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에너지대전환-탄소중립 로드를 가다: 미국편 ②프랭크 월락 美 FCHEA(연료전지 및 수소에너지협회) 대표 인터뷰

탄소중립 로드맵의 핵심으로 떠오른 수소. 전 세계가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청정수소 패권을 잡기 위해 집중하는 가운데, 단연 앞서나가는 나라가 있다. 10년 안에 청정수소 1kg을 1달러에 생산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미국이다.
미국 내 수소와 연료전지 관련 60개 이상의 기업과 단체를 대표하는 FCHEA(연료전지 및 수소에너지협회)의 프랭크 월락(Frank Wolak) 대표는 "미국은 에너지 어스샷(Energy Earthshots) 이니셔티브를 통해 10년 안에 수소 1kg당 1달러에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기준 미국의 수소 생산 비용이 kg당 5~5.3달러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10년 안에 5분의 1 수준으로 비용을 낮추겠다는 목표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PwC(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는 2030년 미국의 수소 생산비용이 kg당 3~3.2달러일 것으로 전망했는데 이보다도 낮은 비용이다.
월락 대표는 "미국은 에너지 어스샷 목표를 이루기 위한 첫 단계로 저탄소 수소에 더 큰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새로운 청정수소 생산 크레딧 제정을 앞두고 있다"며 "크레딧이 제정되면 청정수소를 kg당 3달러에 생산하는 날도 머지않았다"고 말했다. 수소 상용화에 가장 걸림돌이 되던 높은 비용이 상당부분 해결된다는 의미다.
미국의 자신감은 기존의 막대한 수소 생산량과 유통망, 공격적인 투자에서 비롯된다. 월락 대표는 "오늘날 미국은 매년 약 1150만 톤의 수소를 생산하는데 이는 176억 달러(약 20조원)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며 "전국 여러 곳에 대규모 수소 생산 설비를 건설하고 있기 때문에 이 숫자는 앞으로 급격히 증가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미국 에너지부(DOE)에 따르면 2018년 기준 미국은 연간 약 1000만 톤의 수소를 생산했는데 이는 전 세계 생산량의 14%에 해당한다. DOE는 수소를 1kg당 1달러에 생산하게 되면 청정수소 사용량이 현재보다 최소 5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FCHEA는 이를 통해 미국의 수소 시장이 2030년까지 1400억 달러 규모로 커지고 70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했다. 2050년까지 16%의 이산화탄소 배출량 저감효과를 거둘 전망이다.
미국은 기존 인프라를 활용해 수소 유통망을 적극적으로 구축하고 있다. 이미 1600마일(2574km)의 수소 공급 파이프라인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월락 대표는 "수소를 천연가스 파이프라인을 활용해 수송하기 위해 현재 많은 시연과 분석을 진행하고 있다"며 "광범위한 천연가스 파이프라인을 사용하는 것은 전국적으로 저탄소 연료와 전력에 대한 접근성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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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미니언에너지, 셈프라에너지 등 미국의 20여개 에너지 기업들은 천연가스 파이프를 활용한 수소 공급 가능성을 시험하고 있다. 2200만명에게 가스를 공급하는 셈프라에너지의 소칼가스는 천연가스와 수소를 혼합 수송해 파이프와 기기·장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기 위한 시험을 진행 중이다. 도미니언에너지도 유타주에서 이와 비슷하게 5% 수소 혼합 천연가스 공급을 시험하고 있다.
수소경제를 위한 투자도 공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월락 대표는 "현재 미국은 화석연료 개질을 통해서 대부분의 수소를 생산하지만,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수소 생산을 위해 투자하고 있다"며 "최근 미국에서 통과된 1조2000억 달러 규모의 인프라법안엔 청정수소의 생산비용을 낮추고 수소 상용화를 돕기 위한 95억 달러(약 10조8000억원)의 투자금이 포함됐다"고 말했다.
인프라법안에 따라 미국 연방정부는 청정수소 허브에 80억 달러를 지원하고, 청정수소 생산·전달·저장·사용 장비를 연구하고 실증하는 데 5억 달러를 지원한다. 또 전기 분해로 수소를 생산하는 전해조 연구개발 보조금으로 10억 달러를 지급한다. 이외에도 2차 인프라법안으로 불리는 BBB(Build Back Better)까지 통과되면 그린수소 생산과 사용에 대한 민간 투자까지 지원할 수 있다.
월락 대표는 "수소 인프라의 핵심 조건은 청정수소 개발 및 비용 저감을 위한 정부의 경제 및 정책 지원"이라며 "FCHEA는 수소 상용화를 위한 세금 공제 및 인센티브를 확대하기 위해 의회와 협력하고, 대규모 수소 생산 설비 개발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