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지구 3000바퀴' 창조적 파괴 나선 SKC하이테크'

[르포]'지구 3000바퀴' 창조적 파괴 나선 SKC하이테크'

천안(충남)=강기준 기자
2017.07.16 13:00

비디오테이프 선경화학의 뿌리, SKC가 100% 인수…탈필름-무인화-신소재로 2021년 이익 1500억 목표

SKC하이테크앤마케팅 천안공장 비산방지필름 생산라인에서 한 직원이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제공=SKC.
SKC하이테크앤마케팅 천안공장 비산방지필름 생산라인에서 한 직원이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제공=SKC.

13일 충남 천안시 SKC하이테크앤마케팅 천안공장. 축구장 20개 넓이 19만㎡(5만7000평) 공장이 언론에 문을 열었다. LCD 디스플레이용 필름과 스마트폰용 특수필름, 디스플레이의 3원색(RGB)을 표현하는 안료를 만드는 공장 10개 동이 빽빽이 들어서 있었다. 이 중 세계시장 점유율 64%로 압도적인 1위를 달리는 비산방지필름 공장을 찾았다.

투명한 유리벽으로 둘러싸인 생산라인 3개가 각각 120m 길이로 길게 뻗었다. 원통형 폴리에스터 필름을 먼저 풀어내고 그 다음 원료 코팅이 이어진다. 말리고 자외선을 쬐어 단순한 투명 필름이 기능적으로 숨을 얻는다. 라인이 생산하는 비산방지필름은 주로 스마트폰 액정에 쓰인다. 유리가 깨질 때 조각난 파편이 날리는 것을 막아준다.

7500㎡(2300평) 규모 생산시설이 연간 8000만 제곱미터(㎡)의 필름을 만들지만 사람은 없다. 라인 당 1명씩 총 3명만 근무하는 사실상 무인 생산이다.

고영석 기능필름생산팀 팀장은 "설비마다 10개의 카메라를 설치해 실시간으로 불량을 확인할 수 있어 많은 인력이 필요치 않다"고 설명했다.

SKC하이테크는 지난 1일 SKC가 다우케미칼이 보유하던 지분 51%를 인수해 SKC의 100% 자회사가 됐다. 기존 SKC하스디스플레이필름이라는 이름도 사업적 도약을 위해 '탈(脫) 필름화'가 필요하다는 취지로 '필름'이란 단어를 뺐다. 산업용 필름 자재를 만들지만 이른바 '파괴적 혁신'을 통해 주력 사업에 국한하지 않는 개선을 거듭하겠다는 의지다.

사실 SKC하이테크는 SKC의 뿌리다. 1979년 SKC의 전신 선경화학이 첫 공장을 이곳 천안에 준공했다. 1980년부터는 세계 4번째로 비디오테이프를 개발해 사업을 본격화하며 전성기를 맞았다. 비디오테이프, CD 등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자 LCD용 광학필름 등 소재사업으로 진출해 새로운 먹거리를 찾는데 성공했다. 40여 년 간 생산한 필름 길이만 1억2000만km다. 지구 3000바퀴를 도는 길이다.

회사는 올해부터 제3의 전성기를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전기차용 배터리케이스와 OLED 디스플레이용 공정소재는 물론 반도체 원료인 실리콘 웨이퍼에 들어가는 공정 자재와 보호필름 등 신사업들에 집중할 계획이다.

천안공장 한 켠에선 아예 생산라인 전체를 신제품 테스트에 활용하고 있었다. 이곳에서 전기차용 배터리 파우치를 생산해 각 제조사로부터 인증을 받는 절차에 돌입했다. 배터리 파우치에 들어가는 원료를 한 개 라인에서 생산할 수 있어 비용절감 효과가 크다.

SKC하이테크는 지난해 매출액 2778억원, 영업이익 133억원을 올렸다. 4년 후인 2021년까지 매출액 1조원, 영업이익 15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특히 신사업 매출 비중을 35%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민재 마케팅팀 팀장은 "신사업 확장을 위해 2018년에는 공장 증설도 계획하고 있다"며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하는 SK이노베이션 등과 협업해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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