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정부와 공기업의 '이상한' 난타전

[기자수첩] 정부와 공기업의 '이상한' 난타전

김지산 기자
2012.01.18 04:45

"이건 협박이다." "불가피한 요청이다." 국토해양부와 그 산하 공기업인 코레일이 볼썽사나운 다툼을 벌였다.

지난해 말 코레일이 국토해양부에 하루 12회 운행하는 경의선 문산-임진강·도라산간 안보관광열차 운행 중단을 요구했다가 16일 거절당하자 빚어진 일이다. 코레일은 경원선 동두천-신탄리간 열차를 하루 34회에서 20회로 축소해달라는 요청도 했으나 역시 거절당했다.

코레일은 국토부가 '알짜' KTX노선 일부를 민간에 위탁하면 적자가 더 커져 이런 요청을 할 수밖에 없다고 항변한다. KTX 운행에서 발생하는 흑자에 기대 '공익적'으로 적자노선을 운행해왔지만 앞으로는 감당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국토부는 코레일이 경영개선 노력에 나서기는커녕 시민의 불편을 볼모로 정부의 발목을 잡으려 한다고 인상을 찌푸렸다. 한발 더 나아가 코레일에 지급하는 적자보조금이 제대로 쓰이는지 살펴보겠다고도 했다.

해당 적자노선 이용객들은 펄쩍 뛸 일이다. 코레일 측이 "이런 불편이 정부 방침 때문"이라고 설명하면 그 비판의 화살이 정부로 향할 수 있다. 이것이 국민에 대한 호소로 이해될지, 정부에 대한 압박으로 받아들여질지 예단하기 어렵다.

하지만 국토부가 새해 업무보고에서2015년부터 수서발 KTX를 민영화하겠다고 발표한 후 코레일과 벌이는 싸움은 도를 넘어섰다. 국토부 일각에선 코레일의 회계장부도 믿지 못하겠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정부에 비판적인 여론은 '흑자' KTX가 아니라 적자노선을 민영화하는 게 순리에 맞지 않냐고 지적한다. 그게 구조조정이고 경영합리화 아니냐는 것이다.

정부가 요지부동인 건 2004년 수립한 철도구조개혁기본계획 때문이다. 국토부는 신규노선 또는 독자적으로 운영이 가능한 곳에 민간을 참여시키도록 했다고 근거를 제시한다. 흑자사업을 내놔야 기업들이 달려들고 철도 경쟁체제가 이뤄질 거라는 얘기다.

과정이야 어찌됐든 결과는 KTX의 큰 덩어리는 민간에 떼주고 적자 일반철도는 여전히 국가재산으로 남는다. 정부 구상대로 경쟁체제가 도입되면 코레일의 영업적자 5500억원(2010년)이 흑자로 돌아설까. 그 로드맵이 명확하지 않으면 진흙탕 싸움이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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