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 여직원에 "임신포기 약속"…1명이 아니었다

남양유업 여직원에 "임신포기 약속"…1명이 아니었다

지영호 기자, 박미주 기자
2021.10.21 16:55
(서울=뉴스1) 이동해 기자 =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뉴스1
(서울=뉴스1) 이동해 기자 =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뉴스1

남양유업(48,000원 ▲900 +1.91%)의 여성직원 평가표에 남녀 차별적 기준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2주전 국정감사에서 남양유업 여직원이 진술한 '임신포기각서'를 강요한 사실이 있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실제 주부사원 채용당시 임신하지 않는 조건으로 채용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21일 국회에 따르면 윤미향 무소속 의원은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부 국정감사에서 "임신포기 약속 후 채용했다는 추가 제보가 들어왔다"며 "ㅂ씨, ㅎ씨, ㅇ씨 등 주부사원 채용당시 더이상 임신하지 않는 조건으로 채용한 것 아니냐"고 따져물었다.

남양유업의 임신포기각서 강요 논란은 지난 6일 환노위 국감에서 남양유업 고양물류센터에서 근무하는 최모씨가 "입사할 때 여성직원한테 임신포기각서를 받았다"고 주장하면서 불거졌다. 최씨는 2002년 남양유업에 입사할 때 이런 분위기여서 육아휴직을 쓰기 어려웠다"며 "(어렵게 육아휴직을 다녀온 후) 경력과 무관한 업무를 해야 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은 지난 8일 보건복지위원회 식품의약품안전처 국감에서 "절대 그런일이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홍 회장은 최씨를 겨냥해 "빡세게 일을 시키라고 눈에 보이지 않는 아주 강한 압박을 해서 못견디게 해"라는 업무지시를 한 녹취록이 공개되자 자신의 목소리라고 인정한 바 있다.

남양유업 사무보조직 인사평가표/사진제공=윤미향 의원실
남양유업 사무보조직 인사평가표/사진제공=윤미향 의원실

이런 가운데 남양유업의 사무보조직 여성직원의 인상평가표에는 '공손한 언행', '건전한 사생활' 등 차별적인 기준이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직원을 대상으로 한 인사평가기준에는 없는 기준이다. 남양유업에 근무한 인사평가 직원은 "남자한테 전화가 많이 오거나 술·향수냄새 나는 등의 주관적 판단을 했다"고 진술했다.

여성 차별적 요소가 인사에 반영되다보니 여성직원이 근무하기 어렵다는 평가도 나온다. 실제 남양유업 내 과장 이상 230명 중 여성은 20명에 그친다. 여성 임원도 홍원식 회장의 부인 이운경씨가 유일하다.

상황이 이렇자 남양유업과 홍 회장이 주장한 "임신포기각서는 없다"는 주장도 신빙성을 잃었다는 의견이 높아지고 있다. 남양유업은 최씨의 주장이 허위사실이라며 법적조치에 나선다는 입장이지만 누리꾼들은 문서상 각서가 아니더라도 조직문화가 이런 정황이면 허위사실로 보기 어렵다며 최씨의 주장에 무게를 싣고 있다. 분유를 판매하는 회사에서 임신포기각서 의혹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지탄받아 마땅하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홍 회장은 기존과 마찬가지로 잘 모르는 내용이라며 "죄송하다"고 거듭 고개를 숙였다. 홍 회장은 임신포기각서 여부에 대해 "없다고 보고받았다"며 "전혀 (임신포기각서를 받은) 사항이 없으니 회사(직원들)가 격양돼 있었다"고 말했다. 또 남녀 차별적 인사평가 기준에 대해 "관여하지 않았다"며 이들 직원에 대한 사과 요구에 "맹세코 임신포기각서나 육아휴직과 관련한 인사상 불이익은 절대 없었다"며 사과를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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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영호 산업2부장

'두려울수록 맞서라' 처음 다짐을 잊지 않는 기자를 꿈꿉니다.

박미주 기자

보건복지부와 산하기관 보건정책, 제약업계 등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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