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항공우주사업본부 내 복합재 제작 현장
지난달 30일 부산에 위치한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 내 '복합재 2공장'에 방문했을 때 길이가 5m는 돼 보이는 확성기 모양의 항공기 후방동체(After body) 제작이 한창이었다.
후방동체는 보잉사가 야심차게 내놓은 신형 주력기종 드림라이너 B787기에 장착되는 구조물의 일부다. 대한항공은 후방동체 등 이 기종의 6개 분야 제작에 참여하고 있다. 원형의 중심을 축으로 잡고 느리게 돌리며 성능 테스틀 진행 중이었다.
드림라이너 대부분의 동체엔 전통적인 항공기 동체재료인 알루미늄합금이 아닌 탄소복합재가 쓰인다. 고유가 시대 비행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이건영 사업관리팀장은 "B787에 들어가는 후방동체도 탄소강화섬유를 사용한다"며 "자동적층장치(AFT)를 이용해 직물을 쌓듯이 제작하는 게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섬유직물을 몇 겹씩 둘러싸는 방식으로 제작하는 데 강도는 같은 무게의 알루미늄보다 3배 높다. 다시 말해 알루미늄과 똑같은 강도로 제작하면 무게는 3분의 1로 줄어드는 셈이다.
대한항공에 따르면 보잉의 협력사 가운데 탄소복합재를 이용해 구조물을 제작하는 곳은 대한항공을 포함해 5곳밖에 되지 않는다.
대한항공은 B787 공동개발을 위해 설비투자만 800억원을 들였다. B787 구조물 수출사업은 지난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70대 분량을 납품했다. 2015년에는 수출량이 3배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에어버스의 베스트셀러 기종 A320 항공기 주날개 끝 구조물 '샤크렛(Sharklet)'도 대한항공이 만든다. 폭 1.6m, 길이 3.3m 크기의 주날개 끝에 'ㄴ'자 모양으로 꺾인 부분인데 역시 탄소복합재로 제작되고 있었다.
A320은 보잉 737과 경쟁관계에 있는 에어버스 기종이다. 날개끝이 이렇게 되면 "공기 저항을 줄여 연료효율성이 3.5% 높아진다"고 이 팀장은 설명했다.
에어버스가 드림라이너에 맞서 개발중인 A350에 납품하는 화물 출입문(Cargo door) 역시 탄소복합재로 만드는 등 이 소재를 활용한 항공기 구조물 제작 영역은 빠르게 커지고 있다. 대한항공은 A350 화물 출입문과 A320샤크렛 등을 올해부터 본격 양산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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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복합재를 활용한 항공기 구조물 사업은 대한항공의 새로운 수익원으로 빠르게 부상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2015년까지 항공우주사업본부에서 매출 1조원을 목표로 설정했다. 1조원 가운데 민항기 구조물 제작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60%에 달한다. 지난해 항공우주사업본부 전체 매출 5460억원에서 민항기 구조물 제작 비중이 43%였던 것과 비교하면 의미가 크다.

대한항공은 앞서 2000년과 2006년 보잉사로부터 최우수 사업 파트너로 선정되면서 항공기 구조물 제작 능력을 검증받았다.
최준철 항공우주사업본부장(전무)은 "탄소복합재를 활용한 날개 일부 부품은 보잉사의 다수 기종에 납품하고 있다"며 "우리가 납품하지 않으면 비행기 생산이 중단될 정도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