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새집 마련 전경련. 본모습 찾기를

[기자수첩]새집 마련 전경련. 본모습 찾기를

유엄식 기자
2013.12.18 06:45

17일 오전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 여의도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 신축회관 준공식이 열렸다. 행사에는 구본무(LG)·신동빈(롯데)·박용만(두산)·조양호(한진)·박삼구(금호) 회장 등 재계 총수들이 모처럼 한 자리에 모였다.

올해 전경련 회장단 정례회의에서 21명 회장단 중 10명 이상 참석한 사례가 단 한 차례도 없었던 것과 비교되는 장면이다. 전경련의 현주소를 가늠케 하는 대목이다.

전경련 회장단에는 삼성, 현대차, SK, LG 등 4대 그룹을 포함해 국내 10대 그룹 총수가 모두 이름을 올리고 있으나 한 자리에 모인 사례는 드물다. 2007년 말 이명박 전 대통령의 당선인 시절 방문 때와 2011년 1월 수출투자회의 등 2차례에 불과하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해 말 당선인 시절 전경련을 찾았을 때도 재계 총수들이 대거 참석했다. 해외출장이나 일신상 문제가 없었다면 이날 행사 참석자들은 보다 많았을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이날 4대 그룹 총수로는 유일하게 참석한 구본무 회장은 소감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감개무량하다"고 했다.

사실 전경련의 출범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 35년 전 쓴 친필 휘호 '創造(창조), 協同(협동), 繁榮(번영)' 정신과도 맥이 닿아있다. 재계를 대표해 정부에 경제정책 방향을 건의하고 협력해 국민 삶의 질을 높이자는 것이 가장 큰 이유였을테다.

그러나 현재 전경련과 회장단 행보는 조금 거리가 있다. 회장직은 부담스런 자리로 간주되며 주요그룹 총수들이 '고사(固辭)'를 한 지 오래다. 또한 대기업 입장만 대변한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종종 나온다. 최근 전경련이 회장단 범위를 50대 그룹까지 넓히고 중견기업과 서비스업도 끌어안겠다고 한 것도 이런 위기의식에서 나왔을 것이다.

전경련이 새 보금자리 마련을 계기로 '재계 구심점'이란 본연의 모습을 되찾길 기대한다. 이를 위해선 자발적인 참여와 소통 활성화가 절실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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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엄식 기자

머니투데이 산업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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