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박병원 경총 회장, 박상희 전 의원에 "어디서 언론플레이냐" 격노

[단독]박병원 경총 회장, 박상희 전 의원에 "어디서 언론플레이냐" 격노

장시복 기자
2018.02.25 14:17

회장도 모르게 '사전모의' 정황 판단한듯..'14년 장수' 김영배 상임부회장 퇴진에도 결정타

제49회 경총 정기총회/사진제공=장시복 기자
제49회 경총 정기총회/사진제공=장시복 기자

박병원 전 한국경영자총협회(이하 경총) 회장이 지난 22일 제49회 경총 정기총회에서 박상희 전 의원 내정설에 대해 "아직 임명되지도 않았는데, 어디서 언론플레이를 하느냐"고 공식 석상에서 격노한 것으로 확인됐다.

후임 회장 선임은 전적으로 현직 회장에게 있는데, 본인도 모르게 '사전모의' 된 정황에 대해 상당한 불쾌감을 표한 것이다.

◇회장도 모르게 '사전모의' 정황 판단=25일 재계의 말을 종합하면 지난 22일 비공개로 열린 정기총회에서 박상희 전 의원이 "본인이 내정됐는데 보고 안건에 오르지 않고 있다"는 취지로 항의하자, 지켜보던 박 전 회장이 "언론플레이 하지 말라"는 경고를 내리며 회의가 마무리됐다. 이에 장내 분위기도 차갑게 식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의원은 "지난 19일 경총 사전 회장단 모임에서 본인이 추대됐으나, 일부 대기업 회원사들이 이를 가로막아 선임이 무산됐다"며 "여기에는 배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하고 있다.

직전까지 박 전 회장은 연임 입장을 밝히지 않았는데, 총회 전날 오후 갑자기 박상희 전 의원 내정 관련 보도가 나왔다. 경총 사무국은 부인하지 않았다. 당시 박 전 회장은 기자에게 "이제 (내정이 됐으니) 사무실 짐을 싸고 있다"고 했었다.

그러나 관례에 따라 박 전 회장으로부터 후임자 선임 전권을 위임받은 경총 전형위원회는 "사전 내정 절차도 없고, 공식 추대한 바 없다"는 반론이다. 아무도 인정하지 않았는데 '자가발전'했단 얘기다.

전형위에는 △윤여철 현대차 부회장 △정지택 두산중공업 부회장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 △김영태 SK 부회장 △박복규 택시연합회 회장 △조용이 경기경총 회장 등 포함된다.

특히 박 전 회장의 총회 당시 발언은 박 전 의원 내정이 알려지는 과정에서 자신도 모르게 일종의 사전 모의 작업이 있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전형위 입장에 손을 들어준 셈이다.

◇14년 장수' 김영배 상임 부회장 퇴진에도 결정타=재계에선 14년간 장수를 해 온 김영배 전 상임부회장이 박 전 의원과 '러닝 메이트'로 연임을 이어가려다 패착에 빠진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한 재계 관계자는 "회장이 공석이면 상임부회장을 회장 직무대행으로 자연스럽게 임시 선임할 수도 있었다"며 "이번에 사상 초유 동반 궐석 사태 배경에는 선임 과정에서의 불투명성이 결정타로 작용한 듯 보인다"고 했다.

◇27일쯤 선임, '손경식 CJ' 회장 카드 유효=한편 전형위는 오는 27일쯤 비공개 회의를 갖고 새 제7대 경총 회장을 선임한다. '손경식 CJ 회장 카드'는 여전히 유효한 것으로 풀이된다.

손 회장은 그간 '경제단체 회장 후보 단골 1순위'로 꼽혀왔다. 지난해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후보 물망에도 올랐었다. 능력도 탁월하지만, 이재현 CJ 회장의 외삼촌으로 "재계 오너이면서도 오너가 아닌"게 손 회장의 장점이다.

그는 2005~2013년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맡아 위상을 높여오다, 이 회장이 비자금 수사로 구속되자 '구원투수'로 회사 일에만 전념했다.

CJ그룹 한 관계자도 "이 회장이 경영에 복귀한 이후 손 회장이 다시 대외 활동에 나서겠다는 의지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CJ는 범삼성가로 노조가 없었지만, 물류업체 대한통운을 인수하면서 노사 이슈와 얽혀있다.

다만 1939년생으로 80세에 가까운 고령이 약점으로 거론된다. 상임부회장으로 현 정부와 코드가 맞는 최영기 전 한국노동연구원장도 지난해부터 하마평에 올랐으나, 결정된 바는 없다. 상임 부회장은 경총 살림을 도맡기도 해 내부 승진자가 적합하단 의견도 있다.

경총 회장단은 신임 회장 선임 이후 이번 내홍 사태에 관여한 사무국 인사들에 대한 조사도 벌여 징계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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