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현 삼성 부회장, 직원들에게 "일찍 퇴근하라"

권오현 삼성 부회장, 직원들에게 "일찍 퇴근하라"

오동희 기자
2011.12.08 11:46

창의적 사고를 위해선 물리적, 정신적인 시간여유가 있어야

"창의적 사고를 위해 일찍 퇴근해서 가정적인 가장이 되라."

7일 삼성전자 DS사업총괄 부회장으로 승진한 권오현 부회장이 평소 직원들에게 자주 던지는 말이다. 부회장으로서 DS사업총괄을 어떻게 이끌고 있고, 앞으로 이끌어갈지를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권 부회장은 평소 임원과 간부들에게 "가족들과 대화를 많이 해야 한다. 가정도 제대로 돌보지 못하는 사람이 어떻게 창의적인 사고를 할 수 있겠느냐"며 가정적인 가장을 강조한다.

이는 이건희 삼성 회장이 늘 강조해온 여유를 통한 입체적인 사고와 맞닿아 있다.

이 회장은 자신의 에세이 '생각 좀 하며 세상을 보자'(著 1997년)에서 "기업이 직원들에게 적당한 여가를 제공하는 것은 시대 변화의 추세를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기업 측에도 보탬이 된다"면서 "직원들이 여가를 잘 활용해 가정에 대한 봉사, 취미활동, 독서, 공부를 한다면 입체적인 사고가 가능해져 회사 업무 향상에 이바지 할 것"이라고 강조해왔다.

이 회장은 또 "가장의 역할을 충실히 하고 가족들과 자주 대화하자. 삶의 질을 높이려면 가정과 직장, 사회간 조화를 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곤 했다.

권 부회장은 이 회장이 14년 전 자신의 에세이에서 강조한 입체적 사고를 위한 '가정에서의 여유'를 반도체와 LCD 생산 현장에서 '정시 퇴근론'을 통해 접목시키고 있다.

삼성전자 DS사업총괄 관계자는 "권 부회장이 스스로 오후 5시 30분을 넘겨 퇴근한 적이 거의 없을 정도로 솔선수범하고 있다"며 "직원들에게 일을 할 때 집중하고, 일찍 퇴근해서 가정에 충실하면서 자기계발에 힘쓰라고 당부한다"고 말했다.

권 부회장은 형식적이고, 의례적인 것을 싫어하는 스타일로 일도 스마트하게 하는 것을 좋아한다.

권 부회장은 일 없이 임원들 눈치 보며 퇴근을 못하는 직원들이나, 밸류(가치)를 만들지 못하는 서류작업에 시간을 쏟는 일, 장시간 진행되는 회의 등을 자제토록 해 상당한 시간을 줄이고 있다고 한다.

권 부회장은 세계 1위에 올라설 때까지는 '워크하드(Work Hard)'로 가능했으나, 이제는 워크하드로는 버틸 수 없다며, 세계 1위를 수성하기 위해서는 워크스마트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는 창의적으로 일을 하기 위해서는 물리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시간적 여유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 부회장은 "물리적, 정신적으로 시간 여유가 있다고 해서 반드시 모두 다 창의적인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창의적이기 위해서는 반드시 물리적 시간적, 여유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시간적 여유가 창의적 사고의 필요조건이라는 얘기다.

창의적인 사고의 결과가 하나둘 나타나고 있다. 삼성과 애플이 치열한 특허경쟁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도 삼성전자의 경쟁력 있는 부품은 애플이 적극 채용하고 있다.

일례로 애플의 맥북에어에 들어간 삼성전자 SSD(솔리드스테이트디스크)의 경우 경쟁자인 도시바가 1개의 SSD에는 1개의 컨트롤러를 써야 한다고 생각할 때, 과감히 3개의 컨트롤러를 탑재해 고부가 제품으로 승부해 호평을 받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반도체 부문의 실적을 보더라도 워크스마트의 결과를 알 수 있다"며 "경쟁자들과의 상대적인 경쟁력이 더 벌어지고 있다. 이런 격차를 뒷받침하는 것이 창의적 아이디어를 이끌어낼 수 있는 문화적인 차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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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희 산업1부 선임기자

'기자의 생명은 현장에 있다' 머니투데이 산업1부 선임기자(국장대우)입니다. 추천도서 John Rawls의 'A Theory of Just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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