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돈 된다" 너도나도 뛰어든 저비용항공 시장 과열

[MT리포트]"돈 된다" 너도나도 뛰어든 저비용항공 시장 과열

황시영 기자
2018.10.24 18:00

[불붙은 LCC 경쟁]기존 LCC, 수익성 악화 및 인력빼가기 '우려'

[편집자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외에 제주항공 등 6개 저비용항공사(LCC)가 경쟁하는 하늘 길에 추가로 항공 기업들이 뛰어들고 있다. 일부 LCC가 높은 수익성을 확보하자 너나할 것 없이 출사표를 던졌다. 90개 이상의 항공사가 문을 닫은 LCC 천국 미국의 사례 등을 통해 본 LCC 경쟁의 명암을 짚어본다.
제주공항이 국내선 노선을 이용하는 승객들로 붐비고 있다./사진=뉴스1
제주공항이 국내선 노선을 이용하는 승객들로 붐비고 있다./사진=뉴스1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시장에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국토부가 1년 4개월만에 항공운송사업 신규면허 심사를 재개하겠다고 밝히면서부터다. 국토부는 이달 중 신규 LCC 면허 신청을 접수하고 11월부터 면허심사에 착수, 심사를 통과한 업체에 내년 초 신규 면허를 발급해줄 예정이다.

현재 국내에는대한항공(22,400원 ▼2,100 -8.57%),아시아나항공(6,670원 ▼380 -5.39%)등 2개의 대형항공사(FSC)를 비롯해제주항공(4,925원 ▼365 -6.9%), 진에어, 티웨이항공, 에어부산, 이스타항공, 에어서울 등 6개 LCC가 영업을 하고 있다. 국내 취항 외국항공사까지 합치면 86개 항공사다. 여기에 호남 기반 항공사 에어필립은 소형항공운송사업자 면허를 취득, 지난 6월 30일부터 일부 국내선 노선에서 50인승 항공기(ERJ-145)를 운항하고 있다.

여기에 이번 국토부의 신규면허 발급 완화 조치에 따라 강원도 기반 '플라이강원', 청주기반 '에어로케이', 인천기반 '에어프레미아' 등 중장거리 위주의 여객 3곳과 화물전용 항공사업자 '가디언즈' 등 총 4개사가 이달말까지 면허 신청을 완료할 것으로 알려졌다. 에어필립도 장기적으로 LCC 신규면허 신청을 준비하고 있다.

국토부는 현재 진행 중인 면허기준 개정(항공사업법 시행령·시행규칙)이 완료되는 즉시 신규면허 신청을 접수하고 다음달부터는 심사에 착수할 계획이다. 면허신청 처리기간은 90일(25일에서 제도개선 중)로 이르면 내년 2월 사업자 신규 면허가 발급될 것으로 보인다.

2017년 12월 5일 강원 양양군번영회 등 14개 기관 및 사회단체, 지역주민 600여명이 세종시 국토교통부 청사 앞에서 '플라이양양 신규면허 촉구 집회'를 열고 장관 면담을 요구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양양군청 제공
2017년 12월 5일 강원 양양군번영회 등 14개 기관 및 사회단체, 지역주민 600여명이 세종시 국토교통부 청사 앞에서 '플라이양양 신규면허 촉구 집회'를 열고 장관 면담을 요구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양양군청 제공

◇예비 LCC "사업계획 보완 완료…지방공항 활성화해야"=국토부를 비롯한 정부는 신규 사업자가 진입해 안전하고 타당한 사업계획을 갖고 국민 편익 및 안전, 신사업, 일자리 창출을 할 수 있다면 정부가 '절대 안된다'고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현 정부의 일자리 창출 우선 정책과도 맥을 같이 한다.

국토부의 항공사 설립에 대한 물적요건은 현재 자본금 150억원, 항공기 보유대수 5대다. 국토부는 이같은 물적요건과 외국인 임원 등 결격사유를 심사하고, 각 항공사업 희망업체의 사업계획서를 토대로 △안전 △노선확보 가능성 △공항 수용능력 △소비자편익 등을 검토할 예정이다.

항공시장에 신규 진입을 희망하는 예비 LCC들은 기존의 사업계획을 보완했으며, 자유 경쟁이 가능한 가운데 지방공항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신규 진입 희망업체 중 가장 적극적인 곳은 양양국제공항을 모(母)기지로 출범 준비 중인 '플라이강원', 충북 청주공항을 거점으로 하는 에어로케이다.

플라이강원은 지난 5월 30일 국토부에 국제항공운송사업 면허를 신청하면서 '면허 신청 3수'에 나섰다.

사명을 플라이양양에서 플라이강원으로 바꾸고 2016년 4월, 2017년 12월 두 차례 면허 신청 반려 사유를 분석해 사업계획을 보완하고 LCC 면허 심사를 재신청했다. 자본금 규모도 185억원에서 302억7000만원으로 늘리고 투자 확약 200억원, 투자의향 535억원 등 1037억원 규모 자금운영계획을 제출했다.

