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 증권사 국내 주간사로 선정
국내 유일의 항공기 제작업체한국항공우주(185,900원 ▲1,700 +0.92%)산업(이하 KAI)의 매각 작업이 본격화된 가운데 KAI의 대주주인 삼성그룹과 현대차그룹이 각각 같은 계열 증권사를 매각 주간사로 추천한 것과 관련, 잠재적 인수후보군으로 거론돼던 이들 그룹이 KAI 인수 의사가 없음을 시사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KAI의 대주주인 정책금융공사, 삼성테크윈, 현대자동차, 두산그룹 측(DIP홀딩스, 오딘홀딩스) 등으로 이뤄진 KAI 주주협의회는 최근 KAI의 국내 매각 주간사로 산업은행 인수·합병(M&A)실, 삼성증권, HMC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등 4개사를 선정했다.
정책금융공사 관계자는 "각 대주주들로부터 주간사를 하나씩 추천받았다"며 "정책금융공사는 산업은행 M&A실, 삼성테크윈은 삼성증권, 현대차는 HMC투자증권, 두산그룹 측은 미래에셋증권을 각각 추천했다"고 말했다.
최대주주인 정책금융공사는 KAI의 지분 26.7%를 갖고 있고 삼성테크윈와 현대차, 두산그룹 측은 각각 지분 10%씩을 보유하고 있다. 두산그룹 측의 경우 두산그룹의 특수목적회사(SPC)인 DIP홀딩스가 5%, 미래에셋 사모투자펀드(PEF)와 IMM PEF가 출자한 오딘홀딩스가 5%를 나눠갖고 있다.
만약 삼성그룹, 현대차그룹, 두산그룹 가운데 한곳이라도 KAI 인수전에 뛰어들게 되면 이해상충 등을 이유로 매각 주간사에 제외된다. 그러나 계열사가 인수전에 참여한다면 사후적으로 매각 주간사에서 제외되더라도 그 이전에 KAI에 대한 기업실사(Due Dilligence) 등을 통해 내부정보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 지난해 삼성증권이 CJ그룹의 대한통운 인수자문사를 맡았다가 이후 삼성SDS의 인수전 참여로 자문 계약이 중도 해지되며 구설수에 휘말린 사례가 있다.
따라서 삼성그룹, 현대차그룹이 각각 계열 증권사를 추천한 것은 KAI 인수전에 참여할 의지가 크지 않음을 보여주는 방증인 셈이다.
한편 정책금융공사는 오는 27일 이전에 KAI 매각 공고를 내고 본격적인 매각 작업에 착수할 계획이다. 외국계 매각 주간사는 매각 공고와 함께 제안요청서(RFP)를 발송한 뒤 다음달초에 선정할 예정이다.
정책금융공사 등은 KAI의 지분 40% 이상을 매각할 계획이다. 이날 종가 2만8500원을 기준으로 KAI의 시가총액은 2조7780억원이었다. 시가 기준으로 매각 금액은 1조1000억원 이상인 셈이다.
현재 KAI의 인수 후보로는 대한항공을 주력 계열사로 하는 한진그룹 등이 거론된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지난 2009년 3월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단 회의에서 "(KAI 인수에) 당연히 관심이 있다"며 "때가 되면 (인수)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밖에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업체들이 KAI 인수전에 뛰어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