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해외 법인 현지법인 최초 기록...올해 2만TEU급 컨테이너선 수주도 성공

지난 9일한진중공업(24,350원 ▲1,700 +7.51%)필리핀 수빅조선소에서는 1만1000TEU 초대형 컨테이너선 기공식이 열렸다. 부산 영도조선소에서 건조했던 최대 선종이 8100TEU 컨테이너선이었던 데 비해 수빅조선소에서는 1만TEU급 이상을 한 도크에서 동시에 2척씩 건조 가능하다.
이날 기공식을 연 배는 그리스 코스타마레가 발주한 선박으로 내년 5월 인도 예정이다. 수빅조선소는 1만TEU가 넘는 컨테이너선 인도로 명실상부 '초대형 선박' 건조가 가능한 조선소로 자리매김했다.
한진중공업 수빅조선소가 완공 6년만에 100번째 선박 건조에 착수하며 글로벌 탑티어로 올라섰다.
국내 조선업체 해외 현지법인이 신조선 분야에서 100척 건조실적을 달성한 건 수빅이 처음이다. 2013년 1만8000여명이던 수빅조선소 직원수는 현재 3만1000여명에 육박한다.
세계최대급 초대형 선박을 연이어 수주하며 올해 전세계 수주잔량 10위권에 꾸준히 이름을 올린 수빅조선소. 1937년 부산 영도조선소에서부터 축적된 한진중공업 기술력과 필리핀 현지의 인건비 경쟁력을 기반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었다.

◇완공 6년만에 세계 최대급 선박 산실로
24일 필리핀 수도 마닐라 북서쪽 110km 가량 떨어진 필리핀 수빅만에 들어서자 총 면적 300ha의 수빅조선소가 모습을 드러냈다. 길이 550m, 폭 135m의 초대형 도크와 총 길이 4km에 이르는 10개의 안벽, 골리앗 크레인과 자동화시설 등 최첨단 설비가 빼곡했다. 전세계를 덮친 조선업 불황은 다른 나라 얘기였다.
1만1000TEU 컨테이너선과 9000TEU 컨테이너선이 건조중인 6도크를 둘러보던 심정섭 수빅조선소 사장은 "조선업황이 회복되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수빅조선소가 다시 한번 도약 기회를 맞이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가회복에 따른 해양플랜트 발주 재개, 해운시황 개선에 따른 선가 상승이 이어진다면 기초체력과 규모의 힘을 모두 갖춘 수빅조선소가 본 궤도에 오를 것이란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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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중공업은 수빅조선소를 조선부문 핵심사업장으로 육성하고 영도조선소는 상선과 특수선에 집중하는 투트랙 전략을 채택했다.
지난 4월 수주한 세계최대급 2만600TEU 컨테이너선은 내년 2월 강재절단을 앞두고 있다. 지난 8월에는 필리핀 조선 역사상 최초의 3만8000㎥급 LPG 운반선의 명명식을 이곳에서 열었다.
◇수빅조선소 밑거름 된 '영도의 역사'
수빅조선소의 성공은 부산에서 시작된 한진중공업의 기술에 바탕이 됐다. 강재 하역부터 선별, 전처리 과정에 이은 자동절단 시스템을 적용해 패널라인까지 모든 과정의 자동생산설비는 한국식이다. 우기가 맞은 현지 기후를 고려해 1km의 생산공장에 지붕을 둘렀다.
이날 육지에서 바삐 움직이던 3만여명의 현지 직원들은 모두 인근 한진중공업 기술훈련원(SDC, Skill Development Center) 출신이었다.
이들은 용접, 도장 등 기능인력부터 설계 등 기술인력까지 한진중공업이 모두 키웠다. 한진중공업이 키운 인재들은 이미 4만8000여명이 넘었고 필리핀 곳곳의 제조업체로 진출해 한국 기능교육의 우수성을 입증하고 있다.
수빅조선소는 2109년까지 100년간 연 1억원 가량의 토지 임대료 조건을 필리핀 정부로부터 부여 받았다. 영도에서 축적된 기술력에 1인당 월 60만원 가량의 인건비와 영어 소통이 가능한 인력은 수빅조선소의 경쟁력을 높였다.
수빅조선소는 현지에서 가장 성공적인 해외기업 유치 사례로 손꼽히기도 한다. 수빅조선소 덕에 필리핀은 지난 4월 월간 선박수주량 세계 4위를 기록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