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인' 유경선 회장, 하이마트 선 회장에 강력대응 이유

'철인' 유경선 회장, 하이마트 선 회장에 강력대응 이유

반준환 기자
2011.11.25 14:28

하이마트(7,800원 ▼90 -1.14%)경영권을 놓고 유진그룹과 전문 경영인 선종구 회장과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하이마트가 25일 예정된 동맹휴업을 철회하면서 최악의 국면은 피했으나 사태해결은 간단치 않아 보인다.

최대주주이면서도 경영에는 간여하지 않았던 유진그룹은 사실상 주인 역할을 했던 하이마트 창업주 선 회장을 축출하겠다고 마음을 굳혔고, 선 회장도 마지막까지 항전하겠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어 보인다.

유 회장은 24일 오후 하이마트 직원들에게 보낸 e메일에서 "선 회장이 사실상 배임행위를 하고 있다"고 할 정도로 감정이 크게 상한 상태다.

유진그룹은 하이마트 동맹휴업 조짐이 있자 "고객신뢰를 무너뜨리는 동시에 공동대표인 유 회장과 협의가 없는 독단적인 행동"이라며 "발생할 수 있는 손실에 대해 모든 조치를 강구할 것"이라고 강한 어조로 경고하기도 했다.

유 회장이 강경책을 들고 나오게 된 까닭은 하이마트가 주력 계열사로 갖는 역할 이상의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하이마트는 끊임없는 M&A를 통해 사세를 키운 그의 의지와 성장사가 집약된 상징이다.

'철인(鐵人) CEO'라는 수식어가 붙는 유 회장은 중소 레미콘업체에 불과했던 유진그룹을 20여년 만에 재계 30위권까지 진입시킨 주인공이다.

유진그룹의 모태는 유 회장의 부친인 유재필 명예회장이 1969년 설립한 영양제과공업이다. 유 명예회장은 군부대에 건빵을 납품해 모은 자금으로 1984년 레미콘 사업에 뛰어들어 유진기업을 세웠고 유 회장은 이듬해부터 경영에 본격적으로 참여했다.

이후 유진그룹은 거침없는 성장가도를 달렸다. 1986년 58억원에 불과했던 그룹 전체 매출은 2005년 8500억원으로 커졌고, 올해는 금융부문을 포함해 총 5조원 이상을 예상하고 있다. 불과 25년만에 외형을 1000배 가까이 키운 셈이다.

유진그룹이 이 같은 위치로 성장한 것은 유 회장이 추진한 과감한 M&A를 기반으로 하는데, 무엇보다 2007년 전후 대형 딜에서 수차례 성공한 영향이 컸다.

유진그룹은 2006년대우건설(32,200원 ▲50 +0.16%)인수전에서 고배를 마셨으나 이듬해 1761억원을 투자해유진투자증권(6,400원 ▲420 +7.02%)(옛 서울증권) 인수를 마무리했고, 이어 로젠택배(인수가 300억원), 한국통운(200억원), 한국GW물류(40억원)를 품에 안는데 성공했다.

그해 말에는 하이마트 인수에 9500억원을 써내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 불과 1년 남짓한 시기에 사세가 폭발적으로 커진 것이다. 유 회장이 '샐러리맨의 신화'로 불리는 강덕수 STX그룹 회장과 종종 비교되는 배경이다.

하이마트는 현재 유진그룹 총매출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초창기 레미콘에서 시작한 유진그룹의 포트폴리오 중심축이 명백히 가전유통으로 전환했다는 얘기다.

유 회장은 해외진출 등 하이마트의 사업영역 확대를 통해 2020년까지 '재계 20위권'에 진입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제2의 도약'의 열쇠는 하이마트의 성공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 경영권 분쟁은 전문경영인 체제의 독자운영을 주장하는 선 회장의 반발로 촉발됐으나, 유 회장 입장에서도 '친정경영'을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는 뜻이다.

자칫 조직이 흔들릴 경우 앞으로 유진그룹의 성장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점도 강경대응에 나서게 된 배경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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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준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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