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현대차와 김연아가 닮았다?

[기자수첩]현대차와 김연아가 닮았다?

안정준 기자
2011.02.18 06:08

2년 전 미국의 한 피겨잡지 표지모델을 장식한 김연아의 화장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지나치게 어두운 색조화장에 볼터치도 강해 순수함을 강조하는 한국식 메이크업 관점에서 보면 '촌스럽다'는 게 핵심이었다.

하지만 국내에서 나온 비판과 달리 김연아의 '현지 화장법'은 미국에서 통했다. 이유는 단순했다. 미국인들은 우리 시각에서 '촌스러운' 화장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우연이지만 김연아 선수를 광고모델로 등장시켜 효과를 본현대자동차(531,000원 ▼25,000 -4.5%)도 비슷한 논란에 휩싸였다. 글로벌 메이커로 도약하기 위해 추진 중인 디자인철학 '플루이딕 스컬프처'(유려한 역동성) 때문이다. '플루이딕 스컬프처' 개념이 곳곳에 녹아든 'YF쏘나타'는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미 승용차부문 최다판매 순위 8위에 올랐다. 말 그대로 미국에서는 '플루이딕 스컬프처'가 먹힌 셈이다.

반면 안방인 한국에선 반응이 신통찮다. '쏘나타'는 지난해 월별 판매실적에서기아차(151,800원 ▼5,100 -3.25%)'K5'에 1위 자리를 내줬다. 12년간 국내 승용차시장 베스트셀링카 자리를 지킨 '쏘나타'의 명성에 걸맞지 않은 성적표다. 일부에서는 '플루이딕 스컬프처'에 '곤충룩'이라는 별명까지 달아줬다. 차체 실루엣에 역동성을 주기 위해 집어넣은 캐릭터라인들이 곤충을 연상시킨다는 이유에서다.

'플루이딕 스컬프처'와 김연아 화장법을 둘러싼 논란은 거의 같은 구조다. 하지만 차 디자인은 화장처럼 수시로 바꿀 수 없다. 주요 수출시장인 미국에서 잘 통하는 디자인을 전면 수정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국내 소비자들의 지적을 무시하기도 어렵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최근 출시된 '신형 아반떼'와 '5세대 그랜저' 모두 '플루이딕 스컬프처'의 계보를 잇지만 "곤충 같다"는 비판이 더이상 나오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들 모델에 대한 미국내 반응 역시 좋은 편이다.

'플루이딕 스컬프처' 논란의 해답은 조만간 나올 전망이다. 세계 최대 자동차시장으로 떠오른 중국의 반응을 보면 어느 정도 답이 나올 것같다. 오는 3월부터 '신형 쏘나타'가 중국에서 판매된다. '플루이딕 스컬프처'가 너무 앞서간 것일까, 아니면 우리의 취향이 독특한 것일까. 그 결론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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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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