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광주광역시는 도시철도 2호선을 지상 고가 경전철로 계획해 예비타당성조사를 마쳤다. 그런데 지상고가 경전철은 도시미관이 손상된다는 민원이 많아 건설은 난항에 부딪혔고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이하 철도연구원)의 저심도 경전철 시스템을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저심도 경전철 시스템은 기존 지하철 건설기술을 이용한 것보다 1조원가량 투자비가 적게 든다. 이미 많은 다른 도시에서 저심도 철도개념을 도입하기 위해 검토 중이다.
많은 사람들은 아무리 좋은 기술이 나와도 새로운 방식은 전례가 없다는 이유로 도입을 꺼린다. 그런 점에서 광주광역시의 의사결정은 매우 개방적이고 도전적이었다. 광주광역시는 이를 통해 자신들의 도시철도 가치를 1조원 더 높였다. 철도기술연구원은 시속 430km 고속열차를 개발한 경험을 바탕으로 세계 최고의 명품 저심도철도 기술을 광주광역시에 적용해 세계에 선보일 계획이다.
매년 건설비 100조원을 들여가며 도로, 철도, 항만, 주택단지들이 들어서고 있다. 이런 대형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첨단기술개발을 받아들인다면 더 많은 건설비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새로운 기술은 원리를 이해하면 매우 간단한데도 많은 사람들은 이런저런 이유를 대가며 기술 적용을 거부한다. 우리는 지금도 고정관념에 스스로를 묶어놓고 많은 시간과 비용을 낭비하고 있을지 모른다. 그런 의미에서 고정관념은 엄청난 비용을 유발한다.
반대로 과학은 제품의 부가가치를 크게 높일 수 있다. 그래서 많은 이들은 과학에서 희망을 찾는데 익숙하다. 과학자들은 그들만의 순수성 때문에 정치적 의사결정에서 일시적으로 소외되기 십상이지만 과학자들이 낸 성과로 우리 삶은 더 나날이 윤택해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세계 190여개 국가 중 거의 모든 면에서 10위권에 드는 선진국이다. 우리보다 선진국이 한다는 이유로 똑같은 기술을 개발한다면 천문학적인 투자비를 들이는 기술개발 외에 더 이상 할 게 별로 없다. 이제는 선진국이 하지 않는 기술을 개발해야 할 때다. 이를 통해 세계 기술개발시장을 선도해야 한다.
연구개발이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선진국과 다른 우리만의 고유가치를 갖는 기술을 추구해야 한다. 이런 기술개발은 행복한 상상력을 발휘하고 탁월한 기술력을 통해 검증하고 구현해야만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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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복합연구를 주로 하는 철도연구원의 연간 기술료 수입은 우리나라 전체 대학, 연구기관을 통틀어 2위다. 1인당 기술료 수입은 전체 1위다. 자신은 물론 서로간의 마음의 장벽을 열고 하는 융복합연구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한국 선수들의 런던 올림픽 승전보에 무더위까지 더해 한반도의 잠 못 이루는 밤이 이어지고 있다. 우리 선수들은 필자가 자라온 시절보다 훨씬 발랄하고 자신감 넘친 자기만의 생각과 방식으로 세계를 제패하고 있다. 매우 뿌듯하고 감동적이다.
우리 과학자들도 자신만의 독특한 생각과 방식으로 세계최고의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잠 못 이루는 날들을 이어가고 있다. 런던 올림픽에 출전한 선수들에게 보내주는 성원만큼 과학자들을 성원해줬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