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박용만 회장, 16년만에 두산매거진 '발행인' 뗐다

[단독]박용만 회장, 16년만에 두산매거진 '발행인' 뗐다

유현정 기자
2012.09.14 17:09

창간이후 줄곧 발행인직 유지 '애착'...회장직 전념위해 사퇴 "두산매거진 안팔아"

박용만두산(1,294,000원 ▲13,000 +1.01%)그룹 회장이 두산매거진이 발행하는 보그 등 5개 잡지의 '발행인' 자리에서 16년만에 물러났다. 회장 자리에 전념하기 위해서이며 두산매거진을 매각할 의사는 전혀 없다고 못박았다.

박회장은 지난주 열린 한 대학교 채용설명회에서 "두산매거진은 현재 계열사 중에서 가장 이익률이 높다. 이익을 못 내면 모르겠지만 잘 하고 있는데 팔아야 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날 한 대학생이 박 회장에게 "두산매거진에 가는 게 꿈"이라며 "두산매거진이 매각될 거란 뉴스를 보았는데 사실인가"라고 묻자 박 회장이 명료하게 대답한 것.

↑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 박 회장은 두산매거진 창간일인 1996년 8월부터 만 16년간 발행인을 역임했다. 지난 3월 30일 그룹 총수가 됐고, 4월에 발행인을 고영섭 오리콤 사장에게 물려줬다.
↑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 박 회장은 두산매거진 창간일인 1996년 8월부터 만 16년간 발행인을 역임했다. 지난 3월 30일 그룹 총수가 됐고, 4월에 발행인을 고영섭 오리콤 사장에게 물려줬다.

박 회장은 "내가 (두산매거진에) 애정을 갖고 있는 것은 맞지만 꼭 그래서만은 아니다"며 "잘 운영되고 이익을 내는 회사를 함부로 매각할 생각이 없다"고 설명했다.

박 회장은 이어 질문을 한 당사자에게 "안 팔 거니 안심하고 지원하셔도 된다, 원한다면 편집장을 소개시켜 주겠다"고 제안도 했다.

박 회장은 두산중공업, 두산인프라코어, 밥캣 등 굵직한 중공업 회사의 인수를 주도했다. 단순히 사업 외연의 확장이 아니라 소비재 내수 사업에서 수출 중심의 인프라지원(ISB)사업으로 회사의 정체성을 바꾸는 데에 지난 10여년간의 세월을 바쳤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박 회장이 보그 코리아, 보그 걸, 지큐, 얼루어 코리아, 더블유 등 5개 패션잡지를 발행하는 회사인 두사매거진에 이토록 애착을 갖는 이유는 무엇일까.

두산매거진은 1996년 8월에 창간했다. 당시 박 회장은 OB맥주 부사장을 역임하고 있었고 두산매거진이 창간하면서 초대 발행인을 맡았다. 그 해에 패션잡지인 보그 코리아를 발간했다. 박 회장은 당시 보그의 한국 발행 라이선스를 가져오기 위해 많은 힘을 쏟았다고 한다.

두산의 한 관계자는 "이후 두산매거진이 국내에서 발행한 외국 라이선스 잡지들에도 박 회장이 발행인으로서 상당히 많이 관여했다"고 말했다.

창간일부터 올 4월까지 만 16년 동안 두산매거진 발행 잡지의 '발행인' 직함을 달았던 박 회장은 최근 발행인 자리를 고영섭 오리콤 사장에게 물려줬다. 두산매거진은 두산그룹의 광고계열사인오리콤(5,910원 0%)의 독립된 사업부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현재 박용곤 두산그룹 명예회장의 장녀인 박혜원 씨가 두산매거진 전무로 있다.

지난 3월 30일 그룹 총수로 추대되면서 사업에 보다 전념하기 위해 발행인 자리에서 물러난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두산매거진에 대한 박회장의 애정이 식지 않았음은 채용설명회장에서의 답변을 통해 확인됐다.

두산그룹은 13일 계열사인 SRS코리아의 버거킹 사업을 국내 토종사모펀드인 보고펀드에 매각한다고 발표했다. 두산은 여태까지 14개 사업부를 매각하고 24개 사업을 새로 시작한 재계의 '인수합병(M&A)의 달인'이다.

그러나 두산매거진의 매각만큼은 당분간 상상하기 어려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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