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오릭스 "STX솔라 청산", "지분높이기 꼼수"

단독 오릭스 "STX솔라 청산", "지분높이기 꼼수"

오상헌 기자
2013.06.03 05:02

오릭스, STX솔라 청산계획 STX '반발'...청산시 오릭스 STX에너지 지분율 늘어

일본계 자본인 오릭스가 STX에너지의 자회사인 STX솔라를 청산한 후 STX에너지에 대한 지분율을 더 높이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확인됐다. STX에너지 공개매각 추진 시 회수금액을 극대화하거나 경영권 지분을 공고히 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그러나 STX그룹과 채권단이 반발하고 있어 논란이 일 전망이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TX에너지 1, 2대 주주인 오릭스와STX(3,530원 0%)그룹은 STX에너지 지분을 합친 후 '공개매각'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다. 오릭스가 지난 4월 교환사채(EB) 행사를 통해 STX에너지 최대주주로 올라선 후 경영권을 두고 갈등을 벌이던 양측이 타협점 찾기에 나선 것이다.

양측은 그러나 협상의 최대 쟁점인 지분율 조정 문제를 두고 다시 충돌하고 있다. 오릭스가 지난 해 3600억 원을 투자할 당시 계약내용에 포함된 보통주 전환가격조정(리픽싱) 조항을 근거로 지분율을 올리려고 시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릭스와 STX가 보유한 STX에너지 지분율은 현재 각각 50.05%, 43.15%. 하지만 오릭스는 지난 해 계약 당시 STX에너지의 경영권 보호를 명분으로 STX그룹이나 STX에너지에 경영상 문제가 발생하면 지분율을 조정할 수 있다는 리픽싱 조항(Refixing)을 포함시켰다. STX에너지 보유자산이나 계열사 가치가 하락하면 오릭스의 보유 지분율을 최대 88%까지 늘릴 수 있다는 내용이다.

이를 염두에 둔 오릭스는 최근 협상 과정에서 STX에너지의 태양광 사업 자회사인 STX솔라를 청산(청산가치 500억원)한 후 보유 지분율을 높이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STX솔라는 태양전지와 태양전지모듈 생산업체로 STX에너지가 86.7%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1/4분기 매출액 114억 원에 40억 원 규모의 영업손실과 54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특히 양측이 맺은 계약서엔 이사회에서 '만장일치'로 반대하지 않는 한 자회사를 청산해 오릭스의 지분율을 높일 수 있다는 조항이 계약서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STX에너지의 이사회 멤버 8명 중 이종철 오릭스 한국투자총괄대표 등 3명이 오릭스측 인사라는 점을 고려하면 애초부터 오릭스의 의도대로 STX솔라 청산이 가능한 구조인 셈이다.

STX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양측이 '공개매각'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오릭스가 '사욕'을 채우기 위해 '꼼수'를 부리고 있다는 것이다. STX는 우선 오릭스의 주장처럼 주요 계열사의 채권단 자율협약 신청은 STX에너지의 경영 상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 만큼 리픽싱 발효 조건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STX솔라의 자산 가치에 대한 공정 평가 없이 임의로 500억 원의 청산가치를 책정한 것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STX 관계자는 "청산가치와 존속가치를 공정하게 평가한 후 청산가치가 높을 때 회사를 청산하는 게 기본 상식"이라며 "이런 절차 없이 임의대로 청산가치를 책정한 것은 STX에너지 보유 지분율을 높여 사욕을 채우려는 의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채권단도 오릭스의 지분율 상승 시도에 반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릭스 지분율이 높아질 경우 STX에너지를 조기 매각해 유동성을 최대한 확보하겠다는 계획에 차질이 빚어지기 때문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양측의 구체적인 협상 과정에 대해선 아직 보고를 받지 못 했다"면서도 "누가 봐도 불공정한 계약 조항으로 인해 STX의 지분율이 감소하면 매각 회수대금이 줄어들어 채권단 공동관리와 경영정상화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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