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저IG' 모듈 생산 '한창'…모비스 아산공장 가보니

'그랜저IG' 모듈 생산 '한창'…모비스 아산공장 가보니

아산=황시영 기자
2016.12.17 09:00

[르포]재고 '제로'의 비결은 완성차업체와 모듈 동시 생산하는 'JIS(직서열)' 방식

“매일 아침 현대차 아산공장에서 그날의 자동차 생산량을 전달받습니다. 완성차업체와 같은 속도로 모듈(부품덩어리)을 생산하니 재고는 당연히 제로(0)지요.”

지난 14일 충남 아산시 영인면 현대모비스 아산공장. 공장 안에 ‘무결점 그랜저IG 내 손으로부터’라는 커다란 현수막이 걸려 있고, 그랜저IG 모듈 조립 및 검사가 한창이다.

현대모비스 아산공장은 현대차의 전략 세단인 6세대 신형 그랜저IG 외에도 LF쏘나타, 아슬란 등 차량 3종에 들어가는 운전석, 프론트엔드, 섀시 등 3대 핵심모듈을 생산한다. 모듈은 부품들이 합쳐진 자동차의 조립 단위로, 현대자동차그룹이 1999년 국내 완성차업계 최초로 도입했다. 운전석모듈, 섀시모듈, 프론트엔드모듈에는 각각 부품이 44개, 57개, 28개가 들어간다.

현대모비스 아산공장에서 작업자가 신형 그랜저에 탑재될 운전석모듈을 조립하고 있다./사진=현대모비스
현대모비스 아산공장에서 작업자가 신형 그랜저에 탑재될 운전석모듈을 조립하고 있다./사진=현대모비스

아산공장의 가장 큰 특징은 차로 20분 거리에 있는 현대차 아산공장에서 완성차가 만들어지는 순서대로, 모듈도 같은 순서로 동시에 생산해 필요한 시점에 맞춰 공급하는, 이른바 ‘직서열 생산방식(JIS·Just In Sequence)’이다. 이희민 현대모비스 아산공장장(생산팀장 겸임)은 “JIS로 인해 완성차의 생산 효율을 높이는 것은 물론 모듈 재고도 남기지 않게 됐다”고 설명했다.

현대차 아산공장에서 완성차 생산주문이 전산으로 입력되면 곧바로 모듈도 제작에 들어간다. 필요한 모듈은 전산정보가 뜨자마자 재빨리 조립한 뒤 바로 차에 실어 아산공장으로 보낸다. 운전석 모듈의 경우 조립에서 납품까지 걸리는 시간은 총 89분이다.

JIS는 3∼4시간 전에 생산계획을 부품업체와 공유하는 일본 도요타의 JIT(Just In Time) 시스템에서 착안한 것이지만, 재고가 전혀 생기지 않아 JIT보다 한단계 앞선 것으로 평가받는다. JIT는 시간대별로 필요한 부품을 주문하기 때문에 재고가 생기게 된다.

칵핏(Cockpit·운전석) 라인 출하 현황을 표시하는 전광판에는 이날 현재까지 칵핏모듈 완성품이 몇 개 생산됐는지 숫자로 표시돼 있고, ‘IG 초기 품질불량 ZERO’라고 씌어 있다.

현대모비스 아산공장에서 작업자가 신형 그랜저에 탑재될 프론트샤시모듈을 조립하고 있다./사진=현대모비스
현대모비스 아산공장에서 작업자가 신형 그랜저에 탑재될 프론트샤시모듈을 조립하고 있다./사진=현대모비스

칵핏모듈 조립대에서 한 직원이 부품과 모듈을 바코드로 찍어 ‘오케이(OK)’ 사인이 들어오는 것을 보면서 계기판 부품을 모듈 속에 집어 넣고 있었다. ‘무중력 공구’를 위에서 살짝 당겨 나사 등을 조여 큰 힘이 들지 않아 보였다. 이런 이유로 아산공장에는 20~30대 남성 직원뿐 아니라 30~40대 여성 생산직원들도 쉽게 눈에 띄었다.

이 공장장은 “한정된 공간에서 고객들이 주문한 수많은 사양을 생산해내기 위해 ‘혼류생산’을 하지만, 최첨단 바코드시스템으로 그랜저IG 볼트가 쏘나타 모듈에 들어가는 일은 없다”고 설명했다.

각 부품과 모듈에 RFID(무선주파수인식) 바코드가 있어서 서로 일치할 때만 오케이(OK) 사인이 떨어지고, 일치하지 않으면 엔지(NG) 표시가 뜨면서 생산이 중단된다는 얘기다.

천장에 설치된 ‘트롤리 컨베이어’는 부지런히 부품을 실어나른다. 트롤리 컨베이어는 자재창고에서 작업 순서에 맞게 부품을 분류해 작업자에게 전달하는 시스템으로 다른 차종의 부품과 섞이는 것을 미리 방지해준다.

최첨단 바코드 시스템과 트롤리 컨베이어 외에도 부품이 섞이는 것을 막기 위해 카메라와 모니터로 부품을 확인하는 ‘비전 검사’가 있다. 정밀센서가 달린 카메라 2대가 모듈을 잠깐 세워두고 조립 부분을 수십장 촬영한다. 바로 옆 모니터에는 막 찍힌 사진들과 함께 개별 자동차 넘버(바디 넘버)에 맞는 부품이 들어갔는지, 어느 정도 강도로 조여졌는지 수치가 나온다.

이 모니터는 현대차 아산공장에서 보내는 자동차 주문 정보를 실시간으로 수신한다. 만약 볼트를 조이는 정도가 적정 범위라면 ‘오케이’ 사인이 나온다.

현대모비스 아산공장의 연간 모듈 생산능력은 30만대다. 한 시간에 67.5대, 54초에 한 대꼴로 생산되는 셈이다.

생산된 모듈은 공장에서 12㎞ 떨어진 현대차의 아산공장으로 모두 납품된다. 도로가 막히는 등의 이유로 납품차량이 제때 가지 못할 때를 대비해 예비도로를 확보해뒀고, 단전되더라도 8초 이내 전기가 생산될 수 있도록 비상발전기가 마련돼 있다.

현대차는 국내에서 완성차 공장을 먼저 지었다. 현대모비스 모듈 공장의 경우 부지 확보 문제로 조금 떨어져 있지만, 해외 생산기지들은 완성차공장과 모듈공장이 바로 옆에 붙어 있다. 모듈이 완성차로 즉시 공급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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