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쉴새 없는 삼성전자 애드워시 생산라인…언제든 세탁물 추가, "미국·유럽 공략 시작"
삼성전자(186,200원 ▲7,800 +4.37%)광주사업장 세탁기 생산라인은 쉴 새 없었다. 18초에 한 대씩 드럼세탁기 완성품이 나오고 있었다.
공장 입구 400톤 프레스기 6대가 찍어내는 제품 틀이 세탁기 모양을 갖추면 각종 부품이 탑재되고 순식간에 온갖 검사를 거쳐 포장작업까지 일사천리로 이뤄진다. 여기에 걸리는 시간은 31분(드럼세탁기 기준)이다. 하루에 약 4000대(드럼 1800대, 전자동 2200대), 1년에 100만대를 생산한다.
삼성전자의 야심작 '애드워시' 드럼세탁기는 광주사업장에 더욱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세계 최초로 문짝에 작은 창문(애드윈도우)을 별도로 달아 언제든지 일시 정지하고 세탁물을 추가할 수 있는 제품이다. 일단 세탁을 시작하면 깜빡 잊은 양말 등을 추가하기가 번거로운 기존 드럼세탁기와 달리 시간과 물, 전기를 아낄 수 있다. 소비자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준 덕에 9월 출시 이후 불과 6주 만에 국내 판매량 1만대를 넘어섰다.
간단해 보이지만 간단치 않은 혁신이었다. 아이디어를 실제 양산 제품에 적용하려면 문의 위치에서부터 여닫는 각도, 안전문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만 한다. 예컨대 아이들이 문을 열고 머리를 집어넣을 가능성에 대비해 크기까지 고민했다. 애드윈도우가 완전히 닫혔을 때만 작동이 재개되는 등 안전장치도 겹겹이 만들었다. 연구개발에 2년 2개월이 걸렸다.
시행착오 끝에 탄생한 특수가공 문짝이 애드워시 생산 라인에서 하나하나 제자리를 찾아 장착됐다. 창문을 내기 위해 문짝에만 새로운 부품 13개가 들어갔다.
아무리 혁신제품이라도 품질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소비자로부터 외면받을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가 철저하고도 효율적인 검사를 강조하는 까닭이다. 삼성전자 세탁기 라인에서는 와이파이를 활용해 센서 간에 상호작용으로 검사하는 방식을 쓴다. 일일이 버튼을 누르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검사 부문 인력을 3분의 1 정도로 줄이고도 검사항목은 22개에서 40개로 대폭 확대했다.

특히 실제 세탁기에 물을 채워보는 물 검사를 하지 않는다. 대신 드럼세탁기의 경우 부품 조달 단계에서부터 48개의 누수 포인트를 미리 점검해 차단한다. 자원과 시간을 아끼면서도 불량을 줄이자는 취지로 윤부근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부문 대표이사 사장이 직접 챙겼다.
김인수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글로벌제조센터 부장은 "물 검사를 실시하던 2010년 누수 불량률은 0.83%였는데, 물 검사를 안하고도 2015년에는 누수 불량률 0.09%를 달성했다"며 "내시경 등을 이용해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 구석구석 살펴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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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된 애드워시 세탁기가 포장되는 순간도 친환경 기술이 빛났다. 종이박스가 아닌 썩는 소재의 특수 비닐로 제품을 감싼다. 1년에 나무 약 10만 그루 심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국내에서 확인한 소비자 호응을 바탕으로 애드워시의 해외시장 공략도 시작했다. 해외 소비자들 역시 기존 드럼세탁기에 대해 비슷한 불편함을 느낀다는 조사 결과가 많다.
해외판매가 본격화되면 광주사업장은 멕시코 등 글로벌 생산거점에 생산시스템을 정착시키기 위해 더 바빠질 전망이다. 세탁기를 비롯해 냉장고와 에어컨 등 생활가전제품을 생산하는 광주사업장은 3500여명의 직원들이 일하며 180개에 달하는 1차 협력사들 대다수도 인근 지역에 있다.
신창식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광주지원팀 부장은 "미국과 유럽 등 해외 주요시장에서도 애드워시 돌풍을 이어갈 것"이라며 "혁신 하나가 많은 사람들을 밥 먹고 살게 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