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지사기(Ponzi Scheme)'라는 말은 1920년대 미국 보스턴에서 희대의 다단계 금융사기극을 벌였던 찰스 폰지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실제 자본금을 들이지 않고 고수익을 미끼로 투자자들을 끌어 모은 다음 나중에 투자하는 사람의 원금을 받아 앞사람의 수익금을 지급하는 사기수법을 가리키는 용어다.
폰지는 45일 후 원금의 50%, 90일 후 원금의 100%에 이르는 수익을 보장하며 투자자를 모집했고 투자자들은 약정된 수익금이 실제 지급되자 재투자를 하는 한편 주변 사람들을 2차 투자자로 끌어들였다. 소문이 퍼지면서 미국 전역에서 4만여명의 투자자가 몰려들었고 투자액은 1500만달러로 급속히 불어났다.
백수였던 폰지는 불과 몇 달 만에 전도유망한 젊은 투자가로 급부상했다. 하지만 결국 폰지의 사기행각은 사업의 지속 여부에 의심을 갖게 된 투자자들이 하나 둘 투자금을 회수하면서 순식간에 종말을 맞았다. 당시 평균 은행이자율이 4%인 상황에서 허황된 감언이설에 속은 투자자들은 피땀 흘려 모은 돈을 일순간에 허공에 날리고 만 것이다.
얼마 전 '국민석유회사'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소비자들로부터 직접 설립자금 1000억원을 모아 정유사를 설립하고 기름값을 20% 저렴하게 공급하겠다는 것이 목표다. 국민들의 반응은 '폭발적'이다. 공개적으로 '1인 1주 갖기' 운동을 시작한지 5일만에 200여억원이 넘는 돈이 모였다.
이런 속도라면 당초 연말로 예상했던 설립 시기를 훨씬 앞당길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그동안 국민들이 '싼 기름'에 얼마나 목말라 있었는지 단적으로 보여준다. 다만 문제는 이렇게 모인 돈이 제대로 쓰일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국민석유회사의 추진 계획 대부분은 베일에 가려져 있다.
부지확보 진행과정을 비롯해 턱없이 부족한 설립자금 충당계획, 대안으로 제시한 시베리아·캐나다산 원유 확보 상황 등등 핵심적인 내용에 대한 질문 대부분에 준비위원회는 추상적인 답변만을 내놓고 있다.
법인 설립 전이어서 실질적인 진행이 어렵다는 설명은 반대로 생각하면 실체가 명확하지 않은 단체에 많은 국민이 돈을 쏟아 붓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독자들의 PICK!
국민석유회사 측은 "기존 정유사들의 방해공작이 극심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모든 계획을 드러낼 수 없다"고 말한다. 국민의 돈으로 만들어지는 회사라는 것을 고려하면 무책임하게 들린다.
일각에서는 국민석유회사가 실현가능성보다는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대중의 관심을 끌려는 수단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석유회사가 실패로 돌아갈 경우에 대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나 투자금 보장 여부에 대해서는 그 어떤 언급도 없다는 점이다.
국민석유회사가 한국판 '폰지사기'로 끝나지 않기 위해서는 주주인 국민들의 적극적인 검증과 신중한 의사결정, 사업 주체들의 책임의식이 반드시 동반돼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