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산업단지 정전 발생, 조선소들 터보엔진 동원 선박 방어
초강력 태풍 '볼라벤'이 한반도 서부지역을 휩쓸고 지나간 28일 해안 지역 산업단지들은 그야말로 진땀을 흘려야 했다.
태풍의 영향으로 여수 국가산업단지에서는 정전이 발생했다. 태풍의 중심이 지나간 군산 국가산업단지에서는 강풍과 너울에 대비해 구조물들을 고정시키고 야외 순찰을 도는 등의 작업이 온종일 이어졌다. 조선소들은 정박 중인 선박의 바람 반대쪽에서 터보엔진을 탑재한 소형 선박으로 밀어내는 등의 작업을 벌였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날 여수산업단지에서는 오전 6시55분쯤 태풍의 영향으로 LG화학·호남석유화학·한화케미칼·금호석유·대림산업·YNCC 등 6개 업체 사업장에서 순간 정전이 발생하면서 공장 가동이 일시 중단됐다. 호남석화를 비롯한 5개 공장은 곧바로 복구에 나서 30분~1시간 후부터 재가동에 들어갔지만 한화케미칼은 아직까지 공장이 멈춰있는 상태다.
여수산단내 화학공장 중에는 설비 특성상 정전이 발생했을 경우 관로를 지나가던 원료가 굳으면서 재가동에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 곳이 있다. 한화케미칼 관계자는 "아직 피해액이 산정되지는 않았지만 오늘 중 복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다른 기업들은 비상발전기 등을 이용해 곧바로 재가동에 들어가 피해가 크지 않은 상황이다.
여수산단에 공장이 있는 LG화학은 태풍에 의한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취약부분에 대한 사전점검을 마치는 등 태풍대비 태세에 만전을 기했다. 특히 초속 50m/s에 달하는 강풍에 대비해 설비 및 창고 건물 외벽 상태를 점검하고 취약지역에 대한 주기적인 현장 순찰 활동을 강화해 왔다. 또 많은 양의 폭우가 예상되는 만큼 공장 내 위치한 배수로들의 배수상태와 차단 밸브에 대한 일제 점검을 마쳤으며 공장 곳곳에 수중펌프 및 이동용 펌프카를 배치해 만에 하나 있을지 모르는 침수에 대비했다.
LG화학 관계자는 "각 공장별로 태풍의 영향에 따라 관심·주의-경계-심각의 세 단계로 위험단계를 설정하고 경계 단계에 이르면 생산·물류·공무·지원조직 등이 모두 연계된 비상대응 상황실을 운영해 조직적인 대응에 나선다"며 "이러한 준비 덕에 별다른 피해 없이 이번 태풍의 영향을 벗어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여수에 위치한 GS칼텍스 역시 지난 26일부터 상황실을 운영하며 24시간 비상대기 체제를 가동시켜 왔다. 선박 피해를 줄이기 위해 원유선 등은 태풍권 영향이 미치지 않는 안전한 곳에 대피시켰으며 시설 피해가 발생한 곳이 있는지 계속 살피고 있는 중이다.
전북 군산 소룡동 국가산업단지에 공장을 둔 두산인프라코어의 관계자는 "넘어질 수 있는 구조물들은 모두 옥내로 옮겨놓고, 출입구을 고정시키는 작업을 했다"며 "2시간마다 공장 주변을 순찰하면서 태풍으로 훼손된 곳이 있는지 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독자들의 PICK!
현대중공업 군산공장은 안벽에 계류돼 있는 선박 가운데 엔진 설치가 완료된 것들은 모두 동해 쪽으로 피항시키고, 아직 엔진 설치가 끝나지 않은 것들은 밧줄을 여러 겹으로 안벽에 묶었다.
거제도에 사업장을 둔 대우조선해양의 관계자는 "선박을 안벽에 두꺼운 밧줄로 묶어도 옆으로 밀려나는 것은 어쩔 수 없다"며 "강풍이 선박의 옆에서 불면 바람 반대쪽에서 터보엔진을 탑재한 소형 선박으로 밀어서 버티도록 하는 작업을 한다"고 말했다.
충남 대산산업단지에 위치한 현대오일뱅크 공장에서는 앞서 지난 25~26일 유조선의 하역작업을 중단하고 피항을 완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