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 산업이야기] 뉴욕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보다 높은 선박도 거뜬히 건조

미국 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를 보면 피터 루소라는 필라델피아주 하원의원이 상부 압력에 의해 지역구내 조선소를 폐쇄하면서 커다란 정치적 난관에 봉착하는 장면이 나온다. 조선소를 폐쇄하면서 자그마치 1만2000명의 생계수단이 한꺼번에 없어졌기 때문이다.
조선소는 얼마나 클까. 고용 인원은 얼마나 될까.
조선소의 크기는 일반인의 상상을 가뿐히 뛰어넘는다. 그 안에 병원, 소방서, 경찰서, 은행, 주유소, 우체국, 헬기장 등 웬만한 시설들은 다 갖춰져 있다. 또 식당이나 작업현장, 협력업체 사무실로 이동시 걷기보다 자동차나 셔틀버스, 자전거, 오토바이를 타는 게 일반적일 정도다.
조선소의 남은 일감을 뜻하는 수주잔량을 기준으로 세계 1~3위 조선소는 다 우리나라에 있지만, 조선소의 크기로만 따졌을 때는 땅 넓은 중국 조선소들의 규모가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례로 STX조선해양의 중국 다롄조선소는 안벽에 섰을 때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라고 한다.
조선소의 규모를 짐작하려면 야드, 도크, 안벽을 알면 된다. 영어로는 조선소가 'Shipyard'이지만 조선업계 사람들은 이를 줄여 조선소를 '야드'로 통칭한다. 도크(Dock)는 한마디로 배가 만들어지는(건조되는) 공간이다. 안벽은 물에 띄워 진수시킨 선박을 계류시켜 시운전과 마무리공사를 하는 공간이다.
규모로 따졌을 때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조선소는현대중공업(372,500원 ▲28,500 +8.28%)의 울산조선소다. 울산조선소는 여의도 면적의 2배에 달하는 180만평(600만㎡) 부지에 야드 2개와 대형도크 9개를 갖췄다.
특히 제3도크는 100만톤(t)급 도크로 길이 672미터(m), 폭 92m, 높이 13.4m로 울산조선소 내 최대 크기를 자랑한다. 이곳에서 일하는 직원 수는 6만명이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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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울산이긴 하지만 울산조선소 본사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해양사업본부 해양플랜트 야드가 있고, 여기에는 세계 최초 FPSO(부유식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 전문도크인 'H도크'가 있다. 현대(Hyundai)와 해양의 로마자 표기 첫 글자를 따 이름 지어진 H도크는 축구장 7개 크기다. 130만t급 도크로 가로 490m, 세로 115m, 높이 13.5m에 달한다.
그 다음 2위 규모가대우조선(127,000원 ▲6,800 +5.66%)해양의 옥포조선소다. 경남 거제도에 있는 옥포조선소는 여의도 1.5배인 495만㎡(150만평) 대지 위에 900톤 골리앗 크레인, 축구장 8개 넓이의 100만톤급 드라이독, 성인 남성 200만명이 한꺼번에 올라도 끄떡없는 초대형 플로팅 독 등 초대형 최신 설비를 갖췄다.
협력업체를 포함해 4만명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으며 연간 상선 70여척, 대형 해양플랜트 4기, 각종 육상플랜트 30기, 잠수함 2척, 구축함 3척을 건조한다.
옥포조선소에서 건조된 컨테이너선 '마리보 머스크'의 경우 1만8270TEU(20피트 길이 컨테이너 1개) 규모다. 선체 길이 399m, 폭 59m로 미국 뉴욕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높이 381m)보다 길다. 갑판 면적은 축구장 4개를 합친 크기와 맞먹는다.
세번째로 큰삼성중공업(27,000원 ▲2,550 +10.43%)거제조선소는 400만㎡ 부지에 육상도크 3기와 플로팅도크 5기 등 8기의 도크를 갖췄다. 또 선박 24척이 동시에 머무를 수 있는 안벽 7.9km를 갖췄다. 삼성중공업 직원은 1만3000여명, 사내 협력사 직원을 포함하면 거제조선소에 근무하는 전체 근로자수는 3만여명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조선소의 크기 자체보다는 그 안에 갖춰진 도크의 갯수, 도크의 크기, 안벽의 길이가 조선소의 경쟁력을 좌우한다"면서 "이들 셋이 생산설비 역량을 보여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