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에너지대전환-탄소중립 로드를 가다: 미국편 ⑧

"미국은 전기차와 수소차 모두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수소차는 전년 동기 대비 약 2배 이상 판매량이 증가했고, 수소차를 포함한 친환경차는 판매량이 4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특히 전기차는 소비자 수용 단계로 매우 빠르게 진입 중입니다. 일부 주에선 단계적으로 내연기관차량을 없앤다는 계획을 세우고 추진하고 있습니다."
데이나 화이트(Dana White) 현대차 북미권역본부 CCO(최고홍보책임자)는 미국 친환경차 시장 현황을 묻는 기자의 서면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현대차의 수소차인 넥쏘의 경우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미국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102% 늘었다. 같은 기간 하이브리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 수소차 등 친환경차의 미국 판매량은 289% 증가했다.
화이트 CCO는 "미국 내 전기차 판매는 ZEV(Zero Emission Vehicle) 프로그램을 채택한 주에서 주로 이뤄지고 있고, 수소차는 충전소 인프라가 잘 갖춰진 캘리포니아에서만 판매되고 있다"고 말했다.
ZEV 프로그램은 자동차 제조사에 내연기관차 판매량에 비례해 무공해 차량 할당량을 채우게 하는 무공해 차량 보급 정책이다. 자동차 제조사는 친환경차를 판매해 의무를 준수하거나 할당량을 채우지 못하면 다른 전기차 제조사로부터 ZEV 크레딧을 사야 한다. 캘리포니아, 콜로라도, 코네티컷, 메인, 메릴랜드, 매사추세츠, 뉴저지, 뉴욕, 오리건, 로드아일랜드, 버몬트, 워싱턴 등 미국의 12개 주에서 시행 중이다.
화이트 CCO는 미국 친환경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정책적 배경으로 크게 두 가지를 제시했다. 그는 "미국의 가장 중요한 친환경차 정책은 친환경차의 HOV차로(다인승전용차로)의 진입을 허용하는 것과 기업평균연비규제(CAFE) 크레딧 제도 등을 꼽을 수 있다"고 말했다.
CAFE는 2026년 ℓ당 약 23.4km의 연비를 충족시키는 것이 목표다. 매년 5%씩 연비를 개선해야 이를 달성할 있는데 자동차 제조사 판매차량의 평균 연비가 기준연비에 미달하는 경우 벌금을 부과한다. 반면 친환경차를 판매하면 벌금을 상쇄시킬 수 있는 크레딧을 부여한다. 특히 SUV(스포츠유틸리티차)나 트럭처럼 배출가스량이 많은 차량은 연비에서 불리하기 때문에 자동차 제조사는 수익성을 위해 친환경차의 판매량을 늘려야 하는 구조다.
이외에도 캘리포니아 등 일부 주 정부는 전기차 무료 충전소를 보급하고, 친환경차는 유료 급행 고속도로를 무료로 주행할 수 있게 하는 등 친환경차 확산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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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는 미국 시장에서 수소차와 전기차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 다각도로 접근하고 있다. 화이트 CCO는 "현대차를 포함한 많은 제조사들은 고객의 수소 연료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리스 방식을 도입하고 있다"며 "수소충전소 인프라를 늘리기 위해 쉘 하이드로젠(Shell Hydrogen)과 캘리포니아에 50개 수소충전소를 구축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10월 쉘과 미국 캘리포니아주 골든스테이트에 신규 수소충전소 48곳과 기존 충전소 2곳을 업그레이드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충전소를 구축한다.
이외에도 현대차는 전기차 확산을 위해 일렉트리파이 아메리카(Electrify America)와 제휴를 맺고 아이오닉5 구매 또는 리스 고객에게 2년간 무료 충전을 제공하기로 했다. 일렉트리파이 아메리카는 미국 전역에 2400개 이상 초고속 충전기를 보유하고 있다.
화이트 CCO는 "현대차는 2025년까지 전 세계에서 연간 56만대의 전기차를 판매하는 것이 목표"라며 "전용전기차 플랫폼인 E-GMP(Electric Global Modular Platform) 기반 전기차를 포함해 12개 이상 전기차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중장기적으로 2040년까지 전기차 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하고 글로벌 전기차 점유율 8~10%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