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수출, 트럼프 불확실성 헤쳐갈 세가지 길

[기고]수출, 트럼프 불확실성 헤쳐갈 세가지 길

김극수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장
2016.11.21 05:52
김극수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 원장
김극수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 원장

올해 수출이 예상보다 더 부진하다. 하반기부터는 수출이 증가세로 돌아설 것으로 기대했지만, 자동차 파업, 휴대폰 악재와 한진해운 사태가 겹쳐 상황이 어려워졌다. 그나마 이달부터 수출이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는 점이 다행이다. 또 대부분 연구기관에서 내년에는 2년간 계속된 수출 감소의 고리를 끊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런데 희망의 싹이 채 움트기도 전에 한파가 닥쳤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보호무역주의다. 트럼프 당선인이 언급한 무역관련 공약중 이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은 철회 가능성이 커졌고 트럼프의 무역관련 200일 계획에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탈퇴, 중국 환율조작국 지정이 담겼다는 소문까지 들린다.

더 큰 문제는 이 조치들이 국제금융시장과 신흥국 경제불안, 미-중간 통상분쟁으로 증폭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미 트럼프 당선인이 의도했던 것과 반대로 우리나라를 비롯한 신흥국 환율이 치솟았다. 또 중국도 무역보복 가능성을 흘리는 상황으로 전세계가 보호무역주의 소용돌이에 빠져들 수도 있다.

반면에 트럼프 당선 후에 미국경제를 긍정적으로 보는 경제전문가가 늘고 있는 것은 좋은 신호다. 트럼프 신행정부는 인프라에 10년내 1조 달러를 투자하는 등 확장적 재정정책을 선호하고 금융 및 에너지 분야 규제 완화를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단기적으로 미국 성장률과 실질이자율 상승, 달러 강세가 예상된다.

따라서 내년 이맘때 우리 수출 성적표는 보호주의 여파를 최소화하고 긍정적인 부문을 어떻게 살리느냐에 달렸다.

정부는 첫째, 미국은 물론 세계통상 환경의 불확실성이 높아졌으므로 경제단체, 연구기관과 협력해서 시나리오별로 대비를 해야 한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가능성에 대비하고 역내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RCEP)을 수준 높게 타결하고자 노력해야 한다. 또 중미 6개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타결처럼 자유무역협정을 꾸준히 추진해야 한다.

둘째, 한미FTA의 긍정적인 효과를 미국의 오피니언 리더들에게 적극 홍보해야 한다. 지난 9월 무역협회가 회장 명의로 미국의 정재계 주요 인사 1000명에게 한미관계에 대한 의견서를 배포한 것이 좋은 예이다.

셋째, 국내제도를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도록 정비해서 통상분쟁을 미연에 방지할 필요가 있다. 특히 정보통신기술(ICT)융합부문에서 우리나라의 기술환경이 선진국과 유리되고 있는 분야는 과감하게 개방을 확대하는 정책 유연성이 필요하다.

기업도 과도한 걱정은 금물이다. 오히려 미국경제의 성장을 활용하거나 미국의 자국우선주의가 예상되긴 하지만 인프라 투자 확대에서도 기회를 찾는 노력이 중요하다. 미국기업들의 수입규제 자체를 억제하기 힘든 상황이므로 경쟁기업의 사전 제소움직임을 파악하고 조사시 자료 요구에 철저히 대응해야 한다. 리스크 회피차원에서는 환율이나 금리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으므로 원화 및 주요통화에 대해 헤지를 강화하고 차입구조를 장기화하는 것도 필요하다.

내년 수출환경은 불확실성이 크다.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주의 조치가 우리를 놀라게 할 수도 있고, 브렉시트 협상개시, 한중간 갈등, 북핵문제 등 많은 하방 리스크가 있다. 불확실성 속에서 새로운 수출 길을 밝힐 수 있는 수단은 기업의 경쟁력 향상 밖에 없다. 세계시장의 변화를 읽고 과감히 움직이는 기업가 정신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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