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장의 계절이 돌아오면서 가전업계가 본격적인 '고가 김치냉장고' 마케팅에 나섰다. 400만원대를 웃도는 비싼 제품이지만 김치 보관 성능은 물론 '서브 냉장고'(2번째 냉장고)로 활용할 수 있는 여러 스마트 기능을 겸비했다. 가전 시장이 위축되고 김장을 직접 담가 먹는 가정이 줄면서 감소한 김치냉장고 수요를 견인하기 위한 프리미엄 마케팅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가전업체는 김장철을 맞아 김치냉장고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일반적으로 김치냉장고는 100~200만원대에 가격이 형성되어 있지만, 각사의 올해 주력 제품군 판매가는 이를 2배 이상 웃도는 300~400만원대다. 가전업계의 최신 트렌드인 고객 맞춤형 성능을 갖췄으며, 김장철이 아닐 때에도 보조 냉장고로 사용할 수 있어 기존 고객과 신규 고객을 동시에 겨냥했다.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가전 브랜드인 '비스포크'(소비자 맞춤)를 적극 활용한 제품을 선보였다. 비스포크 김치플러스는 메탈(금속)을 적용한 세련된 디자인과 칸별 쿨링, 설정 온도에서 ±0.3도 이내로 유지하는 온도 조절 기능을 갖췄다. 김치 보관·숙성 모드 외에도 육류나 생선, 와인 등 총 23가지 식재료 맞춤 보관 기능을 탑재했으며, 스마트싱스 앱을 활용한 원격 관리가 가능하다. 가격은 기준가 422만원이다.
LG전자는 스탠드·뚜껑식 등 형태와 용량, 도어 수에 따라 다양한 라인업을 갖췄다. '디오스 오브제컬렉션 김치냉장고' 신제품은 총 9종으로, 공간 인테리어 가전인 '오브제컬렉션'의 김치 라인업을 대폭 강화했다. 스탠드식 7종과 뚜껑식 2종으로, 3단계 냉기시스템과 김치맛을 살려주는 유산균을 늘려주는 기능을 갖췄으며 LG 씽큐 앱을 통해 구입 후에도 새 기능을 추가할 수 있다. 출하가는 120만원~417만 5000원(스탠드식)이다.
가전업계가 이처럼 성능을 강화하고 가격을 올린 김치냉장고를 잇따라 선보이는 것은 최근 줄어들고 있는 수요에 따른 위기감이 깔려 있다. 대상 종가집이 주부 2845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 따르면 김장을 포기하는 주부는 전체의 56.2%(2020년 기준)에 달했으며, 이는 점차 증가 추세다.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에너지 비용 급등으로 가전 시장이 위축되는 가운데 김장 수요까지 감소하면서 김치냉장고 구매 필요성이 줄어든다는 의미다.
대대적인 프로모션(할인 행사)을 진행하는 것도 수요 반등을 위한 노력이다. 삼성전자는 비스포크 김치플러스를 구매하면 메탈 김치통을 무료로 주며, 10월 한 달간 비스포크의 인기 패널을 절반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LG전자는 디오스 김치냉장고 신모델을 구매할 경우 캐시백(환급금 지급)을 제공하며, 중고 보상판매 이벤트를 통해 최대 10만원을 돌려준다.
깔끔한 디자인으로 신규 고객 붙잡기에도 적극적으로 나선다. 비스포크 김치플러스는 패널을 교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프리즘 컬러 360가지를 선택할 수 있으며, 컨버터블 패키지 오브제컬렉션은 도어 손잡이를 없애 기존 김치냉장고와 다르게 가구장처럼 깔끔한 연출이 가능하다. 가전 디자인에 민감한 고객 수요를 겨냥한 제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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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는 "고가의 프리미엄 김치냉장고는 김장 성능을 강화했을 뿐만 아니라 기존 냉장고에 뒤처지지 않는 성능을 갖춰 충분히 '메인 냉장고'로 기능할 수 있다"라며 "과거 제품을 교체하려는 고객과 신규 진입 고객을 모두 잡으려는 마케팅 전략"이라고 말했다.