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두산重-엔진-인프라코어 창원공장 가보니

김해공항에서 창원 방향으로 40분가량 차로 달리면 '두산볼보로'라는 이름의 큰 도로가 눈에 띈다. 국내 대표 공업단지인 창원공단의 관문이라 할 수 있는 이 도로는 약 3km로 2005년 완공됐다.
두산중공업(96,800원 ▲3,200 +3.42%)과두산인프라코어(13,800원 0%),두산엔진(46,550원 ▲3,200 +7.38%)등 약 8000여명의 두산 임직원이 매일 이 도로를 이용한다. 도로 끝 무렵의 두산중공업 창원 공장을 위시해 차로 10~20분 거리에 두산인프라코어 공장과 두산엔진, 두산DST 공장이 대규모 단지를 이루고 있다.

'쉬이익 쿵 쉬이익 쿵'. 두산중공업 주·단조 공장에 들어서니 거대한 크레인으로 운반된 수백t 짜리 쇳덩어리들이 1200도 넘게 달궈진 채 육중한 프레스기에 의해 형태를 갖춰가기 시작했다. 이곳의 가장 큰 자랑 거리는 1만3000t짜리 거대 프레스기. 이 프레스기가 남성 70만 명과 맞먹는 힘으로 700t짜리 쇳덩어리를 두드리며 돌리고 있다. 세계 각지 원전에 수출할 원자로의 몸체를 만드는 작업이다.
단조 작업을 마치고 원자력 공장으로 옮겨진 몸체는 가공, 용접, 품질검사 등의 과정을 거쳐 첨단 원자력 설비로 거듭나게 된다. 원자력 발전에 쓰이는 제품의 평균 수명은 40년. 40년을 주기로 원자로 등 핵심 제품이 교체된다. 안전이 최우선시 돼야 함은 두말할 것도 없다.
왕진민 두산중공업 원자력 공장장은 "원자로와 증기발생기가 원자력 발전의 핵심 제품이자 원자력 공장의 심장"이라며 "두산중공업 창원 원자력 공장의 매출 60% 이상을 차지하는 효자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단조공장 바로 옆 터빈공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축구장 9개가 들어설 수 있을 정도의 거대한 규모의 공장 곳곳에서는 국내외로 공급될 원전용 터빈 부품 제조가 한창이다. 보통사람 키의 최대 6~7배 정도 되는 대형 합금강을 깎아 발전기 터빈을 생산하는 공정은 꽤 까다로웠다. 발전기의 동력을 생산하는 핵심 부분인만큼 로터(터빈 회전축)에 수백 개의 블레이드(날개)를 하나씩 꽂는 공정은 한 치 오차가 없어야 한다. 이 때문인지 엔지니어들의 손놀림은 한 땀 한 땀 공을 들이는 장인의 손길처럼 정교하고 신중했다.
김청수 두산중공업 터빈공장 차장은 "터빈은 발전기의 심장격인 설비로 볼트 하나, 결합 부위 하나도 섬세하며 디자인부터 제작까지 자체기술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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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두산중공업이 발전설비 사업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지만 이 사업에 뛰어든 지는 30년 정도에 불과하다. GE, 지멘스, 알스톰, 미쓰비씨 등 글로벌 메이저 업체들은 발전기를 만든 역사는 100년이 훨씬 넘는다. 두산중공업이 실제 증기터빈 원천기술을 확보한 것은 터빈 생산 100년이 넘는 체코의 스코다파워를 인수한 지난 2009년부터다. 이로써 보일러-터빈-발전기로 이어지는 발전설비의 풀 라인업을 확보하게 됐다.
실제 두산중공업 발전 사업은 일원화 체계다. 설비 원료인 쇳물을 만드는 것부터 이를 모양에 맞게 단단하게 만드는 단조 공정, 터빈 완제품 생산까지 공정은 일원화돼 있다. 이런 경쟁력을 갖춘 곳은 두산중공업이 세계에서 유일하다.

두산중공업에서 10분 동안 차를 타고 이동하니 두산엔진 공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건물 앞에 적혀 있는 'No.1 Engine in the World(세계 엔진 1위)' 글자가 제일 먼저 눈에 들어왔다.
깔끔하게 정리된 공장 내부에서는 어마어마한 크기의 각종 엔진들이 쉴 새 없이 제작되고 있다. 두산엔진 공장의 특징은 전체를 3라인으로 나눈 점. 양쪽 라인에서는 중조립과 대조립을, 가운데 라인은 시운전을 마친 제품 등에 대한 출하 대기 라인으로 활용해 공간 효율성을 높였다.
엔진은 모두 모듈화 방식으로 제작되며 중조립이 끝난 엔진은 크레인을 통해 대조립 라인으로 이동한다. 여기서 최종 조립과 시운전을 거친다. 시운전을 거친 엔진은 출하 전의 상태로 포장돼 가운데 라인에서 대기한다.
세계 2위의 엔진생산 업체답게 '품질'에 대한 자신감은 대단했다.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자랑하는 조선산업에도, 전 세계 오지의 어둠을 밝히는 두산중공업의 발전기 속에도 두산엔진이 제작한 각종 엔진들이 탑재돼 있기 때문이다. 특히 세계 최대 규모인 1만80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대우조선해양 컨테이너선에 들어가는 엔진은 아파트 5층짜리 규모와 맞먹는 엄청난 크기를 자랑했다. 두산엔진은 자체 기술로 엔진을 생산해 내년 11월까지 순차적으로 납품할 계획이다.
김수길 두산엔진 차장은 "세계 최초로 제작되는 초대형 컨테이너선용 엔진을 대규모로 공급하게 된 것은 그 만큼 기술과 품질을 인정받은 것"이라며 "엔진을 만드는 모든 과정을 두산엔진 100% 자체 기술로 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동한 곳은 두산인프라코어의 공작기계 공장. 기계를 만드는 기계라는 뜻으로 항공, 조선, 건설, 자동차, 의료, IT, 에너지 등 전 산업에 필요한 부품 소재 기계를 만들 수 있는 기계를 두산인프라코어가 생산하고 있다. 공작기계라는 것이 생소해 보였지만 공장을 둘러보고서야 빠질 수 없는 핵심 기계를 만드는 곳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1년에 1만2000대 이상의 공작기계를 생산한다는 두산인프라코어 창원 공장. 평균 근속연수 24년의 숙련공들이 아침 일찍부터 250여종의 공작기계 (Machine Tool, Mother Machine) 제작에 여념이 없다.
오민교 공작기계BG 생산기술1팀 부장은 "처음에는 일본과의 기술협력으로 공작기계 사업을 시작했지만 이제는 일본 기업들을 뛰어넘는 기술력으로 평가받고 있다"며 "수년 안에 세계 공작기계 시장의 55%를 점유할 것으로 예상되는 중국에서 생산능력을 더 확대해 주도권을 잡아가겠다"고 말했다.
생산능력 확대를 위해 두산인프라코어는 중국 시장에서의 생산규모를 2016년까지 지금의 두 배 이상으로 늘린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