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가벼운 핸들링+가속력, 여성 운전자도 무난...넉넉한 적재공간 매력적

쌍용자동차의 코란도 투리스모가 최근 또 한 번의 변신을 시도했다. 최근 TV 광고모델로 걸그룹 '포미닛'을 기용하면서다. 코란도 투리스모는 몸체가 크고 육중한 남성 이미지의 다목적 차량(MPV)이다. 주된 수요층도 장거리 여행이나 캠핑, 레저를 즐기는 30~40대 남성층이다. 언뜻 보면 걸그룹과의 연결 고리는 헐거운 차다.
하지만 코란도 투리스모를 타 본 경험이 있다면 쌍용차의 새로운 광고 콘셉트가 낮설게 느껴지지 않을 것 같다. 커다란 덩치와 어울리지 않는 가볍고 부드러운 핸들링과 날렵한 주행감은 젊고 역동적인 인상을 주기에 충분했다. 여성 운전자가 장시간 몰기에도 크게 버겁지 않을 듯 했다.
지난 달 23일 김포공항에서 원주를 거쳐 안양까지 왕복 300km에 달하는 구간에서 코란도 투리스모와 함께 했다. 배기량 2.0리터급 e-XDi200 LET 엔진과 5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한 9인승이다. 세단에 익숙한 탓에 느꼈던 중압감과 부담감은 이내 사라졌다. 디젤 밴 특유의 소음과 덜컹거림을 지레짐작했던 것도 선입견이었다.
꽉 막혔다 뚫린 시내 길에서 천천히 엑셀을 밟자 수준급의 순간 가속력이 인상적이다. 저속 엔진회전 영역(1500~2800rpm)에서 최고 토크(36.7kg.m)가 발휘된다는 말이 실감났다. "4분(포미닛)만 타 봐도 투리스모의 매력에 빠질 것"이란 쌍용차의 자신감은 과장된 감이 없지 않지만 아주 틀린 말도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영동고속도로에 진입해 본격적으로 속도를 냈다. 제한속도(110km)까지 무리 없이 가속력이 붙었다. 회전 구간에서도 승차감이 나쁘지 않다. 다만, 일정 속도 이상에선 어쩔 수 없이 힘이 달렸다. 저속 구간에 최적화된 설계 탓이다. 그래도 몸집에 비해 다소 빈약한 수치를 감안하면 실제 주행 능력은 기대 이상이었다.
속도감을 즐기는 차가 아닌 다음에야 투리스모의 진짜 매력은 다른 데 있다. '투리스모(Turismo)'는 '여행'이란 뜻의 이탈리아어다. 이름 그대로 캠핑과 글램핑 등 레저를 즐기는 여행족(族)들에겐 한 번쯤 구매욕을 자극하는 차다. 개인적으로 가장 매력적인 건 차량 크기에 걸맞은 넉넉한 적재공간이다. 2, 3, 4열을 모두 접으면 3240ℓ에 달하는 적재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족히 한 트럭에 실을 만큼의 많은 짐이 모두 적재됐다.
9인승의 경우 11인승과 달리 속도제한장치가 없고 2종 보통면허만으로도 운전이 가능하다는 건 덤이다. 6인 이상 타면 버스전용차선도 이용할 수 있다. 가격은 △LT 2705만~2882만원 △GT 3081만~3251만원 △RT 3397만~3567만원. 복합연비는 11.3km/L. 주로 고속도로를 이용해 정속 주행했지만 한 짐 가득 실은 탓에 실연비는 리터당 9km가 찍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