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K 속도전' 상징 현대모비스 미시간 공장 가보니

'MK 속도전' 상징 현대모비스 미시간 공장 가보니

디트로이트(미국)=안정준 기자
2014.01.19 13:07

[르포]美 자동차 산업 부활 예견한 초고속 가동…'증설'에는 '신중'으로 완급조절

"생각 같아서는 생산라인을 한국 공장처럼 싹 바꾸고 싶습니다. 주문 물량은 늘어나는데 찍어낼 수 있는 수량은 이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14일(현지시간) 미국 디트로이트에 위치한현대모비스(388,500원 ▼1,000 -0.26%)미시간 공장(이하 미시간 공장) 조립 라인.

이 곳 생산설비를 책임지는 황찬규 현대모비스 부장의 말이다. 그는 "물량을 소화하기 힘들 만큼 주문이 폭주하는 것은 공장에 행복한 일"이라고도 했다.

현대모비스 미시간 공장이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다. 이 공장은 지프(크라이슬러의 SUV 브랜드)의 그랜드 체로키와 닷지(크라이슬러의 SUV, 대형차 브랜드) 듀랑고에 들어가는 프론트, 리어섀시 모듈을 생산한다.

미국 자동차 시장의 호황으로 그랜드 체로키와 듀랑고 판매가 늘자 미시간 공장도 바빠졌다.

14일(현지시간)현대모비스 미시간 공장 조립라인에서 현장 근로자들이 오후근무를 하고 있다
14일(현지시간)현대모비스 미시간 공장 조립라인에서 현장 근로자들이 오후근무를 하고 있다

늘어난 주문을 소화하기 위해 미시간 공장이 택한 방법은 '라인 증설'이 아닌 '생산 효율성 개선' 작업이었다.

부품을 적시에 라인에 공급하기 위해 자동창고를 설치했고 무인 운반설비인 'AGV'(Auto Guided Vehicle)도 도입했다. 토요일에도 특근을 실시해 일 년 중 30일을 뺀 335일 공장을 돌리기 시작했다. 이 모든 생산 효율성 개선 작업이 지난해 미국 정부 셧다운 기간 마무리됐다.

이에 따라 지난해 33만대를 생산한 미시간 공장은 올해 35만대를 생산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도 늘어난 물량을 소화하기는 힘에 부친다.

미시간 공장이 공격적 증설 카드를 아직 빼들지 못한 이유에는 바닥에서 회생한 미국 자동차 산업과 현대 모비스의 미국시장 공략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현대모비스가 미시간에 공장 설립을 준비하던 2009년 말 미국 자동차 산업은 최악의 시기를 보내고 있었다. 미국 자동차 산업의 상징인 제너럴모터스(GM)가 파산 신청을 했고 크라이슬러 역시 무너졌다.

이에 크라이슬러의 디트로이트 핵심 납품사 아빈메리터는 사업을 접었고 크라이슬러는 아반메리터를 대신해 부품을 공급해 달라는 구조요청을 곳곳에 보냈다.

미국 자동차 산업의 붕괴에 누구도 선뜻 나서지 못했지만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이곳에서 미국 자동차 산업의 부활 가능성을 봤다.

현대모비스는 아빈메리터 공장 설비를 최대한 재정비해 2010년 5월 가동을 시작했다. 공장 진출 구상부터 가동까지 반년이 채 안걸린 '속도전'이었다.

이후 미국 자동차 산업은 거짓말처럼 되살아나기 시작했다. 2009년 1043만대 까지 떨어졌던 미국 자동차 시장 연간 판매량은 2012년 1449만대를 거쳐 지난해 1560만대까지 뛰어올랐다.

올해는 1610만 대로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가 되살아나며 특히 미시간 공장에서 부품을 공급하는 그랜드체로키, 듀랑고 등 대형차 판매 회복세가 두드러졌다.

이에 따라 2010년 연간 10만대를 생산했던 미시간 공장은 지난해 33만대까지 물량을 늘렸다. 하지만 물량을 확대할 때 마다 뼈를 깎는 생산 효율성 개선 작업이 뒤따랐다.

14일(현지시간) 현대모비스 미시간공장에서 무인 운반설비인 'AGV'(Auto Guided Vehicle)가 생산라인에 필요한 부품을 실어나르고 있다
14일(현지시간) 현대모비스 미시간공장에서 무인 운반설비인 'AGV'(Auto Guided Vehicle)가 생산라인에 필요한 부품을 실어나르고 있다

황 부장은 "미시간 공장의 라인 배치는 'ㅁ'자 형태로 현대모비스 기존 공장의 일자형 배치와 다르다"며 "아빈메리터의 설비를 그대로 쓸 수 밖에 없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자재를 좌우에서 동시에 공급할 수 있는 일자형과 달리 'ㅁ'자 배치는 효율성이 떨어진다.

미시간공장은 미국 자동차 시장이 금융위기 전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예상된 올해 일자형 생산라인을 다른 부지에 새로 깔아 증산을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크라이슬러로부터 증산 요청도 들어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현대모비스는 4년 전 미시간 공장 진출 때 보여준 '속도전'과 달리 대대적 증산에는 신중을 기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현대차와 기아차 앨라배마, 조지아 공장도 증설 필요성이 제기되지만 이는 신중히 접근해야 할 사안"이라며 "미국 자동차 산업이 다시 바닥으로 떨어질 상황도 염두에 둬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안정준 특파원

안녕하세요. 국제부 안정준 특파원입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