은 채 거래를 끝내게 된다"며 "최근에는 더 많은 할인을 받기 위해 아예 영업사원 얼굴을 보지 않는 고객도 있다"고 말했다. 대개 승용차가 집 다음으로 비싼 재산인데다 서비스 등 꼼꼼히 챙길 사안이 많은데 가격만 염두에 두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얘기다.
자동차업체들도 대리점 등 판매관리에 보다 유의해야겠지만 무조건 싸게만 사겠다는 소비자들의 인식이 바뀌지 않는 한 '유령 영맨'도 자주 등장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