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품은 삼성에버랜드 1일 새출발

'패션' 품은 삼성에버랜드 1일 새출발

정지은 기자, 송지유
2013.12.01 16:58

패션사업, 에버랜드 최대 매출처로…직원들 분위기 '덤덤'

삼성에버랜드가 1일 제일모직의 패션사업을 품에 안으며 새롭게 출발한다. 양도 결정은 이미 알려졌지만 공식 양도돼 사업재편이 본격화되는 것은 이날부터다.

삼성에버랜드는 이날 제일모직의 패션부문에 대한 편입을 완료했다. 지난 9월23일 이사회에서 재일모직을 1조500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한지 70일만이다.

삼성에버랜드는 제일모직이 보유한 패션 디자인 역량을 골프와 리조트 등 기존 사업에 접목할 계획이다. 삼성에버랜드가 그 동안 테마파크와 골프장 운영 등에서 축적한 노하우와 결합해 △아웃도어 △스포츠 △패스트 패션 등에서 시너지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당시 김봉영 삼성에버랜드 사장은 "패션사업을 중장기 성장의 한 축으로 적극 육성하고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모멘텀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에버랜드, 최대 매출사업 바뀐다=이번 사업구조 재편으로 삼성에버랜드의 최대 매출사업은 부동산과 건축, 빌딩자산관리 사업인 E&A(엔지니어링&에셋)부문과 급식 및 식재료 사업인 FC(푸드 컬처)부문에서 패션사업으로 바뀌게 됐다.

지난해 삼성에버랜드의 매출액은 3조36억원이다. 사업부별로 보면 E&A가 전체 매출의 약 46%인 1조3705억원을 책임졌고 FC부문이 1조2742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42%였다. 같은 기간 제일모직의 패션부문 매출은 1조7751억원으로 삼성에버랜드 E&A사업 매출보다 약 30% 높은 수준이다.

제일모직의 전체 매출(지난해 6조99억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약 30%에 불과했던 패션 부문이 삼성에버랜드에선 최대 매출처가 되는 셈이다. 업계에선 패션사업이 삼성에버랜드의 최대 매출처로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E&A사업과 FC사업이 각각 국내외 건설경기 부진과 치열한 시장경쟁으로 성장이 정체된 상황에서 패션사업은 새로운 도약을 이끌어내는 무기가 될 전망이다. 의식주를 모두 아우르는 기업으로 사업별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에버랜드' 가는 제일모직 직원들 분위기 '덤덤'=이날 △빈폴 △갤럭시 △구호 등 제일모직의 직물과 패션 관련 브랜드의 자산과 인력이 모두 삼성에버랜드로 이관됐다. 삼성에버랜드로 양수된 제일모직 패션사업부문 직원은 총 1500여 명이다.

직원들의 분위기는 대체로 차분한 분위기인 것으로 전해졌다. 당분간 기존 서울 수송동 패션사업부 사옥을 그대로 사용할 계획이라 사명이 바뀌는 것 이외에 체감할 수 있는 큰 변화는 없는 상황이다. 삼성에버랜드가 아닌 제일모직에 잔류하는 일부 홍보팀 직원들만 2일 수송동 사옥에서 경기도 의왕 제일모직 본사로 사무실을 옮긴다.

회사 관계자는 "양도 결정은 이미 지난 9월 이뤄졌기 때문에 크게 동요하는 직원은 없다"며 "직원들 사이에선 이제 새로운 조직과 임원진 등에 어떻게 적응할지가 최대 관심사"라고 말했다.

하지만 긴장감 역시 감추지는 못하는 분위기라고 회사 관계자는 전했다. 특히 이번 주 삼성그룹 사장단 및 임원인사를 앞두고 거취가 불확실한 일부 임원들은 부쩍 예민한 모습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서현 부사장 거취 주목=이번 사업재편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이서현 제일모직 경영기획담당 부사장의 거취다. 이 부사장은 2002년 제일모직에 부장으로 입사해 패션 및 광고 계통에서 일했다.

패션 전문가인 이 부사장이 이번 연말 인사에서 삼성에버랜드로 자리를 옮길 가능성이 높다는 게 재계의 분석이다. 패션이 빠진 제일모직에 잔류하기 보다는 전공을 살려 삼성에버랜드의 패션 사업을 맡지 않겠느냐는 얘기다.

일각에선 이번 사업재편이 이건희 삼성 회장의 자녀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겸 삼성에버랜드 경영전략담당 사장, 이 부사장의 계열사 분할 승계를 위한 것이라는 관측도 있지만 삼성에선 "각 사업부문별 경쟁력 강화 차원"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이번 사업양수도 및 분할 과정에서 3남매의 지분 구조에는 변화가 없다. 삼성에버랜드의 지분은 이 부회장이 25.1%, 이 사장이 8.37%, 이 부사장이 8.37%씩 보유하고 있다.

역할 역시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 부회장은 삼성에버랜드의 대주주, 이 사장은 삼성에버랜드 경영전략담당 사장으로서, 이 부사장은 패션담당 대표로서 역할이 계속될 전망이다.

◇내년 초에도 사업재편은 계속=삼성에버랜드의 사업재편은 당분간 계속된다. 지난 달 4일에는 E&A사업부의 관리용역을 에스원에 4800억원에 내년 1월10일까지 양도하기로 했다. 또 전체 매출의 40~45%를 차지하는 FC사업부를 물적 분할해 '삼성웰스토리(가칭)'라는 독립계열사로 같은 시기에 분리한다.

이는 올해 상반기 기준 삼성에버랜드의 전체 매출(1조5304억원)에서 55.6%를 차지하는 8508억원 규모를 떼어내는 형태다. 바이오 사업 등 신수종 사업 투자 강화를 위한 재원마련의 성격인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삼성에버랜드는 사업구조 개편을 통해 E&A부문의 에너지 및 건설사업에 리조트와 골프장 사업을 담당하는 레저부문을 남기고 패션부문을 새롭게 붙이게 됐다.

이같은 사업부문 조정을 단순 계산해보면 삼성에버랜드의 연결기준 상반기 전체 매출액은 8000억원 가량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패션부문 추가에 따른 매출 증가에 물적 분할한 '삼성 웰스토리'의 연결 실적을 더해 실적이 한층 개선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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