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스케치]조양호 '운명의 날'…주총장 안팎 긴장감 고조

[주총스케치]조양호 '운명의 날'…주총장 안팎 긴장감 고조

이건희 기자, 김남이 기자
2019.03.27 08:48

9시 정기 주총 개최, 조양호 회장 재선임 표대결...본사 앞에서 시민단체 기자회견도

대한항공 정기주주총회장 모습 /사진=이건희 기자
대한항공 정기주주총회장 모습 /사진=이건희 기자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대한항공 사내이사 자리 연임 걸린 정기주주총회가 곧 열린다. 이날 오전 9시 대한항공은 서울 공항동 본사에서 열리는 주총은 시작 한 시간 전부터 준비된 좌석(200석 이상)의 90%가 찼다.

직원들은 분주하게 움직이며 주총을 준비했다. 얼굴에서는 긴장감을 읽을 수 있었다. 주총장 앞에서는 참여 주주 신원을 확인하는 작업이 진행 중이다. 대한항공 본사는 평소에도 보안구역으로 설정돼 있어 출입 보안이 엄격하다.

이날 주총에서는 △재무제표 승인 △정관 변경 △이사 선임(사내이사 1명, 사외이사 1명)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이 다뤄진다. 초미의 관심사는 조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이다. 전일 2대주주인 국민연금이 ‘연임 반대’를 결정함에 따라 치열한 표대결이 전망된다.

대한항공은 “국민연금의 이번 결정은 장기적 주주가치를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매우 유감스럽다”며 “특히 사법부 판결이 내려지지 않았음에도 불구, 무죄추정의 원칙이라는 법적 가치마저 무시하고 내려진 결정”이라고 반발했다.

27일 본사 앞에서 열린 '대한항공 정상화를 위한 주주권 행사 시민행동' 기자회견 모습 /사진=이건희 기자
27일 본사 앞에서 열린 '대한항공 정상화를 위한 주주권 행사 시민행동' 기자회견 모습 /사진=이건희 기자

본사 맞은 편 도로변에서는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 박창진 대한항공 직원연대지부장 등이 참석해 ‘대한항공 정상화를 위한 주주권 행사 시민행동’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행사는 참여연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민주노총 등이 참여했다.

이들은 140여명 소액주주가 의결권 총 51만5907주(0.54%)를 시민행동에 위임했다고 밝혔다. 이어 “의결권을 위임해준 주주들의 뜻에 따라 조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 안건에 반대표를 행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채 의원은 "주주의 힘으로 불법행위를 한 재벌 총수가 경영진에서 퇴출되는 첫 선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오늘을 계기로 재벌개혁과 경제민주화의 출발점이 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이사 선임과 해임을 특별결의사항으로 분류해 주총 참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 동의를 받도록 하고 있다. 출석 주주 과반수 찬성표만 확보하면 통과되는 일반 상장사들의 이사 선임 요건보다 까다롭다.

주주참석률과 소액주주의 표심이 조 회장의 재선임 향방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조 회장과 한진칼 등 특수관계인은 33.34%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주주참석률이 70%일 경우 전체 주주의 약 47%가 조 회장의 재선임안에 찬성해야 한다.

앞서 의결권 자문사들은 조 회장의 재선임 안건에 대해 반대 의견을 권고한 상황이다. 세계 최대 의결권자문사인 ISS, 국내 의결권자문사인 서스틴베스트, 좋은기업지배연구소는 위법 혐의를 받는 조 회장의 재선임 시 주주가치 훼손 가능성이 있다며 반대표 행사를 권유했다. 플로리다연금(SBAFlorida) 등 해외 유수의 연기금도 조 회장 연임 안건에 반대의사를 밝힌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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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이 기자

인간에 관한 어떤 일도 남의 일이 아니다. -테렌티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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