주원석 플라이강원 대표는 "평창올림픽을 개최했고, 아름다운 산과 스키 환경을 갖춘 양양공항이 국적 항공사 8곳이 제대로 쓰지 않는 '유령 공항'이 되고 있다"며 "베트남 하노이, 필리핀 클락 등에도 취항해 해외에서 강원도로 오려는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겠다"고 말했다.

에어로케이 역시 작년 6월 면허 신청 반려 이후 두 번째로 지난달 17일 국토교통부에 국제항공운송사업 면허를 신청했다.

처음 사업면허 신청을 냈을 때 항공사 간 과당경쟁이 우려되고 청주공항 용량도 부족하다는 국토교통부 반려 사유를 전면 보완했다.

에어로케이 측은 "과당 경쟁 우려가 없는 항공 자유화 지역 등 11개 노선을 선정해 3년 차까지 운항하며 항공기 도입을 3년 차까지 6대로 축소하고 납입 자본금 451억원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제주항공이 운행중인 항공기/사진=머니투데이 DB
제주항공이 운행중인 항공기/사진=머니투데이 DB

◇기존 LCC "6개로도 충분, 인력 빼가기로 수익성 악화"=기존 LCC들은 예비 LCC들의 신규 진입에 강력 반대하고 나섰다. 가장 큰 이유는 신규 LCC들이 생겨나면 기존 LCC들의 수익성이 낮아진다는 우려에서다.

이들은 조종사 인력 빼가기로 인한 인건비 상승 등으로 수익 구조가 악화될 우려를 하고 있다. 또 항공사의 수익을 결정하는 유가, 환율 등 외부 요소가 좋지 않고, 인천·김포·제주공항의 슬롯(시간당 항공기 이·착륙 횟수)이 포화된 상태에서 신규 진입자가 수익을 내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예비 LCC들이 '운송산업과 소비자 편익에 대한 고민'보다는 금융산업적인 관점에서 항공 시장을 보고 있다는 지적도 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항공사업은 고객이 티켓팅을 하면 바로 돈이 들어오는 소위 '현금장사'"라며 "부지를 사고 생산설비를 지어 몇년간 투자해야 하는 장치산업과 달리, 항공은 큰 자산이 필요 없고 항공기나 건물을 리스하고 고용도 이에 맞춰 하면 된다. 예비 LCC는 항공 면허만 받으면 투자은행(IB) 업계 자금을 끌어당겨서 수익을 낼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건실한 재정을 갖춘 동남아 은행들이 원활한 캐시플로우(cash flow·현금유동성)를 위해 항공사업을 하고 있는 것과 같은 맥락이라는 지적이다.

기존 LCC는 예비 LCC의 경영이 잘된다면 고용 창출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항공사가 파산하거나 인수합병(M&A) 단계에 접어든다면 그동안 고용했던 직원들의 일자리가 불안정해질 것이라고도 주장한다. 과거 영남에어나 한성항공처럼 회사의 부도로 인해 일자리를 잃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유럽 항공사업자 진입장벽 완화, 항공자유화 겪어=유럽은 1987년부터 1997년까지 4단계에 걸쳐 항공자유화를 진행했다. 이에 따라 유럽연합(EU) 내 항공사들은 역내 어떤 곳이든 자유롭게 취항하는 권리(right of cabotage)를 갖게 됐다. 예를 들어 영국 국적 항공사인데 핀란드 내 국내선을 운항하는 식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항공사가 띄울 수 있는 노선과 슬롯이 제한돼 상대적으로 항공자유화 정도가 낮다. 일본 노선에는 자유롭게 취항 가능하지만, 중국 노선은 양국 정부가 항공회담 등을 통해 합의하는 운수권(사전 승인)에 기반해 취항이 제한돼 있다.

미국은 규제완화가 시작된 1978년부터 1985년까지 118개의 신규 항공사가 생성됐다. 그러나 초과공급으로 인해 이들 가운데 99개의 항공사가 사라졌다. 소형 항공사들이 초저가정책으로 수익을 내지 못해 파산하거나, 중·소형 항공사간 인수합병(M&A)이 이어진 것이다. 밸류젯에어(ValujetAir)처럼 항공 사고로 타격받아 파산한 LCC도 있다.

1977년 아메리칸 에어라인 등 상위 5개사의 시장점유율은 46.1%였으나, 인수합병을 거친 후 1992년 상위 5개사의 시장점유율은 75.8%가 됐다. 대형 항공사 체제가 더욱 공고해진 것이다.

미국은 항공사 파산이나 M&A 이후 남겨진 직원 문제, 이미 발매된 항공권에 관한 채무 문제 등 아직까지 청산절차가 진행 중인 항공사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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