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미얀마 가스전, 13년 만에 생산 시작···향후 30년간 매년 3000억 수익 기대

미얀마 서부 해안의 짝퓨(Kyauk Phyu) 지역에서 헬기를 타고 북서쪽으로 약 105㎞를 날아가면 벵골만 해상에 우뚝 솟아 있는 철골 구조물과 만나게 된다. 국내업체의 해외 가스전 개발 역사상 최대 규모인 미얀마 가스전에서 생산된 가스를 처리하는대우인터내셔널(85,400원 ▲5,900 +7.42%)의 해상플랫폼이다.
지난 16일 눈으로 직접 확인한 해상플랫폼은 바다 위의 요새를 방불케 했다. 사방 어느 곳을 둘러봐도 수평선밖에 보이지 않는 망망대해 한가운데에 20층 건물 높이로 각종 파이프와 철근들이 쌓아 올려져 웅장한 위용을 갖추고 있었다.
해수면 위로 100m 이상 뻗어 올라간 플레어 타워(Flare Tower)에서는 지난달 22일부터 타오르기 시작한 노란 불꽃이 뜨거운 열기를 내뿜고 있었다. 본격적인 가스 생산을 알리는 신호다. 실외 4층, 실내 6층으로 이뤄진 축구장 크기의 해상플랫폼에는 150여명의 직원이 상주하며 하루 12시간씩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해저 생산설비에서 뽑아 올린 가스는 해상플랫폼에서 정제 처리된 뒤 약 100㎞에 달하는 해저 가스관을 거쳐 짝퓨의 육상가스터미널로 이동된다. 이렇게 모인 가스는 미얀마와 중국 내륙의 육상 가스관을 거쳐 중국 각 지역으로 보내진다.
대우인터는 지난 15일부터 중국 국영석유회사인 CNPC에 미얀마 가스전에서 생산된 가스를 판매한다고 밝혔다. 이제 막 생산을 시작한 미야(Mya) 가스전에 이어 내년 하반기부터는 쉐(Shwe)와 쉐퓨(Shwe Phyu) 가스전에서도 가스를 뽑아낼 계획이다.
◇年 3000억 수익···자원개발 전문기업으로 도약
미얀마 가스전 사업은 단순히 해외 자원개발을 성공적으로 이뤄냈다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일반적인 종합상사와 같이 트레이딩이 주력 사업이었던 대우인터의 체질을 완전히 바꿔 놓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대우인터의 이익구조는 트레이딩 67%, 자원개발이 27%의 비중을 차지했다. 미얀마 가스전은 가스 생산기간동안 연평균 3000억~4000억원의 세전이익을 가져다 줄 전망이다. 지난해 벌어들인 세전이익 1250억원의 2~3배에 달하는 금액으로, 수익 중심축이 트레이딩에서 자원개발로 빠르게 전환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높은 수익은 미얀마 가스전의 엄청난 매장량 때문이다. 미야·쉐·쉐퓨 등 3개 가스전의 가채매장량을 합치면 약 4조 5000억 입방피트에 달한다. 원유 환산 시 8억 1000만배럴에 해당하는 양으로, 국내 천연가스 소비량의 3년치와 맞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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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인터는 일일 2억 입방피트 생산을 시작으로 1년간의 단계적 증산(Ramp-Up) 기간을 거쳐 내년 하반기에는 일일 5억 입방피트(원유 환산 시 약 9만배럴)의 가스를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향후 25~30년간 가스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오는 2017년에는 자원개발 비중이 66%로 확대돼 이익구조가 완전히 뒤바뀌게 된다. 양수영 자원개발부문장은 "미얀마 가스전 개발을 계기로 무역 중심의 종합상사에서 자원개발 전문기업으로 도약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현재 해외 각지에서 석유개발·광물·식량 분야 등 총 15개 자원개발 사업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가시밭길 뚫고 일궈 낸 13년만의 결실
대우인터의 미얀마 가스전 사업이 안정적인 판매단계에 들어가면서 한국의 독자적인 기술력과 노하우가 빚어낸 해외 자원개발의 모범사례로 급부상하고 있다.
지난 2000년 탐사권 획득 후 중국에 판매 개시가 이뤄지기까지 미얀마 가스전 사업은 고난의 연속이었다. 미얀마 서부 해상은 1970년대 프랑스·일본·미국 등의 석유·가스 회사들이 7개 탐사정을 시추했지만 모두 실패할 정도로 개발이 어려운 곳이었다. 공동참여사인 인도 회사들 역시 2003년 탐사과정에서 중도 철수 결정을 내렸다.
사업 중단의 위기에 직면한 대우인터는 당시 워크아웃 상태로 투자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단독으로 탐사를 감행한다. 새로운 탐사 개념을 도입해 2004년 A-1광구에서 쉐 가스전을 발견한 대우인터는 2005년 쉐퓨에 이어 2006년 A-3광구에서 미야 가스전까지 발견하는 쾌거를 이뤘다.
당시 기술자들의 추가 시추에 대한 적절한 판단과 경영진의 기술자들에 대한 믿음, 빠른 의사결정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던 일이다.
13년이라는 기간 동안 약 2조원에 달하는 막대한 투자를 뚝심 있게 밀어붙인 결과는 향후 30여년간 안정적인 먹거리 확보와 함께 자원개발기업으로의 도약이라는 열매로 돌아왔다. 대우인터는 미얀마 가스전 사업에서 운영권자로 참여한 국내의 유일한 기업이 됐다.
미얀마 가스전의 총 매장량인 4조 5000억 입방피트는 지난 30년 동안 한국의 자원개발 기업들이 해외에서 발견한 석유·가스전 중 최대 규모다.
아울러 생산플랫폼과 해저·육상 가스관, 육상가스터미널 등 가스 시설물을 국내 기업인 현대중공업이 EPCIC(설계·구매·제작·운송·설치)업체로 일괄 제작했다는 점에서도 해외 자원개발 사업의 새로운 이정표로 삼기에 충분하다는 평가다.
양수영 부문장은 "미얀마 가스전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대우인터 임직원들이 특유의 도전 정신을 발휘해 일궈 낸 것으로 모두의 땀과 눈물이 배어 있는 사업"이라며 "많은 역경을 이겨내고 십 년이 넘는 세월동안 숙원이었던 가스전 생산을 시작하게 돼 감격스